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제 대표 선수는 뭐니뭐니해도 비타민이다. 오메가3도, 유산균도 인기 있지만, 비타민은 꼭 챙기는 게 좋다. 한 알 먹는 것 아침에 잊었는데 생각났을 때 얼른 먹고 써야겠다. 오늘은 비타민 중 주목받지 못했던 못난이였다가 기형아 예방 영양제로 떠오른 엽산을 꺼내 본다. 새 세포가 만들어지려면 어떤 일이 세포 내에서 일어나야할까? 세포에 핵심 중심인 핵 속에 꼬불꼬불 꼬여있던 DNA라는 유전물질이 풀리고, 이 원본 설계도를 그대로 복사한 DNA 가닥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 엽산이 부족해진다면, 제대로 세포분열이 일어날 수 없다. 엽산은 세포분열이 왕성한 암세포에서도 끊임없이 필요한 영양소라서 항암제 중 엽산의 합성을 억제하여 암세포가 성장하는 것을 막는 약도 흔하게 쓴다. 태아의 경우 뇌 척수 신경계의 모체인 신경관이 제대로 만들어질 수 없어, 대뇌가 거의 없거나, 척수에서 뇌에 이르는 신경관이 열리는 이분척추증을 가진 선천성 기형아를 낳게 된다. 임신 사실을 알기 전인 임신 4~5주 사이에 뇌 척수 신경이 만들어지기에 적어도 임신 한 달 전, 안전하게는 3개월 전부터 엽산이 모자라지 않도록 미리 보충해야 한다. 엽산이 충분하지 않다면 기형아 출산은 물
배우들의 죽음을 ‘별이 졌다’라고 한다. 얼마 전 별 하나가 졌다. 동경과 사랑의 대상이었던 그들의 예고편 없는 죽음은 자못 당황스럽다. 그렇게 강수연 배우 님이 50년 연기생활을 마감했다. 아니 마감되었다. 이제 그 강단 있고 아름다웠던 그녀를 현상계에서는 만날 수 없고, 스크린을 통해야만 볼 수 있다. 심정지가 온 날로부터 겨우 3일간 의료진이 손 쓸 방법 없이 의식이 되돌아오지 못하고 떠나버린 그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전문가들은 그녀의 뇌출혈이 중풍과는 무관한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것으로 본다. 뇌동맥류는 뇌동맥 일부가 약해져서 그 부분이 풍선이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뇌동맥의 혈관 벽은 매우 얇으며, 구조적으로 정상 혈관과 달라 쉽게 파열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지주막하 뇌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고 그녀의 경우처럼 매우 위험하다. 강 배우가 겪었던 반나절 남짓 심한 두통은 동맥류가 찢어져 피가 쏟아져 나오기 전 선행 출혈 시 나타나는 것으로 이때만 해도 동맥류를 묶어주거나, 동맥류 내부를 코일로 막아줘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거라고 한다. 그녀의 배우로서의 삶처럼 고통을 인내하는 것으로 목숨을 잃었다니, 참 황망하다. 본격적으로
오미크론이 온 나라를 휩쓸고 병원으로, 약국으로 환자들을 모셔온다. 통계로만 전 국민의 1/4이 편찮으시다니 20년차 개업약사로 처음 겪는 일이다. 종합감기약이 동나고, 조제용 감기약도 매일 재고를 챙겨야 하는 긴장 속에 한 달여를 보내고 있다. 환자가 많아져 맘이 아프다. 치명률이 확 낮춰졌다지만, 지난주엔 사돈어른께서 흡인성 폐렴에 코로나 확진으로 고생하시다 입원 일주일만에 돌아가셔서 충격이었다. 이렇게 온 나라가 아프다. 그래도 한차례 오미크론으로 고생하면 다 끝날 줄 알았다. 오미크론 요 녀석 뒤끝이 장렬한 아이다. 탈모가 왔다는 30대 여성 직장인,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50대 언니들,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서 마스크 쓰기 어렵다는 분, 기침이 시도 때도 없이 나와 눈치 보인다는 분, 불안하고 우울하다는 분…. 결코 사소하지 않는 불편한 증상들이 2주 3주… 어떤 경우엔 1년 이상.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는 우리 세포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지들 유전자에 딱 맞게 스스로를 복제해낸다. 생물의 원초적 본능이라는 자손 번식을 남의 돈으로 다 해내고는 무한 반복으로 세포를 넘나드는데, 우리 몸이 그 꼴을 봐줄 수 없다. 우리 몸은 외부
“윤*렬은 누구를 같잖다는 거야? 지가 같잖은 놈이면서!” “김*희는 사과는 쥐꼬리만큼 하고 지 서방한테 연애편지를 쓰냐.” 약국 안에 앉아서 세상민심을 듣는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20대 대통령선거 운동이 이 겨울을 달구고 있다. 후보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고 검증의 칼날로 후보의 말과 행동, 태도, 인생을 헤집고 있다. 3월 9일까지는 뉴스를 점유할 시끄럽고 혼란스런 주장과 비판, 반론이 이어질 게다. 어쨌든 정치가 미워도 우리 삶을 크게 좌우하는 면에서 피할 수 없다. 며칠 전 여당 후보가 들고 나온 탈모약 건강보험적용이라는 어젠다가 여론을 술렁이게 한다. 논쟁의 중심에 선 탈모약은 남성호르몬의 과도한 활성을 억제하는 약과 두피 쪽으로 흐르는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여 모근에 영양을 잘 공급하도록 하는 약이다. 전자는 복용하는 약으로, 후자는 바르는 약과 먹는 약이 있다. 어떤 약이나 부작용은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한다. 호르몬의 과활성을 막아서 호르몬에 예민한 장기인 전립선이 비대해지는 것을 막고 탈모를 막는 바람직한 효능 외에도 성욕 감퇴라는 바라지 않는 작용이 따라올 수 있다. 혈액순환이 잘되게하는 정작용과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부작용을 감수해야
나이가 들면 키도 줄고, 머리숱도 적어지고, 침과 소화액 같은 점액도 줄고, 눈에 보이지 않아도 내부 장기 벽도 얇아진다. 그런데 나이들어서 커지는 것도 있어 다행인지 불행인지. 남자에게만 있고 여성에게는 없는 이 기관, 전립선! 약국에 오시는 만성질환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전립선비대증, 남성 5대 암에 속하는 전립선암, 연령을 가리지 않고 오는 전립선염. 오늘은 부끄러울 것도 없는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 전립선은 방광 밑에서 요도를 감싸고 있는 밤알 크기의 전립선액을 만드는 분비기관이다. 고환에서 출발한 정액이 정낭을 지나고 이 전립선에 묻혀 전립선액과 더불어 음경으로 배출되는데 전립선은 일종의 정거장 역할을 하는 거다. 이 정거장을 거쳐야 소변과 정액이 구분되어 섞이지 않는다. 정액에 합류하는 전립선액은 질 내의 산성 환경을 중화시키고 정자를 안전하게 운반하는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이런 곳에 무슨 변화로 비대증이 생기는 걸까? 가장 큰 원인은 나이 들면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을 오랫동안 받다보면 전립선기질이 늘어나고 요도를 압박하면서 잔뇨감이나 변기 앞에서 오래 기다리는 주저뇨, 하룻밤에 두세 번씩 일어나 소변을 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