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리면 걷고 싶은 곳, 삼례”

아름다운 삼례의 설경을 걷다

요즘은 겨울철에도 눈 보기가 쉽지 않다. 온난화가 실제 우리들 생활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어릴 적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아침마다 마당에 쌓여 있던 눈을 자주 보았던 그 시절과는 사뭇 다른 겨울을 보내고 있다. 눈이 자주 내리면 활동에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눈이 내린 풍경을 가끔씩은 보고 싶어진다. 눈이 언제쯤 내리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완주에도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린 아침 아름다운 삼례 설경을 찾아 겨울 산책을 나섰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삼례문화예술촌이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접근성이 좋은 장점이 있어 삼례 여행을 할 때 잘 활용하면 좋은 곳이다. 특히 기차역 바로 앞에 있어 기차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침 시간이라서 그런지 삼례문화예술촌은 조용하다. 겨울 아침 특유의 적막함이 감도는 공간이다. 눈은 내렸지만 살짝 쌓여 있어 그저 설경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눈이 발목까지 쌓여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하면서 뒤따라오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아쉽지만 그런 기대는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삼례문화예술촌에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있다. 그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개구리 조형물이다. 이곳이 개구리들이 살았던 습지였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만든 조형물인데 눈이 내린 겨울 날씨에도 태연하게 있는 개구리 조형물이 재미있다. 개구리 조형물 뒤쪽으로는 삼례성당 건물이 보인다. 평상시 보아도 예쁜 건물이지만 눈이 내린 풍경과 잘 어울리는 건물이다. 성당 건물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전에 김상림목공소가 있던 건물 앞을 지나는데 물방울 소리가 들린다. 지붕에 쌓였던 눈이 벌써 녹기 시작했다. 눈이 녹아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지는 물소리가 고요함을 깨트린다. 똑! 똑! 똑! 듣기 좋은 소리이다.

성당 건물은 정면에서 보아야 아름답다. 붉은 벽돌과 검은색 벽돌의 조화, 첨탑의 우아한 구조가 인상적인 풍경이다. 하얀 눈이 장식 효과까지 더해서 기억에 남을만한 그림이 되었다.

 

다음은 비비정 방향으로 이동했다. 삼례공고 앞을 지나 작은 사거리에서 오른쪽 마을 길을 따라 걸었다.  중간에 비비정 가는 길에 있는 비비낙안 카페를 먼저 들렀다. 만경강변에 있으면서 위치가 높아 전망이 좋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때에는 익산지역으로 공급했던 상수도 정수장이었다. 비비낙안 카페는 그 정수장 특징을 그대로 살려 만들었다. 물을 저장했던 저수조는 작은 야외공연장이 되었다. 벽에는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어 포토존으로도 훌륭하다. 눈이 내려 산뜻함이 돋보인다.

 

 

정수탑은 이제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만경강 풍경은 물론 멀리 전주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만경강 남쪽 풍경을 조망하기 좋은 장소이다. 카페 건물 주변은 공간이 넓어 야외공연장과 전망대 외에도 편의 시설들이 되어 있다. 예쁜 포토존도 설치되어 있고, 야외 벤치도 나란히 있다. 야외 벤치는 겨울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없어 텅 비어 있지만 봄, 여름, 가을에는 야외 분위기를 느끼면서 차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봄, 가을 결혼 시즌에는 야외 결혼식장으로도 인기가 있다. 꽃 길을 만들고 테이블을 설치해서 꾸미면, 훌륭한 결혼식장으로 바뀌게 된다. 흰 눈이 걷히고 봄꽃향기가 흩날리는 따뜻한 날 결혼식이 열리는 풍경을 상상해 본다.

 

 

비비낙안 카페를 나와 비비정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도시숲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도시숲도 마침 내린 눈으로 설국이 되었다. 도시숲 안에는 파크골프장 시설과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어 가벼운 운동을 하기에 적합하다. 또 다양한 나무들이 심어져 있어 계절별로 나무의 특징을 관찰하면서 산책하는 즐거움이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숲 체험장도 있어 가족단위로 찾아도 좋겠다. 그 외에도 정자를 비롯해서 쉼터 시설이 되어 있어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곳이다. 눈이 내린 날에는 오랫동안 머물러 있기는 어렵겠지만 설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눈 덮인 길을 따라 산책하는 것도 운치가 있다. 도시숲을 지나면 비비정 정자가 보인다. 만경강 설경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비비정은 굳은 뜻을 품은 선비의 모습과 닮았다. 어쩌면 그런 매력 때문에 자주 찾는 곳인지도 모르겠다. 삼례의 아름다운 설경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다. 비비정 주변에는 특별히 포토존을 만들어 놓지 않았다. 어느 각도로 보아도 아름다운 곳이기 때문이다. 비비정을 배경으로 해도 멋진 사진이 되고, 만경강이나 구 만경철교 위에 놓인 열차카페를 배경으로 해도 아름다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눈이 내리면 걷고 싶은 길

문화예술촌에서 비비정으로 이어지는 길은 삼례에서 설경이 아름다운 길이다. 설경 감상도 하고 예쁜 사진도 담을 수 있는 코스이다. 특히 비비정 주변에는 전망이 좋은 카페들이 여럿 있다. 어느 카페에 들어가도 좋은데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차를 마시면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도 일품이다. 눈이 내리면 다시 한번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