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K방역, K바이오

지난 여름, 봄부터 앓았던 마스크 대란을 이기고 마스크 공급이 원활히 되고 나서는 이 뜨거운 여름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에 대해 걱정하고 답답해 했던 것은 이제 추억이 되려나, 종전의 백신과 사뭇 다른 형태의 유전자백신을 백신 접종 역사 이래 압도적인 접종 수로 맞고 있다 보니 접종 후 반응에 대해 두렵고 걱정되는 게 당연하다. 요양병원 어르신들, 80대 70대 60대 이렇게 순서대로 백신을 맞으며 올해 상반기를 보냈다. 어쨌든 우리는 전 국민의 30%가 넘는 수가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았다. 아직까지 약국에서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후유증을 앓으신 분은 없어서 가슴을 쓸어내리지만, 1~2주 이상 근육통, 관절통, 식욕부진, 복통, 설사, 기운 없고 어지러움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오실 때마다 안심시키고 다독이는 게 일상이다. “코로나 확진자 중에도 멀쩡하게 무증상이었던 사람, 폐렴에 폐혈증으로 생명을 잃은 사람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인 것처럼 백신반응도 천차만별이더라. 백신에 대한 내 반응이 이정도면, 코로나19에 감염되었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 보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백신맞기를 참 잘하셨다”고 위로한다. 백신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중에도 바이오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대한민국의 품위 있는 국민들의 다양한 백신 접종 경험담이 또 한 역사를 채워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소위 K바이오의 능력을 가장 먼저, 제대로 보여준 분야는 진단키트였다.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진단키트만 240여 개,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 수출해서 벌은 수출액만 2020년 한 해 2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단일 제품이 그 짧은 기간에 그렇게 많은 나라로 수출된 것은 국내 산업사에서 진단키트가 처음이란다. 목에 힘이 딱 주어지는 국뽕의 순간이다.

이름도 어려운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이란 다국적 제약기업들을 줄줄이 꿰도록 만든 외제 코로나 백신들.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인 렘데시비르, 리제네론의 코로나19항체 치료제 REGN-COV2, 일리아 릴리의 LY-CoV555 등 백신과 치료제는 부자 나라에 막대한 부를 몰아주고 있다.

국산 코로나 백신, 치료제는 언제쯤 가능할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도 셀트리온이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를, GC녹십자가 혈장 치료제 GC5131A를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았다. 백신의 경우도 제넥신이 바이러스 변이를 막아 백신효과를 높인 GX-19N을 내년 상반기에는 출시할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의 코로나19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도 임상 1, 2상을 동시에 하고 있는 GBP510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진원생명과학, 셀리드도 줄줄이 백신을 준비 중이다.

K방역에 이어 K바이오가 BTS가 가져온 K팝의 무한 가능성을 이어받을지 주목하고 응원한다.

김선화(천일약국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