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과 함께 사는 세상

우리 삼례에도 최근 2~3년 사이에 아시아마트가 여러 곳이 생겼다. 그만큼 이주민이 늘고 있다는 증거이다. 국제결혼을 한 가정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이주 노동자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우석대에 유학 온 외국인도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1990년대 이후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상품만이 아니라 자본과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도 국경을 넘나드는 이주의 시대이다.

그런데 아직 단일민족 신화를 가진 우리 사회는 이주민 시대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이주민이나 혼혈을 우리와 다르다 하여 차별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인종차별은 가난한 나라에서 이주해 왔을 것으로 짐작되는 이주 노동자에게 더욱 심하다.

우리도 60~70년대 경제 사정이 어렵던 시기에 서독 파견 광부나 간호사 그리고 사우디 등 중동 건설자 파견의 경험이 있다.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외국인 노동자 아니면 농사도 지을 수 없고, 어렵고 힘든 노동 현장에는 일할 사람이 없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우리 삼례도 마찬가지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농업과 서비스업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 우리나라에 와서 가정을 이루고 정착한 분들과 그 자녀들은 그 한 분 한 분이 삼례의 소중한 주민임은 말할 것도 없다. 과거 우리 처지와 경험을 되돌아보고,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고마운 존재로 이주 노동자의 인권은 보장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고용허가제로 한국에 오는 이주 노동자는 가족과 동반 입국 금지, 직업 선택 제한, 노조 가입 금지 등 여러 가지 권리를 제한받는다. 특히 이주민 가운데 불법체류자가 간혹 있는데, 이들의 인권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불법체류자로 확인되면 자국으로 추방당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때로 불법체류자들은 여권을 빼앗긴 채 노동을 착취당하고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일을 하다 다쳐도 산재 혜택도 받기 어렵다.

앞으로 이주민이 지금보다 더욱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 얼굴 모습과 피부색이 다르고, 말과 문화가 달라도 사람의 본질은 같다. 이주민과 함께 사는 세상에서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인권의 보장은 진작되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이 이주민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어 원망의 대상이 되기보다는 따뜻하고 고마운 나라로 기억되었으면 한다.

대표 송병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