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른 가을 꽃을 피우기 시작했던 억새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고, 강물은 하늘빛으로 물들어 쪽빛이 되었다.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이제 겨울이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날씨이다. 그래도 아직은 야외 활동하기 좋은 철이다. 유난히 하늘이 맑은 가을날 만경강사랑지킴이 회원들은 만경강 정화활동을 위해 신천습지에 모였다.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는 일이다. 만경강사랑지킴이는 만경강 발원지부터 완주군 관내를 흐르는 구간을 모니터링하면서 생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 연구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이다. 환경정화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신천습지를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정화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만경강사랑지킴이가 신천습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이곳이 만경강의 허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신천습지는 만경강과 소양천이 합류하는 지점인 고산천교부터 하리교 구간을 말한다. 소양천이 합류하면서 세가 커지고 중간에 하리보가 있어 물의 흐름 속도는 둔화되어 자연스럽게 많은 하중도가 생겼다. 하중도에는 습지식물들이 자라고,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면서 조류와 어류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최근에 JTV 창사 26주년 특집으로 방영된 ‘만경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129주년 기념행사가 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주관으로 11월 4일 삼례봉기 역사광장이 있는 삼례문화체육센터에서 진행되었다.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완주에서 열린 아주 뜻깊은 행사였다. 완주는 동학농민혁명 역사에서 여러 번 조명 받았다. 동학(東學)은 1860년 최재우가 창도했다. 천주교 확산을 우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서 서학이라 불렀던 천주교와 반해 동학이라 칭했다. 동학의 기본 사상은 인내천(人乃天)이다. 사람은 하늘처럼 떠받들어야 할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이다. 동학을 창시한 이후 포교를 시작하자 교세가 빠르게 확장되었다. 지배계층에게 철저하게 배척당하고 핍박을 받고 살아온 민중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조정에서는 동학이 사회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창시자인 최제우를 체포해서 1894년 처형했다. 최제우가 처형된 이후에도 동학의 교세는 꺾이지 않고 확대되었다. 최시형이 2대 교조가 되어 포교활동을 지속하면서 1892년~1893년에는 교조신원운동을 벌이게 된다. 동학을 창시한 교조 최제우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요구였다. 동학을 인정하고 포교를 허용해 달라는 의미였다. 1892년 10월 공주에서
최근 기후 위기와 미세먼지 저감 대응을 위해 도시숲 가꾸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도시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기존의 숲이 훼손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도시숲 가꾸기를 통해서 회복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삼례읍의 경우 수도산 도시숲 경관을 조성하여 주민들이 산책과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가로수길을 아름답게 가꾸어 명품 가로수길을 만들어 도시숲 역할에 기여해 왔다. 그런 노력을 인정받아 산림청에서 주관해서 추진하는 녹색도시 우수사례에 2022년, 2023년 연속해서 선정되는 결과를 얻었다. 2007년부터 시작한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 사업은 도시숲을 조성·관리하고 있는 우수사례를 선정해 시상함으로써 지자체들의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여 도시숲의 품질을 향상하고, 그 필요성을 널리 알리며, 도시숲과 가로수가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기능을 잘 발휘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2022년에는 ‘삼례로 가로수길’이 다층 식재를 통한 가로수 숲길 조성으로 녹색도시 부문 가로수 분야에 선정되는 경사가 있었다. 2023년에는 삼례로~삼례역로 구간의 삼례 명품 가로수길 2km가 모범 도시숲 부문 가로수 분야에 선정되었다. 2년 연속 모범 도시숲에 선정되는 쾌거였다. 이런 사례
가을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오는 시기가 되면 완주군 삼례읍에 있는 수도산 근린공원에는 향긋한 꽃향기가 날리기 시작한다. 공원 곳곳에 심어져 있는 은목서가 하얀 꽃을 피운 덕분이다. 수도산 근린공원 주변에는 비비정을 비롯해서 비비정예술열차, 정수장을 이용해서 만든 비비낙안카페 등이 있어 가을철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하늘빛이 좋은 오후 싸드락싸드락 수도산 근린공원 산책을 다녀왔다. 수도산 근린공원에 있는 파크골프장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먼저 비비정마을로 내려갔다. 비비정(飛飛亭) 정자는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예부터 선비들이 많이 찾던 곳이었지만 비비정마을이 형성된 시기는 1930년대라고 한다. 만경강에 제방 공사 영향으로 장마철에 침수 문제를 겪던 안좌리, 대천리, 신안리, 하백리 네 개 마을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 이주 1세대들이 어렵게 가꾸어놓은 비비정마을은 이제는 살기 좋은 반듯한 마을이 되었다. 골목 옆 석축 사이에 심은 바위솔이 예쁘게 자라고 있고, 집안에 있는 꽃밭에는 꽃들이 가득 피어 있다. 어느 집 담장 너머로 잘 익은 석류가 보석처럼 아름다운 속살을 보여주기도 한다. 풍요로운 풍경이다. 볕이 잘 드는 담장 옆에서
일본 시즈오카(靜岡)에서 활동하고 있는 산악회 회원 14명이 완주를 찾아왔다. 그들 입장에서는 한국이 낯선 곳은 아니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서 잘 알려진 산을 두루 돌아본 경험을 가진 팀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전날 계룡산 산행을 다녀왔을 정도이다. 단지 완주군이 생소할 뿐이다. 이번 시즈오카(靜岡) 산악회 회원들과의 교류 행사는 완주 한일교류원이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었다. '완주 한-일 교류의 하루'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에 동행하며 일본 시즈오카현 산악회 회원들이 완주에서 보낸 하루를 기록해 보았다. 이 행사를 주최한 완주 한일교류원에는 한국에 온지 15년차인 나카무라 미코 씨가 활동하고 있다. 나카무라 미코 씨는 한국에 유학생으로 왔다가 남편을 만나 한국에서 눌러 살고 있다. 전주에서 생활하다 지금은 완주에 정착해서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우리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비봉농악단 장구 연주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전주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완주 한일교류원을 설립해서 완주를 일본에 알리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완주 한-일 교류의 하루' 행사는 그런 배경에서 기획되었다. 특히 일
삼례문화예술촌은 양곡 보관용으로 사용했던 유휴 창고를 활용해서 만든 문화예술 재생 공간이다. 2013년 6월 개관한 이래 미술 전시, 공연예술, 문화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 주민은 물론 삼례를 찾는 관광객에게 문화 감수성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실내 중심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계절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장점이 있어 사계절 꾸준히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요즘같이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에는 활용도는 더 높아진다. 제1전시관은 지금 ‘한국화 계절을 그리다’ 주제로 그림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12월 31일까지 계획되어 있다. 전시관 안으로 들어서면 그림보다 먼저 건물의 내부 구조에 눈길이 머무른다. 양곡을 보관한 창고라서 내부 구조에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 통기성을 좋게 하기 위해 나무를 사용해서 마무리한 상태를 볼 수 있다. 당시 건물을 지을 때는 창고 목적에 맞게 충실하게 만들었지만 현재의 전시관 관점에서 보면 예술성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전시관에는 조선시대 활동했던 어몽룡(1566~1617), 정선(1676~1759), 심사정(1707~1769), 김홍도(1745~1806), 이인문(1745~1824), 조희룡(178
완주군 삼례 하리 마을에서는 격년제로 추석 다음날(음력 8월 16일) 하리 운동장에 모여 한마당 잔치를 벌인다. 이번이 스물한 번째이다. 꽤 오랜 기간 해 오면서 이제는 마을의 전통이 되었다. 대부분 마을에서는 예부터 전해오는 전통이 단절되어 사라진데 반해서 하리 마을은 새로운 전통문화를 다지고 있다. 과연 마을 단위로 이런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저력은 무엇인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궁금증도 해소할 겸 직접 행사장을 찾아보기로 했다. 삼례읍 하리는 만경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마을이다. 1925년부터 진행된 만경강 개수공사로 제방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소양천과 고산천이 남북으로 감싸고 흐르는 하중도에 마을이 있었다. 당시 마을은 강으로 둘러싸여 있어 마을로 들어가려면 강을 건너야만 했다. 가구 수가 380여 가구가 될 정도로 큰 마을을 이루면서 지내왔다. 마을을 중심으로 동쪽은 소양천과 고산천에서 흘러온 자갈과 모래가 쌓여 상대적으로 높은 지형이었다. 일부는 황무지 상태였지만 개간이 가능한 지역은 밭으로 이용했다. 반면에 서쪽은 지대가 낮은 퇴적층이라서 물 공급이 가능해 논이 되었다. 마을은 그 중간쯤에 있었다, 만경강 개
한낮의 햇빛이 아직은 따갑게 느껴지지만, 그늘에 들어서면 시원하다. 계절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다. 여름철 덥다는 이유로 잠시 걷기를 중단했다면 이제는 서서히 시동을 걸어도 좋은 철이 되었다. 완주군은 만경강이 동서로 길게 흐르고 있어 만경강 산책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만경강 여러 산책로 구간 중에서 봉동교에서 상장기공원(봉동읍) 구간을 걸어보았다. 봉동교 근처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고 만경강 제방에 섰다. 건너편 제방 쪽을 바라보았다. 원구만마을로 이어지는 길이다. 한때는 코스모스 꽃길로 유명했던 곳이다. 원구만마을 주민들이 코스모스 꽃길을 가꾸고, 꽃이 피면 마을축제를 열어 많은 사람이 찾아와 코스모스꽃 아름다움을 즐겼었다. 지금은 코스모스 대신 조팝나무를 심어 가꾸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노령화되면서 매년 코스모스를 가꾸는 일이 힘에 부쳤기 때문이다. 지금도 부분적으로 피어있는 코스모스꽃을 볼 수는 있지만, 예전에 보았던 코스모스 꽃길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제방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제방 왼쪽에 낮은 산이 보인다. 원구만마을은 이 산 뒤쪽에 있다. 지금의 제방이 있기 전에는 만경강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천내마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대간선수로 탐방 세 번째 코스는 익산에 있는 만경강문화관에서 군산 서쪽에 있는 옥구저수지까지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코스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긴 코스이다. 이번에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기로 했다. 답사 일행은 오전 7시 도착지인 옥구저수지에 모였다. 타고 온 차를 목적지에 두고 승용차 1대를 이용해서 자전거가 기다리고 있는 만경강문화관으로 향했다. 만경강문화관에 도착하자 자전거가 반갑게 맞이한다. 2차 답사 때 이용했던 자전거와 같은 것은 아니었지만 한 번 타본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편한 마음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만경강문화관 주차장을 나와 신호등을 건너 조금 가면 대간선수로가 보인다. 익산버스터미널 부근에서 방향을 남쪽으로 틀어 반듯하게 흘러온 물길이 번영로를 지나면서 방향을 다시 90도 꺾어 도로와 나란히 달린다. 번영로는 전주와 군산을 잇는 1908년에 개통된 신작로로 전군가도라고도 불렀던 길이다. 아직 철도가 개통되기 전으로 이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군산항을 통해서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 만들었다. 1975년 도로를 확장하면서 재일교포들이 기증한 벚나무를 가로수를 심어 한때 벚꽃 명소로 이름을 날렸던 곳이기도 하다. 물길 방향을 확인하고 수로
대간선수로 1구간(고산 어우보 ~ 삼례 찰방교) 답사를 마치고 방법을 바꾸기로 했다. 요즘 날씨에 장시간 걷는다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2구간, 3구간은 자전거 도움을 받아 답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답사 일행은 삼례문화예술촌 주차장에서 미리 주문해 놓은 자전거를 타고 대간선수로 2구간(삼례 찰방교 ~ 익산 만경강문화관) 답사에 나섰다. 찰방교 방향으로 가기 위해 금반마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삼례역을 지나 금반마을 앞으로 새로운 도로가 만들어졌지만 아직 일부 구간이 완료되지 않아 개통이 미루어지고 있다. 도로 남쪽 아래쪽으로는 독주항(犢走項) 대간선수로가 복개되어 흐르고 있다. 도로 옆 키보다 낮은 시멘트 구조물 안에는 석지장(石地藏)이 있다. 그냥 보면 제멋대로 생긴 돌덩이다. 지장보살 형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전에는 밭 가운데 있어 석지장의 존재가 가려져 있었는데 도로가 생기면서 자리를 옮겨 그 모습을 드러냈다. 비 가림을 할 수 있도록 지붕을 씌운 것도 달라진 모습이다. 석지장(石地藏)을 뒤로하고 마천마을로 이동했다. 우성아파트 앞쪽에 제수문이 나온다. 제수문에 서면 건너편에 찰방교(察訪橋)가 보인다. 찰방(察訪)은 조선 시대 각 도의 역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