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이것만은 지키자] 삼례정수장 취수정

삼례 비비정 가는 길에 비비낙안 카페가 있다. 옛 삼례정수장을 활용해서 카페로 변신해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례정수장은 익산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1929년 10월 10일 이리상수도 시설 허가를 받았고, 시설 공사는 1931년부터 시작해서 1933년 10월 11일 준공식과 함께 통수식이 진행되었다.(1933년 10월 17일 자 동아일보 기사) 정수장은 1971년 폐쇄되어 가동이 중단되었다가 1975년부터 삼례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재가동되었으나 새로 건설된 삼례양수장을 사용하면서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카페로 이용되고 있다. 지금도 이곳에는 물을 양수해서 저장했던 집수 시설과 정수된 물을 익산지역으로 보내기 위한 송수 시설 일부가 남아 있다.

 

 

 

 

삼례정수장 아래쪽 비비정 농가 레스토랑에는 붉은색 벽돌로 지은 삼례양수장 건물이 있다. 2005년 등록문화재 제221호로 지정된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이다. 양수장은 삼례정수장으로 물을 공급하는 시설이었다. 지금도 양수장 안에는 정수장으로 물을 공급할 때 사용했던 펌프들이 남아 있다. 1978년부터 1990년까지 양수장 관사에서 살았던 전희숙(53) 주민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는 정수장 쪽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 현재 밭으로 사용하는 곳에 있었던 일본식 목조주택에서 살았다. 집 옆에는 우물도 있었다. 지금 주차장 자리는 밭이었는데 넓은 밭에 엄마가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 농가 레스토랑 쪽에 사무실과 관사 건물이 새로 지어지면서 옮겨서 생활했다. 관사는 2동이 있었고, 관사에서 생활하는 근무자를 포함해서 직원이 5~6명 되었는데 교대로 일을 했다. 이곳에서 수도세 고지서 발급 업무도 했는데 당시에는 손글씨로 써서 발행했었다. 1990년에 이사 나오면서 그 이후 상황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동네 오빠가 양수장에 취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에 1990년 이후에도 한동안 더 가동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양수장에서 정수장으로 공급하는 물은 삼례양수장 동쪽 논(삼례읍 삼례리 682-11번지 외) 가운데 있는 2개의 취수정(取水井)에서 가져왔다. 취수정은 넓이 3m, 길이 2m의 철근콘크리트로 축조해서 지하 10m 내외의 지하수를 양수해서 사용했다. 현재는 취수정 구조를 확인하기 어렵고 둥그렇게 흔적만 남아 있다. 취수정이 있는 땅은 익산시(당시 이리)에서 1932년 9월 5일 취득해서 지금도 익산시 소유로 되어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취수정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 않은 상태이고, 무심하게 방치되어 있다. 취수정은 삼례정수장, 삼례양수장과 함께 사용했던 시설로 근대 상수도 역사를 볼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중요한 자원이 방치되고 있어 언젠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있다. 잘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삼례정수장, 삼례양수장과 함께 근대역사 문화 교육장으로, 또 근대역사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김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