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마지막 갯벌에 왜 공항을 지으려는 걸까?

전북녹색연합 김지은 사무국장 심층 인터뷰

새만금국제공항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보자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 10월 6일부터 전주혁신도시의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농성을 해 오다 27일 농성을 잠정 해제했다. 9월 6일 국토부가 환경부에 협의요청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가 보완 요청되었기 때문이다. 공동행동은 “부동의 또는 반려 결정을 통보했어야 마땅하기에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새만금신공항은 대체 무엇일까? 누가, 왜 지으려고 하는 걸까? 또 이를 막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례사람들은 만경강을 함께 끼고 살아가는 삼례 주민들에게 이 물음에 답해 주기 위해 농성장에서 김지은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을 만났다. 김지은 국장은 지방환경청에서 면담을 마치고 농성장으로 들어오며 곧바로 펴놓은 이불을 개기 시작했다. “누가 어제 자고 이불을 안 갰네요.” 기자는 명함을 들고 있는데, 김국장은 계속 이불을 개고 농성장을 치우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공항 건설 여부, 환경부 손에 달렸다

새만금신공항 건설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독립된 민간 국제공항이 전북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명분이었어요. 그러나 실상을 보니 신공항 건설이 아니라 군산공항 확장이었다는 것이 밝혀졌어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에 제출하면 환경부는 동의, 부동의, 반려, 조건부동의 네 가지로 협의의견을 내도록 되어 있어요. 반려나 부동의 되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고 사실상 사업이 어려워지게 되죠.

 

국토부는 새만금신공항 사업계획서를 제출

환경부는 군산공항 확장으로 환경영향 검토

국정감사에서 강은미 의원이 환경부 장관에게 멸종위기종, 수라갯벌 보존, 조류 충돌 위험에 대한 사안은 보완이 불가능한 사항이라 부동의 해야 한다고 질의하자, 환경부장관은 거기에 공항이 없었다면 모를까 현재 공항이 있는 상태에서 확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완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어요. 국정감사에서 ‘새만금신공항’이라는 말 자체가 안 나와요. 모든 용어가 군산공항 확장을 가리키고 있어요. 장관은 이 사안을 잘 모르고 있는 거예요. 이 사안은 환경부 환경영향평가과 담당과장 전결사항이기 때문에 장관의 발언은 곧 담당과장의 판단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어요. 

 

‘기존 공항 확장’이라는 평가 기준 적용해 통과 쉽도록 해

장관은 군산공항 확장으로 보고 있어요. 그런데 사업명과 사업평가의 내용이 달라요. 만약에 새만금신공항사업이라면 신공항 건설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되는 거고, 군산공항 확장이라면 거기에 맞는 환경영향평가를 별도로 다시 받아야 돼요. 두 사업은 사업주체, 사업내용이 모두 다른 거죠. 거기에 따른 환경영향 예측도 다를 수 밖에 없고요. 신공항사업을 한다고 하면 환경영향평가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집니다. 그런데 기존에 있던 공항을 증설한다고 하면 입지타당성 같은 항목은 의미가 없어져요. 이미 그곳에 공항이 있기 때문에요.

 

 

독립적이지도 않고, 경제성도 없다

신공항 자리는 군산공항 바로 가까이에 있어요. 어차피 미군의 통합관제권에 속하죠. (군산공항은 미군이 관제 권한을 갖고 있다.) 미군으로부터 전혀 독립될 수 없어요. 경제성을 봐도 그래요. 동북아물류의 중심이 될 것이다는 근거 없는 맹목적 주장을 하고 있어요. 경제성평가에서 0.5도 안 나왔다니까요. 1 이상이어야 어느 정도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데 말이죠. 무엇보다도 수요가 없어요. 현재 군산공항도 수요가 없어 매년 30억 원 이상 적자가 나고 있거든요. 전북도에서는 군산 공항이 군 공항이기 때문에 잦은 결항으로 불편하다고 주장해요.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저희가 조사한 바로는 결항 횟수도 다른 지방 공항과 비슷하고, 이유도 기상 상황으로 인한 경우가 많아요. 군 공항이라서 불편한 것이 아니라 수요가 없기 때문이에요.

국제공항만 지으면 새만금에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다라고 주장해요. 공항이 다른 기반시설과 다른 점 무엇인지 아세요? 공항의 최종 소비자는 개인이 아니라 항공사거든요. 항공사가 그 공항은 수요가 없다고 판단하면 취항을 하지 않아요. 따라서 공항 건설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에요. 수요도 부풀리고 있어요. 전북도에서 조사한 수치를 보면 300만 이상 수요를 부풀리고 있다니까요. 경제성도 없고, 수요도 없는데 마치 국제공항만 들어서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말하는 것이 문제예요.

 

 

국제공항이라 하기에는 초라한 규모

새만금 마지막 갯벌 수라갯벌을 파괴해

신공항 계획을 보면 활주로 길이가 2500미터밖에 되지 않아요. 활주로 개수도 1개. 군산공항보다 짧고 적어요. C급 항공기밖에 취항하지 못해요. 국제공항은 허울일 뿐이지요. 계류장도 4개, 다른 국제공항은 수십 개예요. 국제공항 역할을 할 규모가 전혀 아닌 거죠. 군산공항이 바로 옆인데 굳이 일부러 새만금 마지막 갯벌인 수라갯벌을 없애가면서 지을 이유가 없어요. 수라갯벌에는 대규모 염습지가 존재해요. 염습지는 탄소흡수에 매우 큰 효과가 있어요. 문재인정부도 해양수산부가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갯벌복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거든요. 한쪽에서는 갯벌을 복원하고 있고, 한쪽에서는 없애고 있다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에요.

 

전북이 공항 오지라며 서러움을 조장해

반대하는 이유는 불문하고 정치적 공격으로 몰아가

공항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군산공항이 불편하고, 전북이 공항 오지라고 하며 서러움을 조장하고 있어요. ‘전북은 공항이 없어 낙후되었다.’ ‘반대하는 너희는 전북 도민이 맞느냐?’ ‘능지처참해야 한다.’ ‘전북을 떠나라.’ 저희에게 이런 말들을 했어요. 우리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고, 지역발전을 발목 잡는 사람들, 능지처참하라….

추진하는 쪽에서는 우리더러 순수하게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있다고 하고, 언론도 그대로 받아쓰고 있어요. 대책위에 들어온 민주노총과 정의당을 보고 정치적인 목적으로 몰아가는 거지요. 반대하는 내용과 근거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이 정치적 반대 프레임을 거는 거예요.

 

적자뿐인 지방 공항의 현실

온실가스 감소에 역행하는 공항 증설

우리나라에 15개 공항이 있어요. 인천공항이 있고, 14개 지역 공항이 있지요. 14개 지역 공항 중에서 단 4개만 흑자고 10개는 만성 적자예요. 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인천공항과 14개 지역 공항 전부 적자였어요. 코로나 이전에도 10개 공항이 만성적자였고, 그 액수가 매년 수천억 원에 달해요. 작년 재작년 합해서 10개 지역 공항 적자액이 3천억 원이에요. 이게 뭘 말하느냐 하면 지역공항은 수요가 없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정부는 추가로 10개 공항을 또 짓겠다고 해요. 전 세계적으로 지금 공항을 줄이는 추세예요. 신규 공항 계획 철회하고, 있는 공항도 폐쇄하고, 단거리 노선 규제하면서 공항 수를 줄여나가고 있거든요.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데 한국은 거꾸로 온실가스를 엄청나게 배출하는 공항을 온실가스 흡수원인 갯벌을 없애가면서 짓는 것이지요.

 

군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만들면 될 문제

14개 지역공항 중에서 8개 공항이 민군 겸용 공항이에요. 8개 중 3개는 국제공항이고요. 따라서 군산공항이 군공항이라서 전북이 항공오지이고, 신공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억지예요." 군산공항이 있는데 항공 오지는 아니죠. 국제공항이 필요하다면 미군과 협의해서 군산공항을 국제공항으로 만들면 돼요.

지역 정치권은 박탈감을 조장하면서 신공항이 도민의 숙원사업인 것처럼 말해요. 결국에는 토건자본의 배만 불리고, 미군에게 활주로를 내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거라고 봐요. 그런데 왜 정치인들이 이것을 추진하느냐? 전북뿐만 아니라 지자체장들이 공약으로 공항 건설을 내거는 이유는 아직도 우리나라는 대규모 토건사업을 하면 그게 표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무엇이든지 크게 지어놓으면 경제가 발전한다는 인식이죠. 대규모 토건사업을 하나 따내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새만금공항을 ‘정치공항’이라고 하는 것에요.

 

지방균형발전 명분으로 예타면제 받아

“정치인, 토건자본, 미군을 위한 공항”

문재인 정부에서 지역균형 발전 사업으로 선정되어 예타면제를 받았어요. 예타면제를 받지 않고서는 애초에 통과될 수 없는 사업이었죠.

‘환경단체는 환경만 생각한다.’ ‘먹고살려고 경제성을 위해서 지역경제를 가로막느냐.’고 해요. 하지만 이것은 환경적으로 불가역적인 훼손을 불러올 뿐만 아니라 경제성도 없다, 누구한테도 안 좋다는 거예요. 누구한테만 좋냐면 정치인, 토건자본, 미군 이 세 단위밖에 좋을 것이 없어요.

 

전북 세금이 안 들어간다?

흔히 말해요. 이것은 국책사업이므로 전북지방돈 안 들어간다고요. 국민 혈세로 짓는 것인데 전북 도민은 국민이 아닌가요. 공항을 운영할 때 항공사는 수요가 없으니까 취항을 하지 않으려 해요. 그러면 취항 편수를 유지하기 위해 전북도와 군산에서 손실보전금을 매년 수억원씩 써야 해요. 더 큰 손해는 공항을 연약지반에 짓는 것이에요. 바다를 메워서 만든 공항에 향후 부등침하가 일어날 수 있어요. 이때 천문학적인 침하 보수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렇게 되면 몇 조가 들어갈지 몰라요. 일본 간사이공항이 그런 경우죠. 공항이 대부분 갯벌이나 바다를 매립해 짓기 때문에 지반 침하 보수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한국의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에서 탈락할 수도 있어

새만금 갯벌은 거의 다 매립이 됐어요. 단 하나 남은 게 수라갯벌이에요. 새만금간척사업으로 인해서 조류, 어류가 거의 90% 사라졌어요. 20만 마리 있던 도요물떼새는 97%가 사라졌고요. 엄청난 생태학살이 일어난 곳이에요. 얼마 남지 않은 멸종위기종 생물들이 수라갯벌에 모여들고 있어요. 국제멸종위기종인 저어새를 비롯한 멸종위기 1, 2급이 수두룩해요. 야생동물의 서식과 번식을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곳이에요. 다 빼앗아버리고 마지막 남은 것까지 없애버리겠다는 것이죠.

올해 7월에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어요. 고창, 서천, 신안, 보성, 순천 갯벌이 연속유산으로 등재됐지요. 맨 처음에는 새만금 때문에 반려됐어요. 갯벌의 연속성으로 봤을 때 장애요인이 되기 때문에요. 다시 신청했을 때 조건을 네 가지 붙여 통과해 줬어요. 2025년까지 추가로 9개 지역 갯벌을 등재한다. 그 9개 지역에 군산이 심지어 포함되어 있어요. 군산 지역에서 등재시킬 가치가 있는 갯벌은 수라갯벌이 유일해요. 그러니까 수라갯벌은 개발의 대상이 아니라 세계유산으로 등재시켜 보호할 가치가 인정되는 곳이에요. 추가 9개 지역과 기존에 등재된 지역 간에 통합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해요. 하나의 묶음으로 보는 것이죠.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추가 개발 행위에 대한 관리를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어요. 서천갯벌은 바로 옆이고 수라갯벌과 동일한 생태권역이에요. 그래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요. 수라갯벌에 공항을 지으면 자연유산 보전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2025년에 탈락될 수도 있어요. ‘한국의 갯벌’이 등재된 가장 큰 이유로 “한국의 갯벌은 지구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반드시 보호되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지역이다”라고 명시되었어요. 그 이유는 “다수의 멸종 위기종이 서식하고 동아시아 국제적 철새이동경로에서 핵심 기착지”이기 때문이라고 세계자연유산위원회에서 명시했어요.

 

환경영향평가 피해가려는 국토부의 꼼수 드러나

그래서 수라갯벌은 원천적으로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이런 걸 통과시키려고 국토부가 꼼수를 부렸다는 것이 어제 환경부 국감에서 드러난 것이에요. 신공항사업이라고 하면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할 수가 없고, 기존 공항의 확장이라고 하면 기존 공항의 입지타당성이 확보되었다고 보고 환경영향은 보완을 통해서 대안을 설정할 수 있다고 환경부에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사업명은 새만금국제공항으로 하고, 전략환경영향평가서는 기존 군산공항의 확장으로 평가하고 있어요. 이것은 완전히 허위 평가죠. 환경부는 동의, 부동의가 아니라 이 사업이 애초에 협의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야 해요. 이것은 저희들만의 주장이 아니에요.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하는 전문 기관인 한국환경연구원(KEI)에서 환경부에 제출한 검토의견에 따르면 “사업명은 새만금국제공항인데 사업 평가의 내용은 신공항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군산공항 확장을 염두에 둔 평가를 하고 있다.”라고 명확히 지적하고 있어요.

환경부 환경영향과장을 만났을 때 두 시간 동안 수많은 근거를 제시하며 왜 이곳에 공항을 지어서는 안 되는지 설명했어요. 그런데 다 듣고 하는 말이 전북도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 하고 있었어요. 전북도는 “방조제 건설로 인해 수라갯벌은 육화되고 있다. 갯벌 기능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매립해도 된다.”고 해요. 그 얘기를 똑같이 하더라니까요. 그런데 물이 들어오고 있어요. 남북로가 건설되어 있지만 교각이 있거든요. 해수가 유통될 수 있게 만들어 놓았어요. 현재도 해수가 유통되고 있어요.

 

 

새만금 해수 유통으로 갯벌 복원해야

원래 철새들의 땅, 그들에게 돌려주자

새만금호는 해수 물관리계획이 변경되었어요. 올해 초 새만금위원회에서 기존 담수화 계획을 포기하고 2023년부터 해수 유통을 확대하기로 했어요. 현재는 새만금호의 수위를 해수 대비 –1.6미터로 유지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교각을 통해 상시 해수 유통이 되고, 관리 수면이 평균 해수면 0미터까지 올라가면 수라갯벌의 50%는 갯벌로 복원되고 나머지는 염습지로 복원될 수 있는 구간이에요. 여기는 육화되었다고 포기할 곳이 아니라 살아 있는 공간이고, 앞으로 해수 유통을 통해 살아날 수 있는 구간이에요. 국제적으로 관심 있는 지역으로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해야 할 지역이고요. 철새기착지로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니까요. 원래 여기는 철새들의 땅이었어요. 우리가 다 뺏어버린 거예요. 그나마 마지막 남아 있는 공간까지 뺏어가겠다는 거예요.

 

 

변두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