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마을이야기] 구와리 정려각의 팽나무

 

삼례읍 구와리 부락에는 유씨(柳氏) 가문의 정려가 있다. 1932년에 유발의 처 남양홍씨(1856~1938)의 절개를 기려 세워진 정려이다. 아내보다 2살 어린 남편 유발(1858~1876)은 겨우 19세에 세상을 하직하였고, 아내 남양홍씨는 어려운 수절의 명분을 열심히 일해서 살림을 늘리는 데서 찾았다고 한다.

 

정려각 옆에는 원래 팽나무 두 그루가 서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그루만 남아 있다. 모든 생명체에는 어떠한 이유를 물어볼 필요도 없이 태어나면 죽음은 필연이다. 그렇지만 같이 동반하여 살아오다가 한 나무는 다른 나무를 먼저 보내는 아픔을 겪었으리라. 남양홍씨가 젊은 나이에 수절한 뜻을 홀로 남은 나무가 보여주는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살아왔으며 가장 많은 나무는 무엇일까?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나무 중에서 은행나무 다음 순위가 팽나무라 한다. 팽나무의 꽃말은 고귀, 위엄이다. 팽나무는 나쁜 귀신을 ‘팽’ 하고 쏘아서 물리치고 참된 신을 모시라고 팔을 죽 벋고 서 있다고 한다.

 

 

삼례 임옥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