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마을길 걷기] ‘삼례 마을길 걷기’ 하리에서 첫 출발!

주민 20여 명이 함께 만경강 신천습지 둘레길 걸어
이희수 삼례읍장을 비롯해 이경애·윤수봉 의원 방문

<제1코스 강따라 마을 걷기> 하리교-신천습지-회포대교

만경강이 삼례에 이르면 소양천, 전주천을 만나 넓고 느려진다. 삼례는 만강강이 가빴던 숨을 고르고 느긋하게 흘러가는 곳이다. 하리교를 건너 전주 쪽 강변을 걷다가 회포대교를 건너 돌아온다. 삼례의 아래쪽 경계면을 이루는 만경강을 따라 걷는 길이다.

 

10월 11일 ‘삼례 마을길 걷기’ 행사 첫 번째 날이었다. 월요일 오전인데다 비 예보까지 있었지만 완주와 전주, 익산에서부터 주민 20명이 하리교회에 모였다. 간간이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비옷을 입고 하리교회 주차장을 출발했다.

 

 

만경강변으로 이어지는 하리 용전마을에는 들판에 벼들이 누렇게 익어 곧 추수기임을 알려 주었다. 올해는 추수가 일주일쯤 늦다는 얘기를 나누며 골목을 걸어갔다. 금새 비가 그쳤다. 낮은 담벼락 위로 감나무 가지가 늘어지고, 주황색 감에는 빗방울이 맺혔다.

 

 

 

해설을 맡은 손안나 선생님이 마을 가운데 있는 하얀 등대 같은 시설물 앞에 멈췄다. 예전에 만경강의 물을 끌어다 쓰기 위한 배수 시설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강에 가보니 물을 모으는 시설의 흔적이 보였다.

 

 

용진경로당을 지나 길가에 핀 맨드라미의 아찔한 붉은 빛에 감탄하며 강둑에 다다랐다. 하리교를 건너 상류 방향으로 자전거길을 따라 회포대교까지 2킬로미터 정도 걸었다. 코스의 절반을 지나 돌아오는 지점인 회포대교를 건넜다. 차가 쌩쌩 지나는 다리 한가운데에서 신천습지를 내려다보았다. 하중도 사이로 넓은 물거울이 하늘을 흐릿하게 되비추고 있었다. 신천습지는 국내 최대의 하도 습지이다. 하도 습지란 하천의 흐르는 물길에 형성된 습지를 말한다. 신천습지가 형성된 이유는 무엇일까? 상류에서 고산천과 소양천이 회포대교 부근에서 만나면서 하천의 경사가 갑자기 완만해지고 폭이 넓어진다. 이때 자갈과 모래가 곳곳에 쌓여 하중도를 만들고, 농업용 수중보가 설치되어 호수처럼 늘 수량이 많은 구간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로 다양한 수생동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환경부는 만경강과 동진강 일대의 하도 습지 26곳 중에서 유일하게 신천습지를 습지보전 등급 상(上)으로 분류했다.

 

 

회포대교에서 내려와 돌아오는 길의 중간쯤에 이르렀을 때 신천보가 있었다. 그 옆에는 오래된 콘크리트 수문이 있다. 한자로 “심천취수문”이라고 적혀 있었다. 예전에는 이곳을 지나는 강을 ‘심천’이라고 불렀는데 요즘은 ‘신천’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마을 어르신들은 원래 이름이 심천인데 왜 신천이라고 하냐지만 이미 바뀐 이름이 익어버려 그냥 두는 것이다. 보에 그득히 모인 강물이 취수문을 통해 마을 논을 적신 후 다시 하류 쪽의 배수문을 통해 나오게 되어 있었다.

 

조금 더 가니 넓고 관리가 잘 된 잔디 축구장이 나온다. 바로 하사모(하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관리하는 하리운동장이다. 하리마을에서는 추석 전후로 운동장에서 마을 체육대회를 연다. 하리FC라는 축구팀도 있다.

 

그런데 하리(下里)는 왜 하리일까? 왜 아랫마을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을까? 기록을 보면 하리는 원래 전주 초포면의 아래쪽에 있어서 하리라고 했다고 나온다. 일제 강점기 지도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이때는 소양천이 지금처럼 고산천과 합류하는 게 아니라 더 아래로 흘러 전주천과 합류했다. 하리는 고산천과 소양천 사이에 있는 땅이었다. 그래서 장마가 크게 지면 일시적으로 하중도가 되었다고 한다.

 

 

코스의 끝에서 하리교회 뒷마당의 느티나무가 답사단을 마중나와 있었다. 이 나무는 수령이 200년이 넘은 노거수인데 하리교회가 건립되고, 일제 강점기부터 한국전쟁 기간에 겪었던 아픈 역사를 함께했다. 손안나 해설사는 세 번째 하리마을 답사 때 하리마을의 역사를 자세히 들려 주기로 하고 답사를 마쳤다.

 

 

걷기 행사에 참여한 소셜굿즈센터 황지은씨는 “만경강 근처에서 일하면서 늘 와보고 싶었다며 용전마을부터 곳곳을 돌아보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주에서 온 부부 팀도 강 건너 바로 보이는 곳인데 와서 보니 정말 새롭다고 했다. 일행은 다음 주 월요일 2코스 <후정리 마을 걷기>를 기대하며 헤어졌다.

 

변두리 기자

 

※2코스 안내

삼례문화예술촌-독주항-비비정-상생숲-삼례역-다행

10월 18일 / 오전 10시 / 삼례문화예술촌 주차장 집결 / 전화문의 010-6525-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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