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과 여배우

배우들의 죽음을 ‘별이 졌다’라고 한다. 얼마 전 별 하나가 졌다. 동경과 사랑의 대상이었던 그들의 예고편 없는 죽음은 자못 당황스럽다. 그렇게 강수연 배우 님이 50년 연기생활을 마감했다. 아니 마감되었다. 이제 그 강단 있고 아름다웠던 그녀를 현상계에서는 만날 수 없고, 스크린을 통해야만 볼 수 있다.

심정지가 온 날로부터 겨우 3일간 의료진이 손 쓸 방법 없이 의식이 되돌아오지 못하고 떠나버린 그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전문가들은 그녀의 뇌출혈이 중풍과는 무관한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것으로 본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서 그 부분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뇌동맥의 혈관 벽은 매우 얇으며, 구조적으로 정상 혈관과 달라 쉽게 파열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지주막하 뇌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그녀의 경우처럼 매우 위험하다. 강 배우가 겪었던 반나절 남짓 심한 두통은 동맥류가 찢어져 피가 쏟아져 나오기 전 선행 출혈 시 나타나는 것으로 이때만 해도 동맥류를 묶어주거나, 동맥류 내부를 코일로 막아줘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거라고 한다. 그녀의 배우로서의 삶처럼 고통을 인내하는 것으로 목숨을 잃었다니, 참 황망하다. 본격적으로 출혈이 되었을 때는 출구를 잃은 피들로 뇌압은 오르고, 압력에 밀려 대뇌와 척수 사이 뇌간으로 뇌가 밀려나오면서 호흡과 심장박동등 생명 활동을 주관하는 뇌간마저 손상되면, 뇌사에 빠지게 되고 며칠 못 버티고 사망하게 된다. 그녀에게 유전적인 배경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 뇌혈관 연구에 따르면 유전적 영향이 상당히 지배적이라고 한다. 여기에 지속적으로 혈관을 자극하는 스트레스인 흡연, 고혈압 등 후천적 원인도 작용한다. 그녀가 뇌혈관 CT나 자기공명혈관조형술(MRA)를 받아보았고, 동맥류가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둔기로 맞은 듯 아픈 두통을 참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배우의 뇌동맥류를 알았더라면 혈관과 신경을 보호하기 위해 강황속 커큐민추출물, 코엔자임큐텐을 항상화제로, 어지간한 충격도 견딜수 있게 탄력을 좋아지게 할 콜라겐 추천해드렸을 거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며 동료 연기자의 자존심을 세워주던 아름다운 그녀를 보낸다.

우리들 역시도 그 가오를 지키려면 무엇보다, 몸이 내게 하는 말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김선화 (천일약국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