삼례동초등학교 이전 계획에 부쳐

삼례동초등학교가 오는 2024년 3월 삼봉지구 내로 이전한다. 1949년 석전초등학교로 개교한 이래 1965년에 삼례동국민학교로, 1996년에 삼례동초등학교로 70년 이상 역사를 이어왔다. 이제 삼례동초등학교는 농촌 지역 학교에서 아파트 단지 중심의 도심 학교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학교가 이전한 후에는 학생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최신 설비를 갖춘 교육 환경에서 학생들의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점은 지역 학교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분명 축하할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지역에서 학교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삼례동초등학교는 개교 이래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비록 한 세대 전이기는 해도 학교 운동회 날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천막을 치고 마련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누었다. 그때 운동장을 달리던 마을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하여 지역에서 오랫동안 끈끈한 유대를 갖고 살고 있다.


지역에서 학교가 갖는 의미는 설립의 역사에서부터 나타난다. 1949년에 삼례 석전리 일원의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갹출하고 땅을 내서 석전초등학교를 세웠다. 학교를 세울 때는 아이들이 멀리 있는 학교로 힘들게 다니지 않고 마을에서 공부하고 뛰어놀며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마음이 있었다. 그렇게 세워진 학교이기에 마을사람들은 자기네 학교로 여기고 아끼고 가꾸었고, 아이들도 우리 마을 학교로 알고 즐겁게 다녔다. 자연히 마을에서 학교는 교육뿐만 아니라 갖가지 공동체 활동이 이루어지는 유대의 공간이 될 수 있었다.


이번에 이전하는 삼봉지구에서도 학교가 새로 유입된 주민들의 유대관계에 구심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을 전수하는 곳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학교를 공동체의 의미 있는 공간으로 인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바람을 담아 새로 짓는 학교에는 최초 개교할 당시의 역사를 담은 자료관을 마련할 계획이다. 삼례동초등학교가 다음 100년을 바라보는 새로운 길에 들어섰음을 다시 한 번 축하한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