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충지대에서 만난 사람들] 글 짓는 이 정주리

시로 등단... 소설과 시나리오, 에세이까지 장르 넘나들며 꾸준히 활동
삼례에 살며 1시간 이내 거리는 도보로 산책하듯 걸어

‘완충지대에서 만난 사람들’ 인터뷰로 인사드리는 이자영입니다. 로컬에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바라며 지역 사람들과 연결되길 소망합니다.

삼례에 살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정주리 님을 만나 완주 살이에 대해 나눠보았습니다. 이번 인터뷰는 제가 일하는 곳, 완충지대에서 진행했습니다. 완충지대는 삼례를 거점으로 청년 활동과 그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공간입니다.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지난해 10월 직장에서 퇴사한 이후에 프리랜서로 살아가고 있어요. 시로 등단하기는 했지만 소설과 시나리오, 에세이까지 문학 장르를 넘나들며 꾸준히 쓰고 있어요. 디지털 플랫폼에서 연재하는 웹 소설을 계속해서 작업 중이고 올해 출시 예정이에요. 평일에 일하고 주말에 쉬는 직장인과 다르게 프리랜서는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어서 자유롭더라고요. 벼락치기로 일을 할 때도 많아서 집중적으로 작업해야 할 때 완충지대를 주로 이용합니다. 퇴사 이후 마음 건강을 우선순위로 두었는데 아직 프리랜서 생활이 맘에 들어요.

 

 

⦁ 어떻게 완주에 살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살아 보니 완주 살이 어떤가요?

현재 사는 LH 아파트는 월세가 저렴하고 본가인 김제와도 가까워서 어머니께서 추천해주셨어요. 당시 심적으로 힘들어서 인생의 전환점이 필요했기에 과감히 이사했죠. 실제 살아보니 신축 아파트라 깔끔하고 혼자 사는데 크기도 적당해서 좋아요. 차가 없어서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는데 도보로 한 시간 정도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는 편이에요. 도시와 달리 삼례는 큰 건물이 많이 없어서 자연을 느끼며 산책하기에 좋아요. 내가 사는 지역이라고 생각하니 완주의 좋은 점을 주로 보게 되네요. 자연 안에서 자연을 느끼며 살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 청년 공간을 이용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우연히 삼봉 청년 간담회에 참석하게 되었는데, 완주에 청년 공간이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었어요. 이후에 원데이 클래스에 참가해서 향수나 캔들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개인 작업을 하기 위해 청년 공간을 자주 찾고 있어요. 사실 완주에 연고라고는 하나도 없었는데, 공간에서 소모임을 하며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더라고요. 올해는 글쓰기 소모임을 직접 운영해보고 싶기도 해요.

 

⦁ 완주에 애정하는 공간이 있나요?

프리랜서다 보니 집에서 주로 작업하는데 간혹 무기력해 질 때도 많아요. 능률이 떨어질 때면 삼례에 있는 카페 휴앤안에 가요. 버스 터미널에서 내려서 카페까지 30분 정도 더 걸어야 하지만 삼례문화예술촌 인근 거리를 걸으며 글쓰기 전 워밍업이 되는 느낌이 꽤 괜찮더라고요. 물론 카페 음료(특히 밀크티)도 맛있고, 서비스로 커피콩빵을 내어주시는 데 그것도 좋아요.

 

⦁ 힘들 때 어떻게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나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코인 노래방에 가서 3시간씩 노래를 부르며 혼자 콘서트를 즐기기도 했죠. 요즘에는 집에서 신나는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춰요. 최근에는 인센스 스틱이나 캔들을 켜고 태블릿으로 벽난로 ASMR을 틀어놓고 좋아하는 차를 끓여 옆에 두고 책을 읽으면서 기분 전환을 해요.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하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편해지거든요. 내 인생을 소중히 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가장 좋은 건 역시 글쓰기에요. 어릴 때는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게 감정을 남겨두는 것 같아서 싫기도 했는데요. 요즘에는 개인 블로그에 감정을 글로 풀어내고 사람들의 댓글을 읽는 게 가장 큰 힐링이에요.

 

⦁ 문화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무래도 독서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몇 년 전부터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읽고 있어요. 설재인 작가의 『너와 막걸리를 마신다면』, 조예은 작가의 『칵테일, 러브, 좀비』,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을 지면을 빌어 추천하고 싶네요. 페미니즘 도서도 자주 읽어요. 최근에는 최지은 작가의 『이런 얘기 하지 말까』를 완독했고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도 읽고 있어요. 평소 여성 인권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를 선호해요.

 

⦁ 바라고 꿈꾸는 계획이 있을까요?

완주뿐 아니라 우리나라 이곳저곳에서 충분히 살아보고 지역 콘텐츠 시리즈를 제작해보고 싶어요. 제주도에서 보름 살기를 한 경험을 살려 글을 써봤는데 반응이 괜찮았거든요. 아무래도 실제 경험과 소설 속 캐릭터가 합쳐지면서 시너지가 난 것 같아요. 올해는 완주를 배경으로 글을 써보고 싶어요. 제가 좋아하는 공간도 출연시키고요. 혼자보다는 지역의 예술가들과 협업해서 창작물을 만들어보고 싶기도 해요.

 

 

삼례 청년공간 완충지대 매니저 이자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