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석불의 미소

수만리 마애석불 (사진=김왕중 기자)

 

 

허름한 모습의 안도암은 암자라기보다는 옛 시골집 풍경에 가깝다. 향수를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암자를 지나면서 산 경사가 심해진다. 다행히 얼마 오르지 않아 마애석불이 나타난다. 엄청나게 큰 바위 위에 새겨 놓은 마애석불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작은 목표 하나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의 웃음이다. 수만리 마애석불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84호다. 절벽에 새기는 마애석불은 백제시대부터 있었는데 수만리 마애석불은 통일신라 때 조성되었다.

마애석불 주변에만 유난히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큰 바위가 바람을 막아주고, 햇빛이 잘 드는 곳이라서 그런가 보다. 정상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오르는 길이 없다.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서 내려갔다. 내려갈 때 보이는 풍경은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르다. 발걸음이 한층 가볍다.

 

김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