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례기네스] 삼례에서 가장 오래된 시계점, 명화당

지난 해 군에서 <완주 기네스 재발견>을 발간했다.

각 분야에서 가장 최고의 기록들만을 모은 것이다.

그중에서 삼례에 있는 ‘최고 기록’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자.

 

시계점 개업은 경찰서에 신고

명화당을 운영하는 장동용 님은 우체국 맞은편에 있던 형님 가게에서 기술을 배워 1977년 현재의 자리에 개업을 하였답니다. 당시엔 시계가 귀중품이라 영업 신고를 경찰서에 했는데요. 업태가 고물상이었대요. 지금이야 시계가 흔전만전이지만 당시만 해도 혼수품으로 가격이 제법 나갔고 혹시 도둑맞거나 하면 장물로 나올 수 있어서 경찰서에서 관리를 했다고 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

43년째 영업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남편의 폭력을 피해 혼수품을 팔아 도망가려는 아줌마에게 ‘남편이 용서를 빌고 합칠 수도 있으니 사지 않고 보관해 주겠다.’고 하며 필요한 금액을 빌려 주었대요.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아주머니가 다시 와서 남편이랑 화해했다고 물건을 찾아 갔답니다. 몇 번씩이나 고맙다고 인사하면서요. 가게에 있으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본의 아니게 인생 상담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도 했답니다.

 

(사진=손안나 기자)

 

43년 영업 비밀은 바로 장인정신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여러 곳에서 고치지 못한 시계를 고쳐서 손님에게 돌려줄 때라고 해요. 43년 영업 비밀은 바로 장인정신이었어요. 내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손님 입장에서 손님에게 유리한 선택을 조언하는 것, 장사는 돈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란 말이 마음에 남았어요.

기술자는 물건을 고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물건을 못 쓰게 만드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해서 깜짝 놀랐는데요. 기술자가 물건을 제대로 고치지 못하면 사용하지 못하니 물건을 못 쓰게 만드는 사람이라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결국 기술자는 장인이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였습니다. 시력이 나빠져서 돋보기로도 부품이 안 보이거나 손이 떨려서 시계 수리가 어려워질 때 가게를 접겠다는 말씀에서도 장인정신이 느껴졌습니다.

명화당 장동용 님 (사진=손안나 기자)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콘텐츠

삼례뿐만 아니라 완주에는 이야기가 있는 노포들이 많이 있는데요. 이분들의 이야기와 영업비결이 바로 미래유산이고 다음 세대에 전해줘야 할 유산이라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어르신들의 삶과 지혜를 배울 수 있었어요.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잘 다듬어서 사람책으로 우리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의 이야기가 콘텐츠가 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손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