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생태 보전과 지역 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생태관광이 추구하는 지향점은 ‘자연 그대로’

 

팬데믹 상황에서 사람들이 추구하는 관광 혹은 여행이 질적인 변화를 맞고 있다. 소규모로 자연을 즐기며 지역을 체험하는 여행으로 바뀌고 있다. 예를 들면 개발되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즐기는 자연관광, 지역사회가 관광으로부터 정당한 이익을 얻는 공정여행, 생태교육과 해설을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생태관광 등이다. 자연관광이나 최근 화두였던 공정여행은 알겠는데 생태관광은 생소하다. 어떤 여행을 생태관광이라 하는지 알아보자.

 

자연환경보전법은 생태관광을 '생태와 경관이 우수한 지역에서 자연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추구하는 자연친화적인 관광'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또한 세계생태관광학회(TIES)에서는 ‘환경보전과 지역주민의 복리 증진을 위하여 자연지역으로 떠나는 책임 여행’을 생태관광으로 보고 있다.

 

즉 생태관광이란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보전하고,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사람과 자연이 만나는 여행을 말한다. 환경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생태관광이다. 생태관광은 '자연 그대로'를 추구한다. 개발과 생태는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개발에 중점을 둔다면 생태환경은 파괴될 것이다. 지금 인류가 겪고 있는 팬데믹이 그 결과이다. 생태환경을 지키고 우리 후손들에게 보다 나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자연 그대로 놔두어야 한다. 

 


 

자연 그대로 놔둔 채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생태관광지

 

자연 그대로의 보전를 통해 지역 활성화와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생태관광의 목적이기에 생태관광지는 대부분 보호구역이다. 생태관광지 지정은 환경부가 하고 운영은 지자체와 지역협의체가 한다. 생태관광지로 지정 받기 위해서는 환경적으로 보전 가치가 있어야 하고, 경관이 아름다워야 하며,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보호지역이어야 한다.

 

보통의 상식으로는 보호지역은 규제지역으로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생태관광지가 되면 환경을 자연 그대로 놔둔 채 지역경제의 활성화가 가능하다. 생태관광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예가 고창의 운곡습지이다. 운곡습지는 1980년대 운곡댐을 만들면서 9개 마을이 수몰되어 사람들이 떠났다. 이후 30년 동안 사람의 왕래가 없자 자연 생태계가 회복되어 멸종 위기 야생동물과 희귀 동식물이 살아가는 터전으로 변했다. 운곡습지가 국가 생태관광지로 지정받으면서 주변 마을 사람들은 에코메니저로, 마을체험지도사로 활동하며 수익 사업을 하고 있다. 생태관광지의 운영 주체는 지역주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생태관광지로 지정받으려면? 

 

생태관광지로 지정을 받으면 품질을 국가에서 인증하는 것이기에 많은 사람이 찾아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더 이상 보호지역은 규제지역이 아니다. 지역주민의 인식 변화가 지역의 생태환경을 지키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묘책이 될 것이다.

생태관광지로 지정받으려면 먼저 야생동식물의 서식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방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야생동식물의 소생활권(biotope)에 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조사결과를 반영하여 야생동식물과 공존·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둘째는 관광객을 위한 시설은 가급적 최소화하고 지역의 유휴시설을 활용하며 공유하여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면 새로운 시설물이 자연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생각해야 한다. 편의시설을 설치한 후에도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적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용자 관리방안이 마련 되어야 한다. 이용자들이 쓰레기를 함부로 버린다거나 환경을 파괴한다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환경보존과 지역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묘책

 

대규모 단체관광으로 인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생태관광이다. 그래서 생태관광은 소규모로 진행된다.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자연을 이해하고 관찰하는 생태관광은 지역의 환경을 보전하면서 지역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요술램프이다. 생태관광이 활성화되면 지역주민의 복지가 좋아져 지속가능하고 행복한 지역으로 발전할 것이다.

 

생태관광지는 흥미 위주로 꾸며진 관광지가 아니고 자연이 잘 보전된 지역을 의미한다. 안전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만경강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천혜의 생태관광자원이다. 만경강이 완주의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담아낸 자연 그대로의 생태관광지가 된다면 만경강의 자연과 생태환경이 보전될 수 있다. 잘 보전된 자연과 생태환경은 우리 아이들의 훌륭한 먹거리로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 줄 것이다.

 

관광지에서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여행의 감동은 달라진다. 그 지역의 해설사를 만나 지역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더 깊은 눈으로 지역을 볼 수 있다. 생태환경전문가가 지역의 환경과 생태의 가치를 이해시킨다면 참가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아질 것이다. 자연유산을 제대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생태관광 전문가 양성해야 하는 이유이다. 생태관광지가 된다면 주민들이 생태환경전문가로 활동하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생태관광에는 슬로우푸드, 로컬푸드가 있어야 한다. 완주는 로컬푸드가 시작된 곳이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완주에서 나는 재료로 완주 사람이 건강하게 만든 밥상을 제공하여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생태관광은 지역주민이 운영하는 소규모 민박을 선호한다. 지역주민과의 교감과 소통, 지역 문화의 체험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마을의 숙소는 여행자가 지역의 삶을 체험하는 공간이고 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된다. 빈집이나 폐교, 경로당 등 유휴시설을 활용하여 여행자와 주민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먼저 관광객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에게 소득이 돌아간다. 한 예로 마을의 민박을 이용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착한 소비이다. 주민과 관광객의 관계 맺음을 통해 도시와 지역이 연결되면 지역에 긍정적인 '관계인구'를 증가 시킬 수 있다. 관계인구를 늘리는 것은 지역소멸의 대안이다.

 

자연생태는 후손에게 잘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자원이며 미래의 가치를 높이는 생명의 관광자원이다. 생태자원을 잘 물려주기 위해서는 참여자의 자연보호와 지역주민들의 인식전환 그리고 생태관광을 수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선거철을 앞두고 만경강에 대한 개발 공약이 난무한다. 각 후보들은 만경강을 지금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지역 발전을 위해 가장 현명한 길임을 인식하길 바란다.

 

 

손안나(만경강사랑지킴이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