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삼릉 (한약명 : 삼릉)
흑삼릉이란 이름은 한자어 黑三綾(흑삼릉)에서 유래한 것으로 뿌리 부위가 검은색이기에 붙은 이름이다. 꽃말은 ‘존재의 따스함’이다. 멸종위기종이나 위기종은 아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자생지에서 심각한 멸종위기에 직면할 취약한 식물을 취약종(Vulnerable/VU)이라고 한다.
흑삼릉은 우리나라 희귀식물로 그중에 취약종으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식물이기도 하다. 아시아, 유럽 및 북아프리카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1속 3종이 자생하며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군데군데 줄기가 나와 군집을 이루고 있다.
흑삼릉[학명: Sparganium erectum L.]은 흑삼릉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잎에 세 개의 모서리가 붙어있어 삼릉으로 불린다. 삼릉은 약재로 쓰이는 덩이줄기로 맛은 담담하나 씹으면 약간 쏘며 아린 맛이 난다. 특히 뿌리줄기를 삼릉(三稜), 다른 이름은 초삼릉(草三稜), 홍포근(紅蒱根), 호흑삼릉이라고 한다. 생약명(生藥銘)은 흑삼릉(黑三稜)이다.
주로 순환계와 각종 통증을 다스리며, 간경화에 효험이 있다. 두화가 잎겨드랑이에 달리는 것이 긴흑삼릉(S. japonicum), 두화가 잎겨드랑이 위쪽에 달리고 잎이 가는 것이 좁은잎흑삼릉(S. angustifolium)이다. 아시아·유럽 및 북아프리카에 널리 분포하며 연못가와 도랑에서 자란다.
흑삼릉 자생지, 만경강 신천습지
만경강 신천습지에는 한국의 희귀식물로 취약종인 흑삼릉이 자생하고 있다. 만경강 신천습지는 완주군 소양면 만덕산에서 시작된 소양천과 동상면 밤샘에서 시작된 만경강이 만나 완주군 용진읍 상운리 회포대교에서 삼례읍 하리 하리교까지 2.4㎞에 걸쳐 형성된 국내 최대의 하천 습지다.
두 하천이 만나 하천의 경사가 갑자기 완만해지고 하천의 폭이 갑자기 넓어져 유속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하천이 운반해 온 자갈과 모래들이 퇴적되어 군데군데 하중도(河中島)를 만들고, 농업용수를 위한 수중보가 안정적인 수량을 유지해 준다. 이곳에 풍부한 유기물과 안정적인 유속으로 인해 하중도와 보호처가 형성되면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는 습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존재의 따스함
지구 역사와 함께 지구를 지키고 있는 생명은 사람이 아니다. 인간은 자연생태계를 마음대로 개발과 발전, 성장과 이용이라는 명목으로 난도질하고 있다.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해수면의 높이가 올라가 지구의 순환구조가 깨지고 있다.
해저 지층들이 흔들려 오랜 세월 쌓여왔던 퇴적물과 바이러스, 이산화탄소 등이 수면 위로 올라와 결국 ‘코로나19’와 같은 세계적인 질병이 창궐하고 있다. 더는 파헤치지 말자. 더는 산과 강과 대지를 인간 마음대로 조절하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자.
인도나 네팔사람들이 인사 중에 ‘나마스떼(Namaste)’가 있다. 나마스떼 의미는 “나는 당신의 내면에 있는 그분께 절합니다.” “사랑과 평화와 지혜가 깃든 내면의 그분께 경의를 표합니다.” 존재를 따뜻하게 배려하는 인사법이다.
‘눈부처’라는 말이 있다. ‘눈동자에 비쳐 나타난 사람의 형상’이다. 눈부처 안에 비친 사람, 사람을 담아가는 그릇 같은 역할을 하는 눈부처라는 말이 좋다. ‘눈 안에 너를 넣고 다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라는 말은 사랑스럽고, 귀엽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런 말에는 따뜻한 사랑이 묻어난다.
‘나마스떼’로 인사하는 하루, ‘눈부처’를 볼 수 있는 사람에게서 흑삼릉의 꽃말 ‘존재의 따스함’이 묻어난다. 그 무엇에도 휘둘리지 않는 존재, 성별과 나이와 색깔, 학벌과 권력과 재물에 의해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 ‘그냥 사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따스함이 우리에게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