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시기가 되면 완주군 삼례읍에 있는 수도산 근린공원에는 향긋한 꽃향기가 날리기 시작한다. 공원 곳곳에 심어져 있는 은목서가 하얀 꽃을 피운 덕분이다. 수도산 근린공원 주변에는 비비정을 비롯해서 비비정예술열차, 정수장을 이용해서 만든 비비낙안카페 등이 있어 가을철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하늘빛이 좋은 오후 싸드락싸드락 수도산 근린공원 산책을 다녀왔다. 수도산 근린공원에 있는 파크골프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먼저 비비정마을로 내려갔다. 비비정(飛飛亭) 정자는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예부터 선비들이 많이 찾던 곳이었지만 비비정마을이 형성된 시기는 1930년대라고 한다. 만경강에 제방 공사 영향으로 장마철에 침수 문제를 겪던 안좌리, 대천리, 신안리, 하백리 네 개 마을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주 1세대들이 어렵게 가꾸어놓은 비비정마을은 이제는 살기 좋은 반듯한 마을이 되었다. 골목 옆 석축 사이에 심은 바위솔이 예쁘게 자라고 있고, 집안에 있는 꽃밭에는 꽃들이 가득 피어 있다. 어느 집 담장 너머로 잘 익은 석류가 보석처럼 아름다운 속살을 보여주기도 한다. 풍요로운 풍경이다. 볕이 잘 드는 담장 옆에서
국립극단의 찾아가는 문화예술 프로젝트 <2023 우리동네 작은극장>가 완주를 찾는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한여름밤의 작은극장] 축제를 통해 ‘일상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작지만 특별한 공연’을 콘셉트로 다양한 어린이청소년 관객을 만나왔다. 매해 국립극단에서 추진해오던 어린이청소년극 축제를 올 가을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동네 작은극장>으로 지역(부여, 제주, 완주)과 연계한 프로젝트로 추진하여 보다 많은 어린이청소년극 관객을 만나고자 한다. 이번 축제를 위해 어린이청소년극 8개팀이 완주를 찾을 예정이며 4세부터 청소년까지 연령대별 즐길 수 있는 음악극, 오브제극, 인형극, 무용극 등 다양한 공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완주에서 문화예술교육, 문화기획 활동을 해오고 있는 더나은문화공동체의 “생태놀이터”가 함께 어린이청소년 가족들을 맞이한다. 2019년 복합문화지구 누에의 문화예술교육 거점화 사업을 통해 시작한 생태놀이터(구,오디어디놀이터)는 환경, 교육, 가족, 예술의 주제 아래 놀이를 매개로 즐겁게 배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행오감 생태놀이터>에서는 자연 그대로를 즐기고 만들어가는
일본 시즈오카(靜岡)에서 활동하고 있는 산악회 회원 14명이 완주를 찾아왔다. 그들 입장에서는 한국이 낯선 곳은 아니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서 잘 알려진 산을 두루 돌아본 경험을 가진 팀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전날 계룡산 산행을 다녀왔을 정도이다. 단지 완주군이 생소할 뿐이다. 이번 시즈오카(靜岡) 산악회 회원들과의 교류 행사는 완주 한일교류원이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었다. '완주 한-일 교류의 하루'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에 동행하며 일본 시즈오카현 산악회 회원들이 완주에서 보낸 하루를 기록해 보았다. 이 행사를 주최한 완주 한일교류원에는 한국에 온지 15년차인 나카무라 미코 씨가 활동하고 있다. 나카무라 미코 씨는 한국에 유학생으로 왔다가 남편을 만나 한국에서 눌러 살고 있다. 전주에서 생활하다 지금은 완주에 정착해서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우리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비봉농악단 장구 연주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전주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완주 한일교류원을 설립해서 완주를 일본에 알리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완주 한-일 교류의 하루' 행사는 그런 배경에서 기획되었다. 특히 일
삼례문화예술촌은 양곡 보관용으로 사용했던 유휴 창고를 활용해서 만든 문화예술 재생 공간이다. 2013년 6월 개관한 이래 미술 전시, 공연예술, 문화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은 물론 삼례를 찾는 관광객에게 문화 감수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실내 중심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절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장점이 있어 사계절 꾸준히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요즘같이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에는 활용도는 더 높아진다. 제1전시관은 지금 ‘한국화 계절을 그리다’ 주제로 그림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12월 31일까지 계획되어 있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그림보다 먼저 건물의 내부 구조에 눈길이 머무른다. 양곡을 보관한 창고라서 내부 구조에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통기성을 좋게 하기 위해 나무를 사용해서 마무리한 상태를 볼 수 있다. 당시 건물을 지을 때는 창고 목적에 맞게 충실하게 만들었지만 현재의 전시관 관점에서 보면 예술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전시관에는 조선시대 활동했던 어몽룡(1566~1617), 정선(1676~1759), 심사정(1707~1769), 김홍도(1745~1806), 이인문(1745~1824), 조희룡(178
완주군 삼례 하리 마을에서는 격년제로 추석 다음날(음력 8월 16일) 하리 운동장에 모여 한마당 잔치를 벌인다. 이번이 스물한 번째이다. 꽤 오랜 기간 해 오면서 이제는 마을의 전통이 되었다. 대부분 마을에서는 예부터 전해오는 전통이 단절되어 사라진데 반해서 하리 마을은 새로운 전통문화를 다지고 있다. 과연 마을 단위로 이런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저력은 무엇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궁금증도 해소할 겸 직접 행사장을 찾아보기로 했다. 삼례읍 하리는 만경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마을이다. 1925년부터 진행된 만경강 개수공사로 제방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소양천과 고산천이 남북으로 감싸고 흐르는 하중도에 마을이 있었다. 당시 마을은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을로 들어가려면 강을 건너야만 했다. 가구 수가 380여 가구가 될 정도로 큰 마을을 이루면서 지내왔다. 마을을 중심으로 동쪽은 소양천과 고산천에서 흘러온 자갈과 모래가 쌓여 상대적으로 높은 지형이었다. 일부는 황무지 상태였지만 개간이 가능한 지역은 밭으로 이용했다. 반면에 서쪽은 지대가 낮은 퇴적층이라서 물 공급이 가능해 논이 되었다. 마을은 그 중간쯤에 있었다, 만경강 개
지난 9월 25일 완주관광체육마케팅센터 개소식이 있었다. 이날 행사는 이상덕 초대 센터장의 센터의 비전과 추진전략 보고를 시작으로, 유희태 군수와 서남용 군의회 의장의 축사, 내빈의 테이프 커팅 순으로 진행됐다. 개소식에는 유희태 완주군수를 비롯해 도·군의원, 코레일전북본부장, 한국관광공사 지사장 등 150여 명의 관광체육인들이 참석해 센터의 첫발을 축하했다. 이상덕 초대 센터장은 지속가능한 완주관광체육 플랫폼 조성을 위해 상생, 가치, 성장의 3대 추진전략을 가지고 대내외 관광체육네트워크를 구축하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맞춤형 관광상품을 발굴하여 운영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의 분석에 의하며 금년 1월부터 7월까지 완주 방문객은 1263만 명으로 나타났다. 10월부터는 에코레일, 국악와인열차 등 관광열차가 삼례역에 정차하고, 수도권, 대전, 대구, 광주권역에서 출발 시티투어도 계획돼 있어 방문객 수는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10월 28일 개최될 만경강 그란폰도 등 스포츠 전국대회 8개가 완주에서 열릴 예정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기념사를 통해 “
민선 7기 박성일 군수는 완주교육지원청으로부터 매입한 옛 삼례중학교를 사무실로 리모델링하여 완주 사회적경제조직을 위한 소셜굿즈 혁신파크를 조성하였다. 완주에서 활동하는 다앙한 분야의 사회적경제 조직과 주민공동체 25개와 소셜굿즈센터와 중간지원조직 3개 등 28개 사회적경제조직 관련 단체들이 입주하여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였다. 2023년 7월, 민선 8기 유희태 군수는 소셜굿즈 혁신파크를 경제 유관 단체의 집적화와 협업체계를 강화하고 사회적경제, 소상공인, 중소기업, 청년 경제를 아우르기 위해 완주경제센터로 확대·재편하였다. 완주경제센터에는 입주 사무실 외에 교육장, 회의실, 전시·판매장, 커뮤니티 라운지, 공유 사무실, 공유 스튜디오, 세미나실 등이 갖춰져 있으며 최근에는 운동장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이 설치되었다. 최근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맨발 걷기가 유행하고 있는데 삼례에도 어싱(맨발 걷기)을 할 수 있는 황톳길이 조성되어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반가운 마음이다. 완주경제센터 운동장에는 맨발 황톳길과 함께 어르신 놀이터가 있다. 어르신 놀이터의 놀이기구는 입주기업인 로컬빌더에서 조성한 것으로 어르신들의 운동과 인지능력 함양 등 두
완주에서는 다양한 마을 강사들이 관내 학교에서 자신의 전문분야를 학교 정규 수업 시간에 수업하고 있다. 완주에는 마을 강사들이 학교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완주에서 마을 강사로 학교 교육에 참여할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마을 강사란? 마을강사란 학교 정규교육과정 중 다양한 분야에서 학교 교사와 협력하여 수업을 진행하는 프로그램 강사이다. 이들은 마을 안에서 배움과 돌봄을 나누는 마을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활동하며 마을 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아이들을 돕는 친근한 동네의 어른 친구이다. 마을 강사는 지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적인 강의 역량을 가지고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마을 강사가 학교 교육에 참여하게 되면 학교는 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지역에 대한 높은 이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학교 교육과정에 추가하여 아이들에게 다양한 전문지식을 제공할 수 있으며, 마을 강사는 교원 자격이 없어도 학교 교육에 참여할 수 있어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 마을강사 분야는 ▲문화⸱예술·체육 ▲인성심리/독서문예 ▲생태환경/역사 ▲진로직업체험 ▲코딩/3D/동영상 ▲기초학습은 물론 마을 강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체험과 전문지식
삼례역이라 하면 기차가 정차하는 역이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역사 기록으로 보면 1914년 처음 기차역이 생겼던 것보다 아주 많이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고려사에는 제8대 현종顯宗(1010~1031 재위)이 1010년(현종 원년) 거란의 침입을 받아 나주로 몽진하는 과정에서 삼례를 거쳐 갔다는 내용을 전하고 있다. 현종은 1010년 12월 28일에 몽진길에 올라 그 다음 해 1월 8일 삼례역에 도착했다. 당시 전주절도사 조용겸은 현종이 전주에 머물기를 청했지만 물리치고 장곡역(長谷驛, 후에 앵곡역으로 바뀜)에서 유숙하고 나주로 향했다. 고려시대 이규보(李奎報, 1168∼1241)에 관련된 기록도 있다. 전주목 사록겸장서기(司錄兼掌書記)로 있던 이규보는 1200년 5월 제20대 신종神宗(1197~1204 재위)에게서 새로운 관직 하사표를 받고 서울로 올라가면서 삼례역에 들러 말을 갈아타고 지은 시를 남겼다. 이렇듯 삼례역의 역사는 기록에 남아 있는 기간만 보더라도 천 년이 넘는다. 삼례가 예부터 지리적으로 아주 중요한 곳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전라도 일대의 역로를 관활하던 삼례도의 중심이 되는 찰방이 주재하는 역이었다. 당시 삼례역은 전주 반석역·앵
한낮의 햇빛이 아직은 따갑게 느껴지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시원하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다. 여름철 덥다는 이유로 잠시 걷기를 중단했다면 이제는 서서히 시동을 걸어도 좋은 철이 되었다. 완주군은 만경강이 동서로 길게 흐르고 있어 만경강 산책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경강 여러 산책로 구간 중에서 봉동교에서 상장기공원(봉동읍) 구간을 걸어보았다. 봉동교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고 만경강 제방에 섰다. 건너편 제방 쪽을 바라보았다. 원구만마을로 이어지는 길이다. 한때는 코스모스 꽃길로 유명했던 곳이다. 원구만마을 주민들이 코스모스 꽃길을 가꾸고, 꽃이 피면 마을축제를 열어 많은 사람이 찾아와 코스모스꽃 아름다움을 즐겼었다. 지금은 코스모스 대신 조팝나무를 심어 가꾸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노령화되면서 매년 코스모스를 가꾸는 일이 힘에 부쳤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분적으로 피어있는 코스모스꽃을 볼 수는 있지만, 예전에 보았던 코스모스 꽃길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제방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제방 왼쪽에 낮은 산이 보인다. 원구만마을은 이 산 뒤쪽에 있다. 지금의 제방이 있기 전에는 만경강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천내마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