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와 민주주의

내년에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있다. 많은 국민들은 선거 때마다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지만 시간이 지나면 도로아미타불이기 십상이다. 대통령 하나 바뀌고 군수 하나 바뀐다고 우리 사회가 좀처럼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 하면 선거를 떠올릴 정도로 우리는 대의민주주의(또는 간접민주주의)에 익숙하다. 대의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한 형태일 뿐 민주주의의 전부는 아니다. 대의민주주의의 다른 편에는 직접민주주의가 있다. 대의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구분하는 기준은 어떤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결정권을 누가 행사 하는가이다. 직접민주주의는 투표 등을 통해 국민들이 정치적인 사안을 직접 결정하는 것을 말하며, 대의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이 선거를 통해 그들의 권한을 대리할 대표자를 선출하여, 선출된 대표자가 결정권을 행사하도록 한다.

사실 대통령을 국민의 손으로 직접 뽑게 된 것도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한데 뭉쳐 가능하게 되었다. 하지만 선거만으로 우리가 바라는 민주주의는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흔히 선거시기가 되면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주민들을 극진히 모신다. 밝은 표정으로 다가와 인사를 하고,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며 유권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너도나도 전통시장에 가서 떡볶이, 순대, 어묵을 사먹고, 그 장면은 어김없이 뉴스에 보도된다. 문제는 그때뿐이라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상황은 역전된다. 선출된 정치인은 주권자인 국민을 대신하여 좋은 정치를 해달라고 국민의 권한을 잠시 임기동안 맡겼을 뿐인데, 그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국민들의 뜻보다는 정치인의 의지대로 권한을 행사한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선출직 대표자를 뽑는 선거에도 참여하지만, 그들이 우리의 뜻을 잘 수렴하고 대변하고 있는지 살피고, 약속한 공약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점검하여,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인은 혼을 내고 그 자리에서 끌어내릴 수도 있어야 한다.

 

송병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