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지대에서 만난 사람들] 하고픈 일을 꼭 이루려는 사람, 정은실

 

따뜻한 봄의 기운이 움트는 3월입니다. 제가 일하는 공간에도 개학을 맞아 찾아오는 청년들로 부쩍 분주해졌는데요. 두번째 인터뷰는 완충지대를 자주 찾는 삼례 청년 정은실 님을 만나 완주 살이에 대해 나눠보았습니다. 완충지대는 삼례를 거점으로 청년 활동과 그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공간입니다.

 

○ 당신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은혜로운 열매라는 의미를 가진 정은실이고요. 고향은 전남 화순인데, 우석대에 입학하면서 삼례에 살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기숙사와 원룸에서 룸메이트랑 지내다가 2018년부터 혼자 독립생활자로 살고 있어요. 아직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완전한 독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요.

 

○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중학생 때 한국사 수업 시간에 조별로 시험 점수를 가지고 내기를 한 적이 있어요. 친구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역할을 하며 열심히 공부를 한 기억이 나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기도 했죠.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란 꿈을 갖게 되었어요. 결국 사범대에 진학하여 역사교육과와 유아특수교육과를 복수전공하였는데요. 특수학교로 실습을 다녀온 뒤 현재는 유아특수교사를 목표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 인상 깊었던 활동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이 있나요?

‘대한민국을 타고 떠나는 나라사랑여행’ 프로그램으로 고등학교 또래 친구들과 2박 3일 기차 여행을 한 경험이 있어요. 거기서 만난 친구에게 ‘소꽃이’라는 활동을 권유받았는데요. 소꽃이는 ‘소녀와 꽃 그리고 이야기’의 줄임말인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응원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알리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에요. 대학에 와서도 전국 각지의 친구들과 온, 오프라인으로 만나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했어요.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 시위에서 자유 발언을 했던 경험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에요.

 

○ 삼례살이는 어떤가요?

화순에 비하면 삼례는 전주, 익산 등 인근 도시와 가깝고 대중교통이 다른 동네에 비해 잘되어 있어서 좋아요. 우석대 근처라 배달 음식점이 많아서 식사 시간에 무엇을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기도 해요. 바라는 점이 있다면 삼례-전주 간 버스 노선이 많은데 비해 완주 다른 지역으로 갈수 있는 버스 노선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봉동읍 둔산리에 영화관도 있고 상권이 잘 조성되어 있다고 들어서 친구들과 놀러 가고 싶어도 버스 시간이 잘 맞지 않아 오히려 전주에 더 자주 나가게 되더라고요.

 

○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꽤 오래했다고 들었는데 알바 생활은 어땠나요?

계산부터 청소, 상품의 검수와 진열까지 편의점 업무의 대부분을 도맡아 해봤어요. 편의점 알바의 장점은 혼자 일하며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지만, 단점으로는 무례한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다문화 가정이다 보니 제 외모만 보고 손님들이 대뜸 실례되는 질문을 할 때는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물론 열 시간 넘게 일을 하던 저에게 단골손님께서 위로의 커피 한 잔을 건네주셨던 마음 따뜻한 일화도 있어요. 3년 차에 오롯이 쉬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지만,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 당신의 취향이 궁금해요.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아서 한 가지로 말하기 어렵네요.(웃음) 어렸을 때부터 편지지 모으는 걸 좋아했는데, 현재는 다이어리 꾸미기를 즐겨 하고 있어요. 구 비스트, 현 하이라이트라는 가수를 ‘덕질’하고 있구요. 축구에 프로 축구가 있는 것처럼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에도 프로씬이 있는데요. 여기서 활동하는 프로게이머 박진석 선수의 활동을 응원하며 온라인 게임 경기 보는 것도 좋아해요. 실제로 서울에서 하는 경기를 보러 간 적도 있는데 팬 서비스도 좋더라고요.

 

○ 요즘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인들과 일상을 공유하기 위해서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는데요. SNS에는 단편적인 면만 보여서일까요? 인스타그램만 보고 저를 판단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오해를 받기도 해요. 아무래도 SNS에는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주로 올려서인 것 같아요. 또 선생님에 대한 꿈은 변하지 않았는데, 마냥 임용고시만 준비해도 되는 걸지 고민이에요. 나이는 한 살 한 살 먹어가는데 무언가 이뤄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압박감도 많고요. 주변 취업 준비생 친구들도 하는 모두의 고민이겠죠?

 

청년공간 완충지대 이자영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