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쁘게 살아가는 순간 속에도

- 소설 『모모』를 읽고 -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는 직장일로, 누군가는 학업 때문에 산더미처럼 싸인 과제들을 해결하느라 생각할 시간도 없이 시간에 쫓기고 또 쫓긴다. 그러다가 어느 날 정신을 차리게 되면 왜 이렇게 시간이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갔는지, 시간을 아끼지 못해 후회한다. 미하엘 엔데가 쓴 소설 『모모』는 위처럼 시간에 쫓기는 현대 사람들에게 잊고 있었던 가치들과 시간에 대한 고찰을 담아 소설로 표현하였다.

 

이야기는 버려진 원형극장 옛터에서 시작된다. 그곳엔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모모라는, 누더기를 쓰고 삐쩍 마른 여자아이가 있다.

베포 할아버지와 안내원 기기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그곳에 있는 모모를 발견하고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었다. 모모는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경청하는 능력이 있어 마을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는다. 그런데 어느 날 마을에 기다란 시가를 문 시간저축 은행의 회색 사람들이 나타나 시간을 절약할 것을 마을 사람들에게 일러주고, 정확히 낭비되는시간을 계산하여 설득해 사람들을 끌어들인다. 마을 사람들은 서서히 이들의 지배하에 들어갔고 그 뒤 마을 사람들은 시간에 쫓기는 삶을 살게 되며 여유를 잃어버린다. 모모는 회색 사람들이 시간을 아끼라는 핑계로 마을 사람들의 시간을 훔쳐 간다는 걸 알게 되고 베포, 기기 그리고 모모를 찾아 원형극장으로 올라오는 아이들과 함께 모여서 옛날 친구들의 시간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소설 모모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는 소름 돋을 정도로 현재의 우리나라와 닮았다. 1973년에 쓴 책인데도 말이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뼈가 빠지게 일을 하고, 점심을 먹으며 여유롭게 대화할 틈도 없고, 심지어는 잘 시간마저 아끼지만 시간은 전혀 늘어나지 않고 오히려 빨리 줄어들기만 한다.

책에서 시간은 가슴으로 느끼는 거라 한다. 가슴으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지 않은 시간들은 전부 없어져 버린다고. 하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시간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넘쳐흐르는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숨가쁘게 삶을 살아가다 보면 남들은 다 앞장서 나아가고 있지만 나 혼자 원점에 서 있는 것 같은 소외감과 불안함 때문에 “내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나?”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소설의 주인공 모모는 말한다. “넌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게 아니다. 천천히 아름답게 시간의 꽃을 피우는 것뿐이다.” 혹시 자신이 시간에 쫓기며 괴롭고 힘든 삶을 살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 보는 걸 추천한다. 그러면 조금이나마 마음에 안식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곽신언 청소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