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지대에서 만난 사람들’ 인터뷰로 인사드리는 이자영입니다. 로컬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바라며 지역 사람들과 연결되길 소망합니다. 삼례에 살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주리 님을 만나 완주 살이에 대해 나눠보았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제가 일하는 곳, 완충지대에서 진행했습니다. 완충지대는 삼례를 거점으로 청년 활동과 그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공간입니다.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지난해 10월 직장에서 퇴사한 이후에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어요. 시로 등단하기는 했지만 소설과 시나리오, 에세이까지 문학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쓰고 있어요. 디지털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웹 소설을 계속해서 작업 중이고 올해 출시 예정이에요.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쉬는 직장인과 다르게 프리랜서는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어서 자유롭더라고요. 벼락치기로 일을 할 때도 많아서 집중적으로 작업해야 할 때 완충지대를 주로 이용합니다. 퇴사 이후 마음 건강을 우선순위로 두었는데 아직 프리랜서 생활이 맘에 들어요. ⦁ 어떻게 완주에 살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살아 보니 완주 살이 어떤가요? 현재 사는 LH 아파트는 월세가 저렴하고 본가인 김제와도 가까워서 어머니께서 추천해주셨어요. 당
2022년 새해에 미국에서 심장 이식을 받지 못해 시한부 선고를 받았던 57세의 남자 환자에게 돼지 심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돼지 심장이 이식을 거부하지 못하게 유전자 넣고 빼는 편집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장기이식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더해지는 찰나에 있다. 비단 심장, 간, 신장처럼 엄청난 장기들은 아니지만 인공보형물을 몸속에 넣는 것은 흔하디흔한 일이 되었다. 인공관절, 치아 임플란트, 인공수정체, 인공 달팽이관, 인공 판막…. 최근 백내장 수술 후 안과용 안대를 하고 나타난 어머니들이 부쩍 늘었다. 불과 몇십 년 전엔 백내장이 생기면 시력을 잃는 일을 당연한 재앙으로 받아들었지만, 지금은 입원 없이 수술할 수 있는 가벼운 병으로 여겨진다. 백내장은 우리 눈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노화 또는 외상이나 염증에 의해 혼탁해지면서 빛이 안구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하면서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병이다. 주요한 수술 도구인 나이프와 현미경의 발전, 마취기술의 진보로 초기수술 때 나타났던 안구 출혈, 안구 통증, 녹내장, 안내염, 균 감염 등의 합병증이 현저히 줄었다. 10여 년 전부터 극도로 정밀한 펨토
5. 어전리 농사여건과 변천과정 1) 어전리 홍보문구는 ‘명품쌀’ 삼례 사람들은 삼례 일대에서 밥맛이 가장 좋은 쌀로 ‘어전쌀’을 꼽는다. 어전리 사람들도 이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하다. 그러면서도 썩 달가워하지는 않는다. 지금 와서 쌀이 좋고 밥맛이 좋아봐야 뭐하냐는 식이다. 이렇듯 농촌에서도 벼농사지대는 아무런 보람이나 영화를 누리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여기는 질땅이라 물이 안 빠져서 하우스를 못합니다. 오로지 벼농사만 해요. 농민의 날 행사장에 가면 어전리는 ‘명품쌀’이라는 홍보문구를 붙여놓습니다. 내세울 게 그것밖에 없어요. 해전은 수박자랑, 신금리는 딸기자랑하는데 우리는 밥맛밖에 없어요. 공장이 있나, 짐승을 키우나, 하우스를 하나, 그런 게 없으니까 깨끗하고 청정하기는 합니다.”1) 정관옥의 위 말 속에는 현단계 농가소득의 현실이 담겨 있다. 즉 공장지대여서 부동산 가치가 있거나, 축산을 하거나, 원예농업을 하지 않으면 농촌에서 소득을 올리기 힘들다는 점이다. ‘청정하기는 하다’는 말이 자조적인 말로 들릴 수밖에 없다. 어전리 쌀이 명품인 까닭은 말 그대로 ‘질땅’이기 때문이다. 삼례의 토질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비비정 동부지역은 대부분
4. 어전리 거부 도씨(都氏)들의 행적 1) 전익수리조합과 어전리 도씨 일가 필자는 어전리 마을조사를 하면서 제보자 정관옥(80세, 1942년생)으로부터 두 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하나는 “이 마을이 옛날에는 ‘도’씨들이 많았는데, 거부로 살았다. 지금은 한 사람도 안 산다. 후손이 어디에 사는지는 모른다.”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이 마을에 ‘이엽사농장’이 있었고, 농장이 대간선 제방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엽사농장(二葉社農場)은 일본 니가타현 출신 자본가인 시라세(白勢春三)와 시라세이(白勢量作)가 1926년에 설립한 전형적인 식민농업회사로서 본점을 전주에 두었다. 1927년경 이엽사는 전주의 삼례농장, 익산군의 황등농장, 옥구군의 서수농장 등 세 개의 농장에 총 1,200정보(논 1,000정보, 밭 200정보)의 땅을 확보하고, 이를 1,700여 명의 한국 소작인들에게 경작시키고 있었다. 이엽사의 삼례농장과 관련된 사무실겸 창고가 어전리에 있었다는 것이다. ‘도씨’(都氏)를 찾아 나섰다. 우연치 않게 자료에서 어전리 도(都) 씨들을 발견하였다. 『전북농조80년사』의 <全益수리조합> 항목에서 都씨들이 무더기로 등장했다. <전익수리조합&g
요즘은 겨울철에도 눈 보기가 쉽지 않다. 온난화가 실제 우리들 생활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어릴 적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아침마다 마당에 쌓여 있던 눈을 자주 보았던 그 시절과는 사뭇 다른 겨울을 보내고 있다. 눈이 자주 내리면 활동에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눈이 내린 풍경을 가끔씩은 보고 싶어진다. 눈이 언제쯤 내리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완주에도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린 아침 아름다운 삼례 설경을 찾아 겨울 산책을 나섰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삼례문화예술촌이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접근성이 좋은 장점이 있어 삼례 여행을 할 때 잘 활용하면 좋은 곳이다. 특히 기차역 바로 앞에 있어 기차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침 시간이라서 그런지 삼례문화예술촌은 조용하다. 겨울 아침 특유의 적막함이 감도는 공간이다. 눈은 내렸지만 살짝 쌓여 있어 그저 설경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눈이 발목까지 쌓여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하면서 뒤따라오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아쉽지만 그런 기대는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삼례문화예술촌에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있다. 그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개구리 조형물이다. 이곳이 개구리들이
※ 이 글은 지난 2021년 12월 7일 "삼례의 잊혀진 독립운동가 김춘배 의사" 포럼에서 황수근 평택문화원 학예연구사가 발표한 <김춘배의 함남권총의거>를 전재한 것입니다. 김춘배 의사의 손자 김경근 목사는 이제껏 국가보훈처의 기록을 따랐으나 새로 찾은 제적등본에 따라 김춘배가 삼례출신임을 증명하였으며 생몰연월일이 1906년 2월 29일~1942년 7월 8일이라고 정정하여 밝혔다. 머리말 김춘배(金春培)는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삼례리 출신으로 유년 시절 간도로 이주 후에 1927년 정의부 의용군으로 간도일대에서 군자금 모금 활동을 하였으며 1934년에는 함남권총의거를 실행한 인물이다. 전북 전주군 삼례면 삼례리(현 완주군 삼례읍 삼례리)에서 태어난 김춘배는 기독교계열의 영신학교에서 근대교육을 받았으며, 일제의 횡포와 착취를 피해 가족과 함께 간도로 이주하였다. 간도에서 정의부에 가담하여 당시 인근 부호에게서 군자금 모금 활동을 하였으며, 이로 인해 옥고를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청진형무소에서 탈출을 감행하기도 하였다. 김춘배는 1934년 출옥 후에 단독으로 함경남도 북청군 신창주재소에서 총기와 실탄을 탈취했으며, 이 총기를 사용해서 군자금을 모집
<새 연재 안내> 삼례 마을사 연재를 처음 시작합니다. <삼례읍지> 편찬에 참여하고 있는 김성식 박사(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특별연구원)가 쓰는 삼례 마을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어전리>입니다. <어전리> 이야기는 3회에 걸쳐 나누어 싣겠습니다. 이어서 삼례의 마을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어가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어전리의 지리적 위치 어전리 마을이야기는 위 영상지도에서 시작하기로 한다. 위 지도는 삼례의 서부 평야지역을 보여주고 있다. 지도의 맨 하단으로는 만경강이 흐른다. 그 위 하얗게 보이는 곳이 원예농업이 왕성한 해전마을 비닐하우스 지대이다. 도작(稻作)지대임에도 벼농사를 대체해 원예농업이 시행되고 있다. 그 위쪽 지역은 보다시피 격자식으로 경지정리된 해전・어전 평야이다. 붉은 실선으로 표시한 어전리 구역 중심에, 지도상에 ‘어전리’라고 쓰인 글자 바로 위에 ‘원어전’이 자리한다. 어전리 1구이다. 위 영상지도에서 보듯이 해전 일대는 거의 원예지대인 반면에 어전리는 온통 벼농사지대이다. 벼농사에 비해 소득과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농업이 원예작물인데, 어전리는 왜 여전히 벼농사를 고수하
생각 1.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2. 어떤 사람이나 일 따위에 대한 기억 3.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을 가짐. 또는 그런 일 새해 벽두에는 의당 생각이 많아야 한다. 한해 농사의 기본인 계획 세우기부터 지난해의 마무리까지, 거기에 더해 도움의 손길이나 혹은 도움 받은 감사의 인사까지. 그것뿐일까? 사실 계획은 내가 하기 싫거나 이루기 힘든 일의 속성을 지녔다. 그러기에 차곡차곡 정성을 들여야 하며 단계를 밟아나가는 일 아니던가. 그러므로 계획은 생각이란 속성에 넣어두면 안 된다. 생각은 경계가 없고 제약이 없지 않던가. 오미크론 변이 덕에 새해 벽두를 책상에서 보냈다. 할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 하고 싶은 일이나 할 일을 미뤄두고 우두커니 앉았다. 벽두부터 나를 마주한 일이 없었기에…. 깨끗한 A4 한 장을 두고 펜을 들었다. 그리고 가감 없이 내 생각의 밑천을 보자고 했다. 1월 1일을 맞이한 새벽,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생각을 적어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거기에 원칙도 몇 가지 정했다. 자아가 개입하지 말 것. 든 생각을 고스란히 받아적을 것. 새해 나는 라면을 처음 먹고 싶다. 새해 나는 당신을 처음 만나고 싶다. 새해
영수 씨는 요즘 부쩍 외로움을 많이 탄다. 아내도 있고 자식도 있으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도 아니다. 직장에 가면 동료들이 있고 형제들도 건재하며 전화만 하면 만나서 놀 수 있는 친구들도 있다. 그런데 외롭다고 느낀다. 아무리 외로움이 인간의 숙명이라지만 요즘의 외로움은 좀 심한 것 같다. 그 까닭을 곰곰이 생각하던 영수 씨가 옛날에 술 마시고 혼자 부르던 노래 하나를 유튜브에서 찾아본다. 순대 속 같은 세상살이를 핑계로 / 퇴근길이면 술집으로 향한다 / 우리는 늘 하나라고 건배를 하면서도 / 등 기댈 벽조차 없다는 / 생각으로 / 나는 술잔에 떠 있는 / 한 개 섬이다 / 술 취해 돌아오는 / 내 그림자 / 그대 또한 한 개 섬이다 (신배승 시 / 장사익 노래)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있으면 외롭고 불안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누군가와 정서를 공유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서로 돕고 의지하며 함께 산다. 혼자 살기 편해진 현대에도 사람들은 외롭다. 라디오를 듣고 TV 보는 것을 넘어 누군가를 찾아 SNS를 뒤진다. 그렇다고 우리의 외로움이 늘 외부를 향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벅적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벗어나 혼자 있고 싶어 하기도 한다. 혼자
“윤*렬은 누구를 같잖다는 거야? 지가 같잖은 놈이면서!” “김*희는 사과는 쥐꼬리만큼 하고 지 서방한테 연애편지를 쓰냐.” 약국 안에 앉아서 세상민심을 듣는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20대 대통령선거 운동이 이 겨울을 달구고 있다. 후보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검증의 칼날로 후보의 말과 행동, 태도, 인생을 헤집고 있다. 3월 9일까지는 뉴스를 점유할 시끄럽고 혼란스런 주장과 비판, 반론이 이어질 게다. 어쨌든 정치가 미워도 우리 삶을 크게 좌우하는 면에서 피할 수 없다. 며칠 전 여당 후보가 들고 나온 탈모약 건강보험적용이라는 어젠다가 여론을 술렁이게 한다. 논쟁의 중심에 선 탈모약은 남성호르몬의 과도한 활성을 억제하는 약과 두피 쪽으로 흐르는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여 모근에 영양을 잘 공급하도록 하는 약이다. 전자는 복용하는 약으로, 후자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이 있다. 어떤 약이나 부작용은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 호르몬의 과활성을 막아서 호르몬에 예민한 장기인 전립선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고 탈모를 막는 바람직한 효능 외에도 성욕 감퇴라는 바라지 않는 작용이 따라올 수 있다. 혈액순환이 잘되게하는 정작용과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부작용을 감수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