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설경

비비정

 

비비정은 만경 8경 중의 하나인 '제5경 비비낙안'으로 알려진 곳이다.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던 때 이야기이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모래사장이 사라져버리면서 비비낙안 풍경도 함께 지워졌지만 비비정에서 내려다보이는 만경강의 시원함은 여전하다. 

 

 

비비정 바로 옆 옛 만경강철교 위에 놓인 열차가 비비낙안의 무료함을 달래준다. 열차 카페는 노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지만 눈이 내리는 날이면 차를 마시며 설경을 감상해도 좋겠다.

 

 

비비정 주차장 앞에 있는 호산서원도 눈에 덮였다. 이런 옛 유산이 남아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인데 지난주 안동에서 보았던 도산서원과 비교되었다. 우리 지역에도 그런 서원 하나쯤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삼례 하리 용전마을

 

삼례 하리 용전마을에는 300년 된 왕버드나무 노거수가 있다. 수령도 대단하지만  수형 또한 아름다운 나무이다. 물을 좋아하는 왕버들나무가 이곳에 살 수 있었던 이유가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 ~ 1938년 기간 동안 만경강 직강화 공사가 진행되었는데 그 이전에는 만경강 물길이 두 개로 나누어져 하리를 감싸고 흘렀었다. 소양천은 마을 남쪽으로 흐르고, 고산 방향에서 흘러온 물줄기는 마을 북쪽을 감싸고 흘렀다. 마을 사람들은 남쪽으로 흐르는 만경강을 앞내라고 부르고, 북쪽으로 흐르던 물줄기를 뒷내라고 불렀다. ㅍ하리마을은 강 안쪽에 있었던 섬이었다. 그런 환경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왕버들과 같은 나무가 잘 자랄 수 있었던 것이다.

 

 

삼례 하리 용전마을의 왕버들나무는 지난 2년 동안 완주의 보호수와 노거수 사진전과 나무가 들려주는 마을 이야기 책을 준비하면서 자주 찾았던 나무이다. 그렇지만 겨울 사진이 없었다. 그 공백을 오늘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