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풍년제과 빵 잡아요”

 

11월 26일 목요일, 기자에게 문자가 띠링~ 왔다. “풍년 삼례점입니다. 오늘 3시 50분부터 빵잡아요~.” 빵 만드는 모습을 취재하겠다고 부탁드렸더니 알려 주신 거다. 빵을 잡는다고??

천일약국 2층 편집실에 있던 기자는 걸어서 1분도 안 되는 풍년제과 삼례점으로 잽싸게 달려갔다. 조금 일찍 가서 몇 가지 질문을 하기 위해서였다. 제빵사님께 인사를 하고 대뜸 제빵실로 들어갔다. 바쁘게 포장 작업을 하고 계셨다.

 

“풍년제과는 국산 밀을 쓴다는데, 우리 밀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드셔보시면 속이 편해요. 그래서 연세가 많으시거나 속이 약하신 분들은 우리밀 빵을 많이 찾으세요.”

“국산 밀을 쓰면 단가가 비싸지 않나요?”

“네, 밀 가격이 수입 밀에 비해 거의 세 배 정도 비싸요. 그래도 좋은 걸 알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행이에요.”

“젤로 인기 있는 빵은 뭔가요?”

“글쎄요…. 외지 분들은 초코파이 많이 찾으시고요. 삼례 분들은 어르신들이 팥 종류를 많이 사가세요.”

 

아직 젊은 기자도 팥을 무지무지 좋아하건만…. 앗! 드디어 노란 반죽의 비닐을 벗겨낸다. 작업대 위의 반죽 덩이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출렁출렁한다.

제빵사 두 분의 손놀림이 갑자기 빨라졌다. 한 분이 반죽을 일정한 크기로 떼어내고 무게를 단다. 무거우면 덜어낸다. 초밥을 ‘쥔다’고 하는 것처럼 빵을 ‘잡는’ 과정이었다. 옆에 분이 잡아낸 반죽을 받아서 동그랗게 모양을 짓는다. 사진을 몇 장 찍기도 전에 벌써 열 개, 스무 개 반죽 덩이가 줄을 지어나갔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먹는 밀 200만 톤 중에서 국산 밀은 고작 0.5%밖에 안 된다. 그에 비해 일본은 15%까지 자급한다. 소중한 우리 밀이 내년에도 풍년이길 빈다.

변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