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 독립운동가의 재발견 이종갑, 이우성 선생을 만나다

 

 

구와리에는 작고 오래된 정자 하나가 있다. 이름은 '괴정'이다. 언뜻 조그맣고 낡아 보이는 이 정자에는 삼례 독립운동의 숨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삼례사람들 손안나 기자와 방방곡곡 동네TV가 함께 알아보았다. 

 

(나레이션 손안나 기자)

 

괴정은 느니타무 '괴'와 정자 '정'이다. 이름처럼 정자 뒤에 늙은 느티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괴정을 지은 이유는 괴정 이창신 선생께서 집안 아이들, 동네 아아들을 가르치기 위함이라고 상량문에 기록되어 있다. "즐거움 중에 가르침을 행하는 일만한 것이 없고 영재는 마땅히 교육해야 하는데, 배움에는 반드시 강습하는 곳이 있어야 하겠기에 초당을 지었다.", "이 정자는 본래 유유자적하며 휴식하기 위해 몸을 의지하는 곳이 아니라 진실로 학문에 힘쓰고 덕을 닦기 위해 만든 곳이다."라고  정자를 지은 목적을 분명히 밝혀 놓았다. 

 

우리가 구와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구와리에서 일제강점기 때 소작쟁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작쟁의는 말 그대로 소작인들이 지주를 상대로 했던 노동운동이다. 일제강점기때 일본인들이 토지조사 사업을 통해 한국인들이 갖고 있던 토지를  자기 앞으로 돌려 갖게 되었고 특히 삼례의 경우 넓은 들이 많아서 일본인들을 비롯하여 한국인 중에서도 대지주들이 등장하게 된다. 

문제는 지주들이 농자를 지을 수 없으니 농사지을 땅을 소작인들에게 빌려주는데 이때 소작인들이 1년 동안 농사를 짓고 먹을 양식은 남겨 놓고 소작료를 받아가야 하는데 기록에 따르면 지주들이 소작료를 70%까지도 받아갔다고 해요. 1년 내내 농사를 지어서 70% 세금을 내고 나면 가족들이 먹을 쌀이 남지 않는다. 그래서 소작인들이 지주를 상대로 소작료를 낮춰달라는 투쟁을 하게 된 것이다. 

 

투쟁 당시에 삼례에서 앞장섰던 두 분이 계시는데 이종갑, 이우성 선생이다. 두 사람은 형제로서 큰할아버지인 괴정 이창신 선생 아래서 함께 한학을 공부했다. 두 분을 포함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여러 사람들과 함께 구와리에서 소작쟁의를 주도했다. 

이우성 선생인 삼례공립보통학교(현 삼례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교육대학인 전주교육대학교로 입학한다. 졸업하고 군산시 옥구읍에서 교편 생활을 하시는데 옥구에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이냐 하면 옥구소작쟁의(옥구이엽사농장소작쟁의)라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소작쟁의가 있었던 곳이 바로 옥구다. 옥구소작쟁의가 있을 무렵 이우성 선생이 그곳에서 교편을 잡고 계셨던 것이다. 

 

이우성은 일제강점기때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학교를 그만두시고 고향으로 돌아와 농민운동에 전적으로 헌신한다. 구와리소작쟁이는 그 연장선에서 일어난 항쟁이었다.  이런 활동이 인정을 받아 2018년 이우성 선생은  독립훈장 애족장에 추서되었다.

 

오늘은 구와리에서 괴정과 이우성 선생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삼례는 마을 구석구석마다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이것들이 잘 정리되어서 주민들에게 알려졌으면 좋겠다.  

 

 

손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