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산림청 선정 모범 도시숲, 삼례 명품 가로수길을 걷다

 

최근 기후 위기와 미세먼지 저감 대응을 위해 도시숲 가꾸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숲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도시숲 가꾸기를 통해서 회복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삼례읍의 경우 수도산 도시숲 경관을 조성하여 주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가로수길을 아름답게 가꾸어 명품 가로수길을 만들어 도시숲 역할에 기여해 왔다. 그런 노력을 인정받아 산림청에서 주관해서 추진하는 녹색도시 우수사례에 2022년, 2023년 연속해서 선정되는 결과를 얻었다.

 

2007년부터 시작한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 사업은 도시숲을 조성·관리하고 있는 우수사례를 선정해 시상함으로써 지자체들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여 도시숲의 품질을 향상하고, 그 필요성을 널리 알리며, 도시숲과 가로수가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기능을 잘 발휘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2022년에는 ‘삼례로 가로수길’이 다층 식재를 통한 가로수 숲길 조성으로 녹색도시 부문 가로수 분야에 선정되는 경사가 있었다. 2023년에는 삼례로~삼례역로 구간의 삼례 명품 가로수길 2km가 모범 도시숲 부문 가로수 분야에 선정되었다. 2년 연속 모범 도시숲에 선정되는 쾌거였다. 이런 사례를 보면 삼례는 분명 산림청에서 인정한 도시숲을 가진 지역이다. 이번 녹색도시 우수사례로 선정된 계기로 아름다운 삼례 명품 가로수길을 찾아 걸어보았다.

 

 

삼례시장 사거리에서 시작해서 삼례역로를 따라 걸었다. 삼례역로의 특징은 전선과 통신선로가 지중화되어 거리가 산뜻하다. 그 외에도 잘 정리된 보도와 상가의 간판들도 눈에 띈다. 한참을 걸을 때까지 가로수 풍경은 평범해 보였다. 깔끔한 보도와 가로수가 가지런히 심어져 있는 것 말고는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중간쯤 가서야 명품 가로수길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가로수로 심은 나무도 소나무와 단풍나무 등으로 바뀌었고, 그 아래로 물길이 지난다. 굽이쳐 흐르는 만경강을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의 물길이다. 이 물길은 삼례 명품 가로수길의 자랑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물이 흐르지 않는다. 겨울철에는 어렵겠지만 봄, 여름, 가을철에는 상시 물이 흐르는 풍경을 보고 싶다. 이쯤부터는 가로수길은 주변 시설의 정원과 어우러져 작은 도시숲을 이룬다.

 

가로수길 옆에 그림책박물관이 보인다. 아이들과 함께 이 길을 걷는다면 그림책박물관에 들어 잠시 머물다가도 좋겠다. 그림책박물관을 지나 조금 더 가면 삼례성당이 나온다. 성당 입구에도 작은 정원이 잘 꾸며져 있다. 앙증맞게 재단해 놓은 나무도 있고, 활짝 핀 국화 화분도 줄지어 놓여 있다. 성당 건물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벽에는 사랑초 화분이 화사하게 꽃을 피웠다. 주변 시설과 조화를 이루며 잘 만들어진 가로수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삼례성당 맞은편에는 책마을이 있다. 낡은 창고의 외관을 그대로 살려 만든 책마을에는 귀한 옛 책을 판매하는 고서점과 카페, 작은 박물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책마을 앞 정원도 자연스럽게 가로수길과 하나가 되어 또 하나의 작은 숲을 이루고 있다. 잠시 책마을 고서점에 들어가 찬찬히 돌아보았다. 특별히 찾는 책은 없어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는 오래된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책 구경을 하고 나서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시는 여유도 부려본다.

 

삼례 명품 가로수길에는 책마을 외에도 카페가 여러 곳 있다. 거리를 걷다가 커피가 생각나면 불쑥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삼례 명품 가로수길은 삼례문화예술촌을 끼고 있어 그런지 문화가 숨 쉬는 거리 분위기가 느껴졌다. 책마을 카페를 나와 건너편 보도를 이용해 옛 삼례역방향으로 나아갔다. 길가 여유 있는 공간에는 큰 화분도 있고, 쉼터 벤치와 열차 바퀴를 상징하는 조형물도 설치되어 있다. 일반적인 도로 풍경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삼례 명품 가로수길이 모범 도시숲 부문 가로수 분야에 선정된 이유를 알겠다.

 

 

삼례 명품 가로수길 끝에는 옛 삼례역 건물이 있다. 이곳은 여러 용도로 활용해 오다 현재는 완주 역사문화 전시 공간인 쉬어가삼[례:]으로 운영하고 있다. 쉬어가삼[례:] 전시 공간에는 삼례역 100년 역사와 의병, 동학농민혁명, 독립운동 역사 관련 콘텐츠가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에는 시니어클럽 회원들이 상주하면서 안내를 하고 있어 필요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쉬어가삼[례:]은 완주 역사문화 전시 공간의 역할 외에 완주 여행자에게 관광 정보를 제공하고 쉼터가 되어주고 있다. 바로 옆에는 삼례문화예술촌이 있어 연계해서 관광코스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쉬어가삼[례:]을 끝으로 삼례 명품 가로수길 걷기를 마무리했다. 삼례 명품 가로수길은 평범한 길도 생각을 바꾸면 멋진 도시숲으로 활용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였다. 잘 만들어진 가로수길을 지속적으로 예쁘게 가꾸고 활용해서 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누구나 걷고 싶은 길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