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른 가을 꽃을 피우기 시작했던 억새꽃이 절정을 이루고 있고, 강물은 하늘빛으로 물들어 쪽빛이 되었다. 기온이 빠르게 내려가면서 이제 겨울이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날씨이다. 그래도 아직은 야외 활동하기 좋은 철이다. 유난히 하늘이 맑은 가을날 만경강사랑지킴이 회원들은 만경강 정화활동을 위해 신천습지에 모였다. 정기적으로 해오고 있는 일이다. 만경강사랑지킴이는 만경강 발원지부터 완주군 관내를 흐르는 구간을 모니터링하면서 생태, 역사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 연구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이다. 환경정화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신천습지를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정화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만경강사랑지킴이가 신천습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이곳이 만경강의 허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신천습지는 만경강과 소양천이 합류하는 지점인 고산천교부터 하리교 구간을 말한다. 소양천이 합류하면서 세가 커지고 중간에 하리보가 있어 물의 흐름 속도는 둔화되어 자연스럽게 많은 하중도가 생겼다. 하중도에는 습지식물들이 자라고, 식물들이 무성하게 자라면서 조류와 어류들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최근에 JTV 창사 26주년 특집으로 방영된 ‘만경
2023-11-19 김왕중 기자로컬콘텐츠연구소(대표 손안나)는 임부(姙婦)와 가족을 위한 태교힐링여행을 안전하게 잘 마무리 하였다고 밝혔다. 태교힐링여행은 완주문화재단의 DMO(지역관광추진조직) 사업으로 11월 17일과 18일 1박 2일로 대승한지마을과 오성한옥문화센터 일원에서 진행되었다. 대승한지마을에서는 태중의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은 수면등 만들기 체험과 한지를 만드는 초지 뜨기 체험이 진행되어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이어 오성한옥문화센터로 이동하여 오성한옥마을 어머니들이 로컬푸드를 활용하여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손수 조리한 시골밥상으로 저녁 식사를 하였다. 시골밥상은 맛도 좋았지만, 임부와 복중 아이를 위한 건강한 밥상이어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식사를 마친 후 이어진 태교 영상과 국악 공연은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였다. 태교 영상은 남경숙 작가가 30년 동안 산부인과 간호사로 일하면서 아이가 태어날 때마다 느꼈던 감동을 카메라에 담아낸 사진으로 제작되어 작가가 경험했던 감동의 순간을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또한 이창선 선생님의 대금연주와 송봉금 선생님의 판소리 사랑가는 평소에 접할 수 없는 공연으로 참가자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물해 주었다. 밤새
2023-11-19 손안나 기자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129주년 기념행사가 완주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주관으로 11월 4일 삼례봉기 역사광장이 있는 삼례문화체육센터에서 진행되었다.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완주에서 열린 아주 뜻깊은 행사였다. 완주는 동학농민혁명 역사에서 여러 번 조명 받았다. 동학(東學)은 1860년 최재우가 창도했다. 천주교 확산을 우려하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서 서학이라 불렀던 천주교와 반해 동학이라 칭했다. 동학의 기본 사상은 인내천(人乃天)이다. 사람은 하늘처럼 떠받들어야 할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이다. 동학을 창시한 이후 포교를 시작하자 교세가 빠르게 확장되었다. 지배계층에게 철저하게 배척당하고 핍박을 받고 살아온 민중들에게 희망의 빛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조정에서는 동학이 사회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창시자인 최제우를 체포해서 1894년 처형했다. 최제우가 처형된 이후에도 동학의 교세는 꺾이지 않고 확대되었다. 최시형이 2대 교조가 되어 포교활동을 지속하면서 1892년~1893년에는 교조신원운동을 벌이게 된다. 동학을 창시한 교조 최제우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는 요구였다. 동학을 인정하고 포교를 허용해 달라는 의미였다. 1892년 10월 공주에서
2023-11-08 김왕중 기자로컬콘텐츠연구소(대표 손안나)는 완주DMO(완주지역관광추진조직)의 쿨링 완주 캠페인의 일환으로 생태•교육여행을 진행하여 안전하게 잘 마쳤다고 밝혔다. 완주 DMO는 Destination Management Organization의 약자로 완주지역의 관광추진조직을 의미한다. 완주문화재단에서는 지역관광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2023년 한국관광공사의 DMO 사업에 응모하여 선정되었다. 완주지역관광추진조직(DMO) 육성 지원사업은 국비 1억5천만 원과 지방비 1억 원을 매칭하여 총 2억 5천만 원의 사업예산으로 생활인구 유입증대사업, 관광사업 기획 및 계획사업, ESG 연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로컬콘텐츠연구소는 ESG 연계사업에 참여하여 탄소배출이 적은 생태•교육 여행을 상품화하기 위해 4개 주제, 6개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하였다. 로컬콘텐츠연구소에서 팸투어로 진행한 4개의 주제는 밤샘그린(Green)탐험대, 숲그린(Green)차박, 탄(소)감(소)자(전거)여행, 노을그린(Green)플로깅으로 총 130명이 참석하였고 60개의 콘텐츠가 다양한 SNS에 기록으로 남았다. 밤샘그린탐험대는 3차에 걸쳐 진행되었고 총 17가
2023-10-29 관리자 기자국립극단의 찾아가는 문화예술 프로젝트 <2023 우리동네 작은극장>가 완주를 찾는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한여름밤의 작은극장] 축제를 통해 ‘일상적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작지만 특별한 공연’을 콘셉트로 다양한 어린이청소년 관객을 만나왔다. 매해 국립극단에서 추진해오던 어린이청소년극 축제를 올 가을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동네 작은극장>으로 지역(부여, 제주, 완주)과 연계한 프로젝트로 추진하여 보다 많은 어린이청소년극 관객을 만나고자 한다. 이번 축제를 위해 어린이청소년극 8개팀이 완주를 찾을 예정이며 4세부터 청소년까지 연령대별 즐길 수 있는 음악극, 오브제극, 인형극, 무용극 등 다양한 공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더불어 완주에서 문화예술교육, 문화기획 활동을 해오고 있는 더나은문화공동체의 “생태놀이터”가 함께 어린이청소년 가족들을 맞이한다. 2019년 복합문화지구 누에의 문화예술교육 거점화 사업을 통해 시작한 생태놀이터(구,오디어디놀이터)는 환경, 교육, 가족, 예술의 주제 아래 놀이를 매개로 즐겁게 배우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다. <오행오감 생태놀이터>에서는 자연 그대로를 즐기고 만들어가는
2023-10-22 손안나 기자일본 시즈오카(靜岡)에서 활동하고 있는 산악회 회원 14명이 완주를 찾아왔다. 그들 입장에서는 한국이 낯선 곳은 아니다. 여러 차례 한국을 방문해서 잘 알려진 산을 두루 돌아본 경험을 가진 팀이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서도 전날 계룡산 산행을 다녀왔을 정도이다. 단지 완주군이 생소할 뿐이다. 이번 시즈오카(靜岡) 산악회 회원들과의 교류 행사는 완주 한일교류원이 완주문화도시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었다. '완주 한-일 교류의 하루'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행사에 동행하며 일본 시즈오카현 산악회 회원들이 완주에서 보낸 하루를 기록해 보았다. 이 행사를 주최한 완주 한일교류원에는 한국에 온지 15년차인 나카무라 미코 씨가 활동하고 있다. 나카무라 미코 씨는 한국에 유학생으로 왔다가 남편을 만나 한국에서 눌러 살고 있다. 전주에서 생활하다 지금은 완주에 정착해서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우리 전통문화에도 관심이 많아 비봉농악단 장구 연주자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전주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살려 완주 한일교류원을 설립해서 완주를 일본에 알리는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완주 한-일 교류의 하루' 행사는 그런 배경에서 기획되었다. 특히 일
2023-10-19 김왕중 기자<삼례교 아래 남아 있는 옛길 흔적, 사진: 김왕중 기자> 삼례는 양파와 같은 도시이다. 작은 소읍이지만 가는 곳마다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즐거운 곳이다. 삼례의 유래에 대해서는 만경강과 소양천, 전주천이 만나면서 커다란 강을 이룬다는 뜻의 ‘한내’에서 유래했다는 설과 전라 관찰사를 두 번이나 지낸 이서구가 삼례를 지나며 회안대군 방간이 유배 생활을 했던 봉동을 향해 세 번 절을 했다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그러나 삼례라는 지명은 고려사절요에 남아 있다. 고려의 현종은 거란의 침입을 피해 나주로 피난을 가면서 ‘삼례’에서 묵었다. 당시 전주는 이미 호남의 대표도시였지만 전주에 들어가지 않고 삼례에서 묵었던 이유를 후백제 세력이 아직 남아 있어 전주에 들어가면 위험하다는 신하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라 적고 있다. 이처럼 삼례는 천 년 전부터 교통의 중심지였다. 조선 시대 현대의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삼남대로’와 지선 역할을 하는 ’통영별로‘가 삼례에서 분기하였다. 삼남대로는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를 지난다고 하여 붙은 이름으로 한양에서 출발하여 제주도까지 이어진 도로로 한양에서 유배를 떠났던 송시열, 정약용, 김정희 등이 지났던
2. 석전리 경지정리사업과 수로의 변화 석전리는 오른쪽에 수계리, 왼쪽에 신금리를 두고 있다. 또 북쪽에는 봉동읍 구암리가 있고, 남쪽에는 삼례읍 구와리가 있다. 삼봉신도시가 삼봉로 건너편에 들어섰고, 삼봉로 남쪽에 위치한 삼례동초등학교도 석전리 남신정 구역이다. 왼쪽 우동천 일부 지역도 석전리 구역이다. 현재 석전리를 지나는 가장 큰 수로는 우산천(제1도수로)이다.5) 석전리 남단을 동에서 서로 횡단하는 우산천은, 석전리 맨 왼쪽에서 우동천과 합수한다. 우동천은 북쪽 구암리에서 남쪽 석전리로 흐르는데, 석탑천이라고도 부른다. 따라서 석전리는 동에서 서로 흐르는 우산천과,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우동천이 합수되는 곳이고, 이곳에서 하나의 몸이 된 하천은 우산천이라는 이름으로 신금리를 지나 삼례리 찰방다리를 건넌다. 찰방다리를 건너는 구간을 ‘독주항’(犢走項)이라고 하며, 독주항을 빠져나온 후 ‘대간선’ 이름으로 옥구저수지까지 치닫는다. 그런데 우동천과 우산천의 현재 위치와 모습은 모두 1987년 「석전지구 경지정리사업」의 산물이다. 경지정리사업 이전만 해도 두 개의 하천은 심하게 곡류하는 사행천(蛇行川)이었다. 직선화된 현재의 모습도 이때 새로운 하천구간을 신
석전리는 말 그대로 ‘돌밭’(石田)이라는 지명이다. 현재는 일부 텃밭을 제외하고는 밭을 거의 볼 수 없다. 그러나 100년 전만 해도 밭이 천지였다. 달리 밭이 많았던 것이 아니다. 지대가 높아서 물이 닿지 않으면 밭이고 낮아서 물이 들어가면 논이었다. 석전리는 우산천과 우동천이 합수되는 곳으로, 큰비가 쏟아지면 수로가 좁아서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니 논이며 취락지로 물이 쏟아졌다. 제방이 재래식이던 시절에는 홍수에 제방도 터져 나갔다. 삼례 ‘동부리’지역 토질은 사석토 지대가 매우 광범위하다. 석전리 북쪽 구릉성 야산 아래쪽, 가령 청등, 정산, 학동과 신정리 일부에 해당하는 점질토지대를 제외하면 전체가 사석토이다. 1990년대에 가장 왕성했던 육상모래 채취는 다 사석토지대에서 이루어졌는데 신탁리, 석전리, 하리, 구와리, 신금리 등 채취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현재 삼봉신도시 택지구역으로 수용된 곳도 ‘모래거리’를 비롯하여 완전한 사석토 지대이다. 석전리에는 어떠한 자연현상으로 사석토지대가 형성되었을까? 우산천이 수백 년을 범람해 왔다고 해도 수로의 폭이 좁고, 구불구불해, 범람시에 모래자갈이 휩쓰는 영향권은 한계가 있다. 그렇게 볼 때 이
5. 만경강과 살아온 이영이의 ‘가난타령’ 한평생 이영이(85세, 1938년생) 씨는 태어난 삶터가 비비정이다. 결혼도 비비정 총각이랑 해서 지금껏 비비정에 산다. 친정아버지도 시아버지도 마찬가지로 안좌리에 사셨다. 안좌리가 침수피해를 입자 비비정으로 이주하였고, 그 후손이 된 이영이씨는 비비정에서 태어난다. 안좌리에 대한 그의 기억은 전언(傳言)일 뿐이다. “그전에는 안좌리에서 농사를 지었는디 한물이 졌어. 물이 논으로 쏟아져서 논을 메꿔버렸어. 그러니 빚내서 장리쌀로 살았어. 거기가 비만 오면 한물져버리는 디여.” 부모나 조부가 안좌리에서 이주했다는 점에서 비비정 사람들의 기억은 거의 동일하다. 그는 앞에서 인용한 것처럼 모래자갈 채취나 고기잡이 등에 대해서 기억을 상세히 구술해 주었다. 어린 시절에 겪었을 해방이나 전쟁에 대한 기억을 물었다. 참혹한 가난이 딸려 나왔다. “내가 여덜인가 아홉에 해방되고, 열세 살 때 전쟁 났어. 나는 가난해가지고 전쟁 때 여기서 안 살았어. 우리 엄마가 딸도 하난디 넘의집 보냈어.” 절대가난의 시절, 자식들은 또 거듭거듭 생긴다. 먹을 것 없는 입이 무섭다. ‘입 하나라도 던다’고 남의 집으로 보낸다. 여아는 심부름꾼이
버드리, 유리 구와리에는 전와마을과 함께 전주유씨 집성촌이 한 곳 더 있다. 바로 버드리라 불리는 유리이다. 전와마을에서 뒷내를 따라 만경강 쪽으로 걷다 보면 만나는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는 빨래터가 있었는데 지금은 집에 상수도가 들어오고 세탁기가 보급되면서 폐허로 남아 있다. 유리는 버드나무가 많은 마을이어서 유리, '버들 유(柳)‘자를 쓰는 전주 유씨가 모여 사는 마을이어서 유리라고 부른다. 지금은 버드나무가 없지만 3, 40년 전만 해도 이 마을엔 아름드리 버드나무가 많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 마을에서 딸기 농장을 운영하는 유흥옥 씨는 농장 이름을 ’버들피리‘라고 소개하였다. 지금은 사라진 버드나무를 추억하며 농장 이름을 지었단다. 현재도 유리는 버들 유(柳)‘자를 쓰는 유씨 집성촌으로 다른 성씨들은 외지에서 새롭게 들어온 사람이거나 고종사촌들이다. 마을 전체가 한 가족인 셈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매우 이색적인 모습을 보게 되는데 강돌을 쌓아 만든 담이다. 70년대, 새마을 운동이 한창일 때 만들어진 것으로 마을 어른들이 손수레로 마을 앞내인 만경강에서 강 돌을 실어와 손수 만들었다. 마을이 현대화되면서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제 역할을 감당하는 담
전와마을에는 거대한 팽나무 두 그루가 있었지만 한 그루는 2019년 여름 바람이 많이 불던 어느 날 쓰러져 버렸고 현재는 한 그루만 남아 있다. 대나무로 만든 딱총에 팽나무의 열매를 넣고 쏘면 ‘팽’ 소리가 난다고 해서 팽나무라고 부른다. 팽나무는 주로 서낭당의 역할을 하였다. 서낭은 마을 지킴이로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사당을 짓기 어려운 입지 조건일 때 마을 입구에 있는 커다란 나무를 서낭으로 삼아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셨다. 어쩌면 가난했던 전와마을도 사당을 지을 형편이 안 되어 마을 입구에 있는 이 커다란 팽나무를 서낭으로 모셨을지도 모른다. 팽나무가 있는 전와마은 앞에 있는 와리라는 뜻이고, 새터라고도 부르는데 새롭게 생긴 마을이라는 뜻이다. 2019년 태풍으로 쓰러진 팽나무 대신 어린 팽나무를 심어 놓았다. 노거수는 100년 이상 된 오래된 나무로 땅에서 약 1.2m 높이에 있는 나무의 둘레가 3m 이상인 거목으로 노수(老樹)· 노목(老木)· 고목(古木)이라 부르기도 한다. 우리 주변의 노거수들은 마을의 역사와 전설, 고사를 담고 있으며 그들의 연륜으로 인해 신령한 존재였다. 주민과 함께 살아온 오래된 거목은 마을의 정신적인 지주였고, 제사를 지내는 터
버드나무 노거수 삼례읍 하리 용전마을에는 버드나무 노거수가 있다. 노거수란 어른 가슴높이의 나무 둘레가 3m 이상이고 수령이 200년 이상인 오래된 커다란 나무를 가리킨다. 원래 버드나무가 있는 땅은 사유지인데 땅 주인이 버드나무는 마을 공동의 것이라며 버드나무가 있는 땅을 남겨 놓고 울타리를 둘렀다. 이래서 아직 우리 사회는 살만한 곳이다. 우리나라의 버드나무는 주로 왕버들, 능수버들, 수양버들이다. 버드나무 껍질에는 아스피린을 만드는 살리실산이라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아스피린으로 유명한 제약회사 바이엘에서 세계 여러 나라의 버드나무에서 살리실산을 추출하여 실험해 본 결과 우리나라의 버드나무에서 추출된 살리실산의 효능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순신 장군이 무과 시험 중 말에서 떨어졌을 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다리를 묶었고, 그 옛날 진통제가 없던 시절 아이를 낳을 때 산모는 입에 버드나무 가지를 물었다고 한다. 식사 후에 우리는 양치질을 한다. 양치질의 ‘양치(養齒)’는 버드나무 가지를 뜻하는 ‘양지(楊枝)’에서 왔다. 가지 지(枝) 자가 발음이 비슷한 이 치(齒)자로 대치되며 양치질이 된 것이다. 오래된 옛날의 칫솔은 버드나무 등으로 만든
구와리 후와마을 완주군 삼례읍 구와리는 오래된 와리라는 뜻이다. 지명이 와리인 경우는 보통 마을에 기와를 굽는 곳이 있었다. 그런데 구와리에서는 기와를 굽던 가마에 대한 기억이 있는 주민을 만날 수 없었다. 오래전 일이라 전승이 안 된 것인지 기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동네에 기와집이 많아 와리라고 불렸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구와리는 집성촌으로 후와에는 전주이씨가 전와와 유리에는 전주류씨가 살고 있으며, 사람은 ‘이씨’가 재산은 ‘류씨’가 낫다는 말이 있다. 후와는 뒤쪽에 있는 와리라는 뜻으로 수로가 마을을 지난다. 만경강 개수공사 전에는 뒷내라고 부르던 개울이다. 오래전 구와리와 하리는 만경강 가운데 있던 섬이었다. 앞에 흐르는 만경강을 앞내, 뒤에 흐르는 강을 뒷내라고 불렀다. 비가 많이 오면 홍수로 늘 피해를 보던 지역이었지만, 만경강의 직강화 공사로 강이 나뉘면서 뒷내는 둔내라고 불리는 현재의 인공수로가 되었다. 토관을 넣지 않은 마을 쪽 냇가는 왜가리를 비롯한 철새들이 먹이를 찾아 날아오고 있어 근처 학교 아이들에게는 좋은 생태교육장이 될 수 있다. <후와마을 괴정> 후와마을 중앙에는 오래된
꼬리명주나비 신천습지에는 예쁘게 날아오르며, 부드럽게 날개짓하는 꼬리명주나비가 살고 있다. 꼬리명주나비는 제비의 꼬리 같은 긴 꼬리와 명주 비단의 색 무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으로 한국 고유종이다. 한국의 나라 나비(국접, 國蝶)로 지정하려고 했던 나비이며 국가적색목록 ‘취약종(VU)’으로 분류되어 보호되고 있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 레드리스트에서는 미평가(NE)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꼬리명주나비는 국외 반출승인 자원이다. 예전에 일본 나비수집가가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몰래 빼돌려 이주시켰던 나비다. 처음엔 나비만 옮겨갔다가 실패하고 다시 먹이식물인 쥐방울덩굴까지 옮겨가 일본 나비목록에 포함되었다. 먹이식물이 없으면 꼬리명주나비는 생존할 수 없다. 꼬리명주나비 애벌레 먹이식물은 쥐방울덩굴로 삼림청 희귀식물 약관심종(LC)으로 지정받아 보호되고 있다. 꼬리명주나비는 쥐방울덩굴이 꼭 필요하고 쥐방울덩굴을 보호하지 않으면 나비는 떠날 수밖에 없다. 인간의 편리대로 농약과 화학비료, 각종 오염물질과 플라스틱의 사용으로 쥐방울덩굴이 위협받고 있다. 꼬리명주나비 암컷 꼬리명주나비 수컷 필자는 신천습지에서 꼬리명주나비를 지속해서 관찰하고 있다. 만경강에서 꼬리명주
흑삼릉 (한약명 : 삼릉) 흑삼릉이란 이름은 한자어 黑三綾(흑삼릉)에서 유래한 것으로 뿌리 부위가 검은색이기에 붙은 이름이다. 꽃말은 ‘존재의 따스함’이다. 멸종위기종이나 위기종은 아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자생지에서 심각한 멸종위기에 직면할 취약한 식물을 취약종(Vulnerable/VU)이라고 한다. 흑삼릉은 우리나라 희귀식물로 그중에 취약종으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한 식물이기도 하다. 아시아, 유럽 및 북아프리카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1속 3종이 자생하며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군데군데 줄기가 나와 군집을 이루고 있다. 흑삼릉[학명: Sparganium erectum L.]은 흑삼릉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잎에 세 개의 모서리가 붙어있어 삼릉으로 불린다. 삼릉은 약재로 쓰이는 덩이줄기로 맛은 담담하나 씹으면 약간 쏘며 아린 맛이 난다. 특히 뿌리줄기를 삼릉(三稜), 다른 이름은 초삼릉(草三稜), 홍포근(紅蒱根), 호흑삼릉이라고 한다. 생약명(生藥銘)은 흑삼릉(黑三稜)이다. 주로 순환계와 각종 통증을 다스리며, 간경화에 효험이 있다. 두화가 잎겨드랑이에 달리는 것이 긴흑삼릉(S. japonicum), 두화가 잎겨드랑이 위쪽에 달리고 잎이 가는 것이 좁은잎흑삼릉
크기가 작아 ‘쇠’부엉이 ‘쇠’는 ‘크기가 작다’의 순우리말로 ‘쇠부엉이는’ ‘작은 부엉이’를 뜻한다. 큰 부엉이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부엉이류 중 쇠부엉이보다 작은 종류가 많기에 왜 ‘쇠’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의문이다. 어찌 되었든 쇠부엉이는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겨울 철새로 하천 갈대밭이나 개활지와 같이 탁 트인 곳에서 저공 비행하며 쥐를 사냥한다. 올해 만경강 신천습지에는 회포대교에서 하리교까지 총 6마리의 쇠부엉이가 찾아와 겨울을 나고 있다. 신천습지 주변은 갈대나 물억새 군락이 꽉 들어차지 않아 활동하기 편하고, 쥐와 같은 먹잇감도 풍부해 많이 찾아온 것으로 보인다. 신천습지 국가지정번호판 위에 앉아 쉬고 있는 쇠부엉이, 쥐를 잡아 배불리 먹고 나서 쉴 때 자주 애용하는 자리다. 저공 비행하며 쥐를 찾는 쇠부엉이 갈대가 꽉 들어차지 않아 쇠부엉이가 사냥할 공간이 넓은 신천습지 쇠부엉이의 사냥 실력 매나 독수리처럼 부엉이도 맹금류에 속하기 때문에 시각이 좋은데 청각 또한 시각 못지않게 뛰어나다. 부엉이는 고막의 면적이 넓어 작은 소리를 잘 들으며, 귓구멍의 위치가 다른 새들과 달리 비대칭으로 형성되어있어 바스락거리는 쥐의 움직임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