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의 향기를 찾아

우수, 경칩이 지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 했다.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마른 풀섶을 헤집고 돋아나는 새싹이 마냥 신비롭다. 머지않아 꽃이 피고 벌 나비도 꽃을 찾아 날 것이다.

이때가 되면 농부들은 부산해지기 시작한다. 논밭을 갈고 거름을 내며 씨앗을 찾아 모종을 기른다. 이 섬세한 봄의 자취를 따라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한 데 어울려 생명을 길러내는 일이 농사일진데 경이롭기까지 하다.

또한 봄이면 어김없이 땅을 비집고 돋아나는 봄나물도 빼놓을 수 없는 봄의 정취, 경이로움 중의 하나이다. 달래랑 냉이, 쑥, 미나리, 씀바귀, 풋마늘, 머위 등 봄나물의 향기로 우리 입맛이 샘솟고, 우리들의 정서 또한 풍성해진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그런 봄의 정취를 거의 느낄 수 없게 되었다. 자연과 담을 쌓은 도시화의 진전과 편리함만을 쫓는 생활문화가 우리들에게서 봄마저 앗아가 버린 안타까운 현실이다.

냉이의 독특한 향기도 옅어지고, 그렇게 쓰디쓰던 씀바귀도 쓴맛을 잃고, 봄이 아니어도 사시사철 봄나물을 구할 수 있는 하우스 농사시대에 사는 우리는 계절은 말할 것도 없고 봄 입맛조차 잃어버린 불행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봄은 어김없이 오고 그 어느 들판, 산골엔가는 오염되지 않은 봄나물이 돋아나고 있을 것이다. 한번쯤 봄나물, 봄의 향기를 찾아 나들이를 해봄직하다. 그도 아니면 재래시장을 찾아 장구경도 하고, 시골 할머니가 몸소 캐 온 향기 진한 봄나물 한 소쿠리 사 보는 것은 어떨지?

삼례사람들 대표 송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