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마중

드디어 코비드19 백신을 예약했다. 약국관련 종사업자로서 4월 19일부터 예약하게 되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된다. 2019년 연말부터 온 지구를 지배해온 코비드19로부터 탈출할 유일한 해결의 키를 내 몸에 맞이하고 근사한 내 면역체계가 항체를 만들어낼 것을 생각을 하니 후련하고도 안심이 된다. 유튜브며 SNS상에 예방주사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고 말도 안 되는 음모론까지 퍼져있지만,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서둘러 만들어야 취약한 의료환경에 처해 있는 세계형제들을 구할 수 있다는 인류애를 발휘하고 싶다.

 

2020년 유행초기에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로클로르퀸을 코비드19의 치료제로 준비하려던 환자들이 처방전 필요하다는 말에 분노를 쏟아냈던 때부터 항바이러스 작용이 있다는 낭설의 남양 불가*스가 품절난 최근까지 학계며 소비자들 모두 혼돈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백신에 대해 알면 불안요소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며 코비드19 백신에 대해 알아본다.

 

다 아는 거지만 백신은 예방약이다. 병원균체를 죽이거나 약독화시킨 것을 넣어주는 홍역, 수두 같은 전통백신부터, 적절히 처리된 단백질이나 핵산을 넣어주는 코비드19백신까지 백신의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백신접종의 목적은 백신이 우리 몸에 들어와서 이것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들게 되어 코비드19에 감염된다 해도 초기 진압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코비드19은 스파이크라는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와 막과 외피단백질, 안쪽에 뉴클레오캡시드 단백질로 구성되는데, 우리 면역세포가 항체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것은 가장 바깥쪽에 있는 스파이크이다. 그럼 스파이크단백질을 바로 넣어주는 것인가?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백신이나 화이자백신은 유전자가위를 이용하여 코비드19의 유전자 중 스파이크를 만들 수 있는 유전자만을 잘라내어 아데노바이러스 껍질에 담아 넣거나(아스트라제네카백신) 지질막에 담아(화이자) 넣었다.

 

이 유전자들이 우리 세포에 있는 단백질 제조공장인 리보솜에서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면 비로소 항체를 만들 준비가 끝나는 것이다. 항체를 만드는 과정은 많은 면역세포들의 협업을 통해 이루어지고 이 과정에서 사이토카인이라는 물질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세포들 간에 대화하는 언어이기도 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발화물질이기도 하다. 면역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에 대해 너무 왕성하게 반응하여 사이토카인이 많이 나오면 독감 걸렸을 때처럼 고열, 근육통, 무력감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엔 아주아주 드물게 코비드19백신 관련 혈소판 감소증으로 인한 혈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코비드19백신 접종이라는 안 가본 길을 간다. 하지만 비슷한 경험은 있다. 작년 가을 말 많던 독감백신을 맞아본 사람이라면 몸을 잘 만들어 예방접종일을 맞이할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면역에 도움 되는 수면, 운동, 영양을 고루 챙기면서 대책 없는 두려움을 지워버림으로써 질병역사의 한 페이지를 슬기롭게 넘기리라 믿는다.

 

김선화 (천일약국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