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대아수목원, 봄꽃 향기를 찾아서

대아수목원 가는 길

완주 대아수목원을 찾아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예쁜 꽃을 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아수목원으로 가기 위해 지나는 길이 너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안남마을 앞을 지날 때 만나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줄지어 있는 풍경도 좋고, 대아저수지를 끼고 달리는 호반길의 고즈넉함도 훌륭하다. 이런 아름다운 길이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대아수목원을 가게 된다.

봄꽃과 눈맟춤하기

대아수목원에 들어서면 언제나 습관처럼 분재원을 먼저 돌아본다. 잘 가꾼 다양한 분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봄이 오기 전에 미리 봄꽃과 눈 맞춤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분재들 사이로 매화가 하얀 꽃잎을 드러낸다. 아직 바깥 날씨는 영하를 오르내리지만 기대했던 대로 매화가 꽃을 피웠다. 매화 향기를 탐하고 위쪽에 있는 열대식물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열대식물원 현관에 들어서자 꽃내음이 확 전해온다. 열대식물인 부겐베리아를 비롯해서 화사한 빛깔이 일품인 철쭉, 시클라멘 등등. 여러 꽃이 함께 피어 있어 현관이 환하다.

열대식물원 안에는 식물을 특성별로 분류해서 전시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사계절 언제 찾아도 꽃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좋다. 특히 꽃이 귀한 겨울에는 더욱더 그렇다. 열대식물원 맨 마지막 공간에는 봄에 꽃을 피우는 서향과 야생화가 모여 있다. 야생화 전시실은 입구부터 꽃향기가 진하다. 서향이 만발했기 때문이다. 야생화 화분마다 잎이 올라오고 있다. 꽃이 잎보다 먼저 피는 노루귀는 이미 꽃을 피웠다. 연한 자주색 꽃이 앙증맞다. 다른 야생화들도 조금 있으면 서로 앞다투어 꽃을 피울 것 같다. 야생화 온실에서는 완연한 봄 분위기가 느껴진다.

 

 

 

대아수목원 전망대에 느끼는 봄기운

꽃과의 만남 의식을 최대한 짧게 마치고 제1전망대를 향해 길을 나섰다. 대아수목원은 꽃이 피는 시기에는 꽃놀이를 즐기기 좋은 곳이면서 가벼운 산책은 물론 등산까지 가능하다. 대아수목원을 감싸고 있는 산 능선에는 3개의 전망대가 있다 그중에서 제1전망대 높이(372m)가 가장 낮아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가벼운 산책하는 기분으로 다녀올 수 있다.

제1전망대에 오르면 앞이 탁 트여 주변 풍경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동쪽으로 펼쳐진 산줄기, 그 산줄기에서 흘러나온 계곡물이 대아저수지로 흘러 들어가는 풍경, 등산로가 있는 대아수목원을 감싸고 있는 산 풍경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전망도 멋지고 분위기가 참 좋다. 이곳에서 따스하게 비추는 햇살을 받으며 유유자적하면서 한나절쯤 시간을 보내고 싶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부드럽다. 곧 봄이 오려나 보다.

김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