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벚꽃은 때 이르게 찾아왔다. 일제히 터진 꽃들이 거리마다 사태를 이루었다. 어느 날 비 오고 바람 불고 나서는 금세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계절의 아름다움을 때맞추어 즐기는 일이 새삼 귀하게 느껴진다.
삼례동초등학교가 오는 2024년 3월 삼봉지구 내로 이전한다. 1949년 석전초등학교로 개교한 이래 1965년에 삼례동국민학교로, 1996년에 삼례동초등학교로 70년 이상 역사를 이어왔다. 이제 삼례동초등학교는 농촌 지역 학교에서 아파트 단지 중심의 도심 학교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학교가 이전한 후에는 학생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최신 설비를 갖춘 교육 환경에서 학생들의 교육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런 점은 지역 학교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분명 축하할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지역에서 학교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삼례동초등학교는 개교 이래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해 왔다. 비록 한 세대 전이기는 해도 학교 운동회 날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나와 천막을 치고 마련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누었다. 그때 운동장을 달리던 마을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하여 지역에서 오랫동안 끈끈한 유대를 갖고 살고 있다. 지역에서 학교가 갖는 의미는 설립의 역사에서부터 나타난다. 1949년에 삼례 석전리 일원의 주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갹출하고 땅을 내서 석전초등학교를 세웠다. 학교를 세울 때는 아이들이 멀리 있는 학교로 힘들게
▲ 사진=이호연. 촬영일자: 2021. 1. 31. 16:00 장소: 삼례읍 해전마을 앞 만경강 만경강에 황새가 찾아왔다. 황새는 전 세계에 약 2500~3000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다. 앞으로도 황새를 만경강에서 볼 수 있을까? 우리가 하기에 달린 일이다. 강을 살리고 새들의 보금자리를 지키는 일은 사람들의 몫이다.
물메기 물메기 [명사] 꼼칫과의 바닷물고기. 메기와 비슷하며, 반투명하고 연한 푸른 갈색 바탕에 그물 모양의 얼룩무늬가 있다. 배와 등이 지느러미로 둘려 있다. 한국 동해,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나는 초겨울 혹은 겨울 하면 생생히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어스름이 질 무렵, 어머니께서 노을을 등지고 걸어오시는 모습. 한 손에는 보험 가방과 다른 손에는 생선 두어 마리를 들고 오시던 초겨울의 풍경이 지금도 생생하다. 엄마를 외치며 엄마 품으로 달려가면 손에 든 생선이 아들의 옷이라도 스칠까봐 조심히 안아주던 어머니의 시리면서 따뜻했던 품. 어머니를 따라 집에 들어와서 보니 그 생선은 주둥이가 크고 몸집도 일반 생선의 2~3배 정도는 큰, 아주 못 생기고 징그러운 생선이었다. 입은 터무니없이 크고 넓었으며 몸통은 흐물흐물한 것이 꼭, 물 많이 먹은 밀가루 반죽처럼 손으로 떼어내면 쉽게 떼어질 것 같았던 못난 생선. 어머니는 물메기라고 하셨다. 커다란 주둥이에 노끈이 꾄 채 두 마리가 바가지에 누워 있었고, 두 살 터울인 누이와 나는 서로를 닮았다고 놀려대며 퇴근한 어머니의 주위를 맴돌았었다. 저녁 밥상 위에 물메기탕이 올라오자 나는 숟가락으로 덥석 살점을 떠서
마당에 새싹이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봄이 왔다. 영하 17도까지 내려가는 강추위는 어디로 갔는지 봄은 오고야 말았다. 하지만, 내 마음엔 아직 봄을 맞을 여유가 없다. 내 소중한 친구가 죽음에 임박해 있기 때문이다. 말기암 판정을 받은 것은 불과 10주 전. 그 엄중한 사실을 온전히 받아들이지도 못했는데 발가락은 괴사되고, 폐에는 물이 차고, 흉수, 복수, 오른손은 마비, 간성혼수, 투석, 혈압은 곤두박질치고, 욕창, 끝도 모를 통증으로 마약성 진통제 없이는 잠 한숨 편하게 잘 수 없다. 하루하루가 삶에 대한 도전이다. 10주 전에 멀쩡히 약국에서 열정적으로 근무하던 그 모습을 상상할 수 없는 몰골이다. 뼈와 피부가 붙어버린 모습이 안쓰럽다. 이놈의 암 덩어리가 온몸을 잠식하고서 먹고, 자고, 싸는 것, 숨 쉬고 소화 흡수시키는 것, 혈액을 돌리고 노폐물을 빼내는 생체 기능을 순식간에 앗아갔다. 비위관, 승압제 주입장치, 알부민과 영양수액제, 혈액투석으로 그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며칠 전부터 주치의는 연명의료계획서를 재촉한다. 마약성 진통제 때문에도 그렇고 투석을 하는 중간에도 혹시라도 심정지가 오면 심폐소생술을 할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루
삼례시장 청년몰에는 가죽 공예 공방 <레가로>가 있다. 기자가 찾아갔을 때 공방 주인 허효정님은 한창 일을 벌여놓은 중이었다. 재단한 가죽들과 공예 도구들이 작업대 위에 어지러이 놓여 있었다. “2019년 11월에 공방 문을 처음 열었어요. 원래는 삼례에 제 작업실을 두고 부업으로 시작했어요. 외부에서 주문 받은 것을 작업하고, 수업도 나갔어요.” 가방, 손지갑 등 여러 가죽 제품들이 매장을 채우고 있었다. 그중 가장 많이 찾는 제품은 폰케이스라고. 공방 주인은 가죽 제품만의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가죽이 소재가 다양하잖아요.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제가 원하는 것이면 소품이든 뭐든 다 만들 수 있어서 좋아요. 특히 통가죽은 시간이 갈수록 낡아간다기 보다는 늙어간다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매력이 있어요.” 어떤 제품이 만드는 데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 궁금했다. 아마 큰 가방 종류가 오래 걸릴 것 같았는데…. “제품 구조가 단순할수록 작업이 짧아요. 의외로 쇼퍼백이나 클러치 같은 가방 종류가 빨리 끝나요. 크기는 작아도 핸드폰 케이스는 카드, 지폐 칸 넣고 지퍼 돌려 달고 하면은 꼬박 이틀 걸리기도 해요.” 짧게 걸린다는 가방도 재단하고 박음질
자목련 얼레지 수선화 개나리 구이면에서 전해드립니다. 입춘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요,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많은 꽃들이 다투어 피기 시작했습니다. 봄이 되면 구이저수지 둘레길에 왕벚꽃나무가 가장 장관을 이루는데요, 올해도 개화 시기는 4월 초쯤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쑥이 점점 자라는 모습이 보이는데요, 이때쯤이면 구이저수지 언덕에 쑥을 캐는 아주머니들을 많이 볼 수 있답니다. 쑥의 이름이 왜 쑥인지 아시나요? 제 생각에는 ‘쑥쑥’ 자라기 때문인 것 같아요! 비만 오면 쑥의 크기가 놀라웁게 커 있는 모습을 누구든지 보셨을 겁니다. 올봄에는 여러분도 쑥을 캐어 쑥국과 쑥떡을 한번 드셔보는 것은 어떠세요? 봄 향기가 온몸에 가득 펴져 혈액순환에도 좋고 스트레스도 날려 버릴 수 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자주 목련과 개나리, 붓꽃 등 봄소식을 알리고 싶어하는 아름다운 꽃과 화암사의 얼레지 꽃도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올봄에도 봄꽃과 함께 마음껏 행복한 하루가 되길 바랍니다. 구이면 장효진 기자
그해 겨울은 따뜻했다. 그녀와 나는 서로를 탐닉했고 우리는 서로가 세상의 모든 것이었다. 오직 그녀의 숨소리에 온 신경을 쏟아부었다. 나는 그녀를 만나기 위해 살았다. 그땐 그랬다. 그러나 그쪽 집에서는 무엇 하나 빠질 것 없는 딸이 직장도 없는 가난한 놈과 붙어 다니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만나면서도 선을 보아야 했다. 새봄이 되면서 추위가 몰려왔다. 그녀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녀 집 주변을 배회하면서 그녀 얼굴 한 번 보기를 소망했다. 꿈일 뿐이었다. 나는 좌절했다. 겨우 취직을 해서 적응하기에 바빠야 할 신참은 날마다 술 냄새를 풍기며 출근했다. 그대 보내고 멀리 가을 새와 작별하듯 / 그대 떠나보내고 돌아와 술잔 앞에 앉으면 / 눈물 나누나 (류근 시, 김광석 곡) 하필 농약집 딸이었던 그녀는 가끔 이상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고 했었다. 그냥 얼굴을 보면 안다고 했었다. 나는 그녀에게 내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녀에게서 농약을 사고 싶었다. 보다 못한 아버지가 수소문하여 소식을 전해 주었다. 그녀는 서울로 시집을 갔다고, 이제 그만 마음을 추스르라고. 아버지는 어서 출근이나 하라고 내 구두를 닦아 주면서 세월이 약이라고 중얼
수만리 마애석불 (사진=김왕중 기자) 허름한 모습의 안도암은 암자라기보다는 옛 시골집 풍경에 가깝다. 향수를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암자를 지나면서 산 경사가 심해진다. 다행히 얼마 오르지 않아 마애석불이 나타난다. 엄청나게 큰 바위 위에 새겨 놓은 마애석불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작은 목표 하나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의 웃음이다. 수만리 마애석불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84호다. 절벽에 새기는 마애석불은 백제시대부터 있었는데 수만리 마애석불은 통일신라 때 조성되었다. 마애석불 주변에만 유난히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큰 바위가 바람을 막아주고, 햇빛이 잘 드는 곳이라서 그런가 보다. 정상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오르는 길이 없다.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서 내려갔다. 내려갈 때 보이는 풍경은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르다. 발걸음이 한층 가볍다. 김왕중 기자
삼례읍 구와리 부락에는 유씨(柳氏) 가문의 정려가 있다. 1932년에 유발의 처 남양홍씨(1856~1938)의 절개를 기려 세워진 정려이다. 아내보다 2살 어린 남편 유발(1858~1876)은 겨우 19세에 세상을 하직하였고, 아내 남양홍씨는 어려운 수절의 명분을 열심히 일해서 살림을 늘리는 데서 찾았다고 한다. 정려각 옆에는 원래 팽나무 두 그루가 서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한 그루만 남아 있다. 모든 생명체에는 어떠한 이유를 물어볼 필요도 없이 태어나면 죽음은 필연이다. 그렇지만 같이 동반하여 살아오다가 한 나무는 다른 나무를 먼저 보내는 아픔을 겪었으리라. 남양홍씨가 젊은 나이에 수절한 뜻을 홀로 남은 나무가 보여주는 듯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살아왔으며 가장 많은 나무는 무엇일까? 지구상에서 현존하는 나무 중에서 은행나무 다음 순위가 팽나무라 한다. 팽나무의 꽃말은 고귀, 위엄이다. 팽나무는 나쁜 귀신을 ‘팽’ 하고 쏘아서 물리치고 참된 신을 모시라고 팔을 죽 벋고 서 있다고 한다. 삼례 임옥균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