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칼럼(“용진 봉서사에 깃든 진묵대사와 중태기 이야기”)에서 소개한 용진 봉서사에서 전승되고 있는 전통 무형유산으로 영산작법(靈山作法)이 있다. 영산작법이란 불교에서 행해지는 복합적 종교의식으로, 49재나 점안식(불상에 눈을 그리는 의식)을 할 때 베푸는 영산재(靈山齋)와 작법(作法)을 아울러 통칭하는 표현이다. 영산재란, 석가모니가 인도의 영축산에서 제자들을 모아놓고 법화경(法華經: 불경의 일종)을 설법한 일인 영산회상(靈山會相)을 기리고 재현하는 의식이다. 영산재를 시연할 때는 스님들이 부처를 향해 불공드리며 범패와 작법을 부처와 재에 모인 대중들 앞에서 선보인다. 범패(梵唄)란 불교에서 불공을 올릴 때 부르는 전통음악으로 판소리, 가곡과 더불어 한국의 3대 성악곡으로 알려져 있다. 작법(作法)은 범패에 곁들여지는 불교무용으로 바라춤, 나비춤, 법고춤 등이 있는데 대중적으로는 바라를 들고 추는 춤인 바라춤이 널리 알려져 있다. 범패는 불경에 수록된 진언(眞言: 신비한 뜻이 담긴 주문)을 스님들이 장단에 맞추어 느릿느릿한 음률로 부르는데, 지역마다 장단과 음이 다른 것이 특징이다. 서울에서 불리는 범패는 “경제”라 하고 호남 지방에서 불리는 범패는
<필자 소개> 안녕하세요. "완주불교기행"을 연재하게 된 이준호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완주가 고향인 아버지를 따라 10살 때 완주로 이사와 지금까지 살고 있으며, 2020년도에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전북지부장을 역임하였습니다. 제 고향이자 조상 대대로 살던 곳인 완주 지역의 전통불교문화를 소개하고자 2022년 5월부터 "삼례사람들"지에 "완주불교기행"을 기고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완주의 다양한 불교 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중태기라고 부르는 민물고기가 있다. 이걸 서울 사람들은 버들치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중태기는 주로 맑은 물에 살며 크기는 조그마해 주로 매운탕거리로 많이 해 먹는다. 중태기라는 이름은 “중이 태기(胎氣: 임신)한 물고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스님이 물고기를 임신하다니, 참 신묘한 일이다. 하여튼 그 중태기의 ‘중’이 누구냐면 석가모니의 소화신(小化身)이라 불렸던 진묵대사(震黙大師)다. 정확히는 진묵대사가 먹은 물고기가 바로 중태기인데, 이것이 뱃속에서 똥으로 나온 게 아니라 물고기가 산 채로 팔딱이며 튀어나온 데서 유래했다. 진묵대사가 하루는 절을 떠나 탁발하러 냇가 근처를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