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아저수지 겨울 풍경을 보고 싶어 대아수목원에 간다

대아저수지 겨울 풍경을 보고 싶어 대아수목원에 간다.

 

 

계절마다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같은 장소라도 계절 변화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계절 따라 달라지는 모습도 비교해 보고 싶어서다. 대아저수지도 그중 한 곳이다. 대아저수지를 탐하는 방법은 여럿 있다.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방법도 있고, 전망대에 올라 감상하기도 한다. 최근에 위쪽에 있는 동상저수지 가는 방향 도로 중간에 또 하나의 전망대가 생겨 이쪽 저쪽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저수지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 싶을 때는 대아저수지 안에 있는 전주 최씨 묘역이 좋다. 거침없이 탁 트여 있어 대아저수지 풍경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는 운암산과 대아수목원 뒷산이 제격이다. 두 곳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대아수목원 뒷산 전망대를 선호한다. 대아수목원은 분재원과 열대식물원이 있어 겨울철 꽃이 그리워지면 찾는 장소인데 이번에는 대아저수지 겨울 풍경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싶어 대아수목원을 찾았다.

 

 

대아수목원 주차장에서 수목원 안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두 개 있다. 언제나 습관처럼 덩굴식물 아치가 있는 다리를 이용한다. 물론 지금은 덩굴식물은 보이지 않지만 예전에 보았던 기억이 남아서 그런지 마치 덩굴식물 터널을 지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

 

 

수목원 입구 풍경은 여느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코로나 영향인지 날씨 때문인지 주말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둥근 모양의 쉼터 건물도 안이 텅 비어 있다. 쉼터를 지나 임도 산책로를 따라 제3전망대 방향으로 향했다.

 

 

임도는 산 중턱을 지나기 때문에 경사가 있는 편이다. 산행할 때 몸을 푼다는 기분으로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걸었다. 텅 빈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 내린다. 겨울철에는 햇빛이 오히려 반갑다.

 

 

몇 번을 지그재그 돌아 오르다 보면 갈림길이 나온다. 금낭화 군락지로 가는 임도가 새로 만들어지면서 생긴 갈림길이다. 오른쪽 새로 만든 임도로 들어섰다. 경사가 훨씬 심해졌다. 임도는 금낭화 군락지로 이어진다.

 

 

금낭화 군락지 옆으로 등산로가 별도로 있지만 금낭화 군락지를 지나는 나무 계단을 이용해서 올랐다. 금낭화 군락지를 보면서 걷고 싶었다. 금낭화 군락지는 아직은 겨울잠을 자고 있는지 잠잠하다. 금낭화 군락지 끝에서 길은 등산로와 닿아 있다. 여기부터는 경사가 더 심해진다. 좁은 계단에 의지해서 한 계단 한 계단 올랐다.

 

 

능선을 오르면 제3전망대는 왼쪽에 있고, 대아저수지가 보이는 전망대는 오른쪽으로 더 가야 한다. 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아직도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서걱거리는 소리가 뒤따라 온다. 운치가 있어 좋기는 하지만 미끄러워 조심스러웠다. 경사 구간을 오르는 동안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걸었다. 다행히 경사 구간을 지나 능선을 지날 때는 큰 부담이 없었다.

 

 

능선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나무 사이로 파란 하늘이 훤히 보인다. 겨울 산행의 묘미는 이런 데 있다. 겨울 산은 뭐든지 감추지 않고 다 보여준다.

 

 

얼마 안 가서 대아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대에 도착했다. 특별히 전망대 시설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대아저수지 방향으로 놓인 바위가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바위에 서면 대아저수지 풍광이 품 안에 다 들어온다. 아래에서 바라보는 풍경과는 느낌이 다르다. 특히 대아저수지의 생동감이 잘 느껴진다.

 

 

위쪽에 있는 동상저수지에서 흘러온 물줄기가 산을 휘감고 있는 모습에서도 그렇고, 저수지 안쪽에 있는 전주 최씨 묘역이 자라를 닮았다고 하는데 위에서 보면 마치 자라가 힘차게 저수지 안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그런 풍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운을 얻는다. 준비해 간 커피를 마시면서 대아저수지 겨울 풍경을 보고 또 보았다. 비록 눈 덮인 풍경은 아니지만 대아저수지 겨울 풍경이 전해주는 느낌을 마음속에 잘 담아 두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가면서 잘 왔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봄에 산이 연둣빛으로 물들면 그때 다시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왕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