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맑아지는 수술

백내장

2022년 새해에 미국에서 심장 이식을 받지 못해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57세의 남자 환자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돼지 심장이 이식을 거부하지 못하게 유전자 넣고 빼는 편집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장기이식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더해지는 찰나에 있다.

 

비단 심장, 간, 신장처럼 엄청난 장기들은 아니지만 인공보형물을 몸속에 넣는 것은 흔하디흔한 일이 되었다. 인공관절, 치아 임플란트, 인공수정체, 인공 달팽이관, 인공 판막…. 최근 백내장 수술 후 안과용 안대를 하고 나타난 어머니들이 부쩍 늘었다. 불과 몇십 년 전엔 백내장이 생기면 시력을 잃는 일을 당연한 재앙으로 받아들었지만, 지금은 입원 없이 수술할 수 있는 가벼운 병으로 여겨진다.

 

백내장은 우리 눈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노화 또는 외상이나 염증에 의해 혼탁해지면서 빛이 안구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병이다. 주요한 수술 도구인 나이프와 현미경의 발전, 마취기술의 진보로 초기수술 때 나타났던 안구 출혈, 안구 통증, 녹내장, 안내염, 균 감염 등의 합병증이 현저히 줄었다. 10여 년 전부터 극도로 정밀한 펨토초(femto second) 레이저가 나이프를 대신하는 수술도 소개되어 다초점 렌즈를 삽입한 수정체를 넣는 노안백내장 수술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일반 백내장 수술에 비해 월등히 비싼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눈이 젊어진다니 매혹적이다. 인공수정체는 수술이 성공적이라면 닳거나 변형의 염려 없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수술 기술이 미흡했을 땐 백내장의 진행이 심해질 때까지 수술을 미뤘지만, 현재는 백내장의 수술 시기를 환자와 의사의 상담하에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이런 발전에도 불구하고 눈에 바늘과 칼을 들이대는 게 영 공포스럽다면 백내장 수술 후 부작용 때문에 걱정된다면 수술만큼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비수술적 요법을 해 볼 수도 있다. 당신이 흡연자이거나 음주를 즐긴다면 당연히 백내장의 확률이 높아진다. 비만이면서 당뇨, 혈압이 높다면 그 또한 당과 혈압 조절에 매진해야 한다. 야외에서는 습관적으로 선글라스를 써라. 글루타치온과 베리류의 항산화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백내장의 초기치료와 예방을 위한 벤다작리진, 포비돈, 피레녹신 안약을 사용해봄직하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아프고 기능이 다 한 장기를 대체하는 기술을 넘어 우리 몸의 기능을 확장시키는 인공장기와 보형물이 선보일 것이 기대된다. 아름답고 젊어지고 강하고 오래살도록! 그런 과학의 혜택을 모든 사람이 누리면 좋겠다.

 

김선화(천일약국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