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들면서 커지는 것?

나이가 들면 키도 줄고, 머리숱도 적어지고, 침과 소화액 같은 점액도 줄고,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부 장기 벽도 얇아진다. 그런데 나이들어서 커지는 것도 있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자에게만 있고 여성에게는 없는 이 기관, 전립선! 약국에 오시는 만성질환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전립선비대증, 남성 5대 암에 속하는 전립선암, 연령을 가리지 않고 오는 전립선염. 오늘은 부끄러울 것도 없는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

전립선은 방광 밑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 밤알 크기의 전립선액을 만드는 분비기관이다. 고환에서 출발한 정액이 정낭을 지나고 이 전립선에 묻혀 전립선액과 더불어 음경으로 배출되는데 전립선은 일종의 정거장 역할을 하는 거다. 이 정거장을 거쳐야 소변과 정액이 구분되어 섞이지 않는다. 정액에 합류하는 전립선액은 질 내의 산성 환경을 중화시키고 정자를 안전하게 운반하는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이런 곳에 무슨 변화로 비대증이 생기는 걸까? 가장 큰 원인은 나이 들면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다보면 전립선기질이 늘어나고 요도를 압박하면서 잔뇨감이나 변기 앞에서 오래 기다리는 주저뇨, 하룻밤에 두세 번씩 일어나 소변을 보러다니는 야간뇨, 옷을 벗기도 전에 쏟아지는 급박뇨 등이 나타난다. 어떤 증상은 참을 만하지만 모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또 한가지 중대한 문제는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암, 이 주요 전립선 질환이 모두 같은 증상이라는 것. 당신이 40대 이상이면서 이런 증상이 있다면 그냥 넘기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소변검사, 항문촉진검사와 더불어 혈액검사상 PSA 표지인자 음성을 꼭 확인하시길 바란다. TV나 인터넷 매체를 통한 쏘팔**을 먹는 것보다 일단 비뇨기과를 찾는 게 첫 번째 할 일이다.

진단상으로 노화에 의한 전립선비대라면 전립선의 과도한 긴장을 풀고 오줌길을 열어주는 약물이나, 호르몬 영향을 줄이는 약을 처방하여 복용한다면 증상의 개선은 어렵지 않다. 때로는 앞의 약물이 즉각적인 효과를 보는 약이라면 호르몬에 관련한 약은 증상 개선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방광에 남은 뇨를 꽉 짜주는 약을 보태거나, 급하게 나오지 않게 막아주는 약을 쓸 수 있다. 모두 효과는 좋은 편이다. 약값도 착하다.

만약 증상은 없지만 전립선 건강을 미리 챙기고 싶거나, 치료를 잘하고 싶어서 꼭 뭔가를 먹고 싶다면 토마토, 녹차, 된장국, 셀레늄을 권한다. 사실 무엇을 먹는가보다 무엇을 안 먹는가로 주의하는 게 더 중요하다. 불행히도 너무 맛있는 것들. 커피, 알콜, 기름진 고기류가 그것들이다. 먹을 것인가 참을 것인가 결정하시길!

 

김선화(천일약국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