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겨울철에도 눈 보기가 쉽지 않다. 온난화가 실제 우리들 생활 환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미이다. 어릴 적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아침마다 마당에 쌓여 있던 눈을 자주 보았던 그 시절과는 사뭇 다른 겨울을 보내고 있다. 눈이 자주 내리면 활동에 제약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눈이 내린 풍경을 가끔씩은 보고 싶어진다. 눈이 언제쯤 내리려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완주에도 눈이 내렸다. 눈이 내린 아침 아름다운 삼례 설경을 찾아 겨울 산책을 나섰다. 첫 번째로 찾은 곳은 삼례문화예술촌이다. 삼례문화예술촌은 접근성이 좋은 장점이 있어 삼례 여행을 할 때 잘 활용하면 좋은 곳이다. 특히 기차역 바로 앞에 있어 기차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침 시간이라서 그런지 삼례문화예술촌은 조용하다. 겨울 아침 특유의 적막함이 감도는 공간이다. 눈은 내렸지만 살짝 쌓여 있어 그저 설경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다. 눈이 발목까지 쌓여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뽀드득하면서 뒤따라오는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아쉽지만 그런 기대는 다음으로 미뤄야겠다. 삼례문화예술촌에는 다양한 조형물들이 있다. 그중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개구리 조형물이다. 이곳이 개구리들이
완주군이 자랑하는 대둔산 산행은 단풍이 붉게 물드는 계절에 절정을 이룬다.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단풍이 물든 대둔산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껴보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가을철 대둔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대둔산 둘레길을 걷는 것이다. 대둔산 둘레길은 대둔산의 아름다움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면서 걷는 길인데, 총거리가 3.4km로 부담 없이 편하게 걸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둔산 둘레길 걷기를 케이블카 승강장 바로 아래에 있는 대둔산 산악정보센터 건물 앞에서 시작했다. 방향을 정하는데 건물 앞쪽에 세워놓은 안내도가 도움이 되었다. 처음 가는 길이라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걷는 것이 포인트 찾기가 수월해 보였다. 둘레길로 접어들면 바로 숲길이 시작된다. 숲 사이로 넓은 길이 나 있어 여유 있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숲길을 지나 계곡물소리가 들릴 즈음에 쉼터가 나온다. 초가지붕을 얹은 쉼터가 정겨워 보였다. 쉼터 아래로 계곡물소리가 숲속의 정적을 뚫고 청아하게 들린다. 시작점에서 500m 거리에 있는 취수정이다. 정자를 지나면 좁은 숲길로 바뀐다.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운치 있는 길이다. 길가에는 붉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
코스모스길을 가꾼 봉동 구만리 마을 가을이 찾아오면 보고 싶은 것 생각나는 일들이 많다. 코스모스꽃이 활짝 핀 길을 걷고 싶은 것도 그중 하나이다. 코스모스꽃은 귀한 꽃이 아니기 때문에 완주 어느 곳에서나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잠시 손을 놓고 집 밖으로 나와 주변을 걸어보면 분명 코스모스꽃과 마주칠 확률이 높다. 조금 더 오랫동안 코스모스꽃과 눈 맞춤하고 싶다면 봉동읍 구만리 코스모스 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 봉동읍 구만리 원구만마을은 만경강변에 기대어 있는 마을이다. 마을 옆으로 만경강 제방이 지나고 있는데, 마을에서는 이 길을 활용해서 코스모스 꽃길을 가꾸었다. 그리고 코스모스꽃이 활짝 피면 강변에서 작은 마을축제도 열었다. 올해는 아쉽게도 코로나19 상황으로 축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 코스모스 꽃길은 봉동교에서 시작해서 원구만마을까지 약 2km 구간에 펼쳐져 있다. 주변 만경강 풍경과 잘 어울려 산책로로 손색이 없다. 고산 쪽에서 흘러온 만경강 물줄기는 봉동읍 상장기공원 앞 멍에방천을 타고 내려와 원구만마을 옆으로 지나간다. 그래서 상시 만경강 맑은 물을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특히 만경강 봉동읍 구간에는 강물을 농업용으로 사용하기 위
▲ 화암사로 오르는 돌계단 입추가 지나서 그런지 아침저녁 불어오는 바람결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그늘이 없는 곳을 걷는 것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그래서 시원한 그늘이 있는 곳을 찾게 된다. 그런 장소로는 완주 화암사 숲길도 좋다. 완주 화암사 가는 숲길 입구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다. 화암사는 이곳에서 800여 미터 떨어져 있다.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이기 때문에 걷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주차장에서 화암사로 향하는 길은 두 개로 갈라져 있다. 하나는 차가 다닐 수 있는 정도로 넓은 길이고, 또 하나는 계곡 건너편으로 걷는 좁은 산책로다. 지금 시기에는 좁은 산책로를 따라 걷는 것이 좋겠다. 산책로를 따라 맥문동 꽃이 예쁘게 피어 있다. 천천히 꽃길을 걸으면서 꽃과 대화를 나누어본다. 보랏빛 꽃 색깔이 주변 색과 잘 어울린다. 산책로는 계곡을 건너 계속 이어진다. 계곡을 건너는데 계곡물 소리가 시원하게 전해왔다. 잠시 계곡물에 손을 담가 보기도 하고, 계곡물이 연주하는 음악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숲길을 걸으면서 듣게 되는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는 마음을 참 편하게 해준다. 계곡을 지나서도 맥문동 꽃길은 계속된다. 보랏빛이 꼬리를 물고
호남을 수호해 나라를 지킨 웅치전투의 현장을 찾아서 광복절을 맞이해서 완주군에서 기억해야 할 장소가 있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당시 호남을 지켜내고 나라를 구한 전투가 있었던 웅치전적지입니다. 이 전투를 치르면서 많은 장수와 병사들이 전사하는 피해를 입었지만 왜군에도 많은 피해를 주어 왜군을 조선에서 물러가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했던 역사적으로 대단히 가치 있는 장소입니다. 그 소중한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웅치전적비를 찾았습니다. 웅치전적비 가는 길 웅치전적비를 가기 위해서는 순두부로 유명한 완주군 소양면 화심을 지납니다. 화심의 옛 지명은 구진벌이었습니다. 옛 웅치전투와 관련이 있는 지명입니다. 이곳에서 아홉 번 나아갔다가 아홉 번 후퇴한 구진구퇴(九進九退)의 치열한 전투가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구진벌이라는 지명이 생겼습니다. 화심을 지나면 진안으로 가는 길이 두 갈래로 나누어집니다. 여기서 오른쪽 옛 모래재로 가는 길을 따라서 가면 신원리 신안마을입니다. 이곳에서 다시 길이 갈라지는데요. 바로 올라가면 모래재로 가는 길이고요. 오른쪽 길은 일제강점기 때 만든 신작로가 지나는 곰티재 가는 길입니다. 곰티재 가는 길을 따라가면 두목마을이 나오고, 두
쌀 수탈의 수단으로 건설된 철도 삼례에 철도가 처음 개통된 것은 1914년이다. 처음에는 전북경편철도주식회사가 운영하는 사철(私鐵)로 영업을 시작했다. 일본인 농장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해서였다. 1899년 군산항이 개항되면서 군산항을 통해서 농산물을 일본으로 반출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일본인들은 내륙 농장에서 생산된 쌀을 군산항을 통해서 일본으로 반출하기를 원했다. 당시 삼례에는 이엽사농장이 있었고, 동산에는 미쯔비시 계열에서 운영했던 동산농장 있었다. 인근 춘포에는 호소카와농장과 이마무라농장, 다사카농장 등이 있어 이들은 서로 뜻을 모아 사철(私鐵)을 운영하게 되었다. 일본인 농장에서 수확한 쌀을 현미로 가공해서 창고에 보관했다가 기차를 이용해서 군산항으로 보내졌고, 그 쌀들은 다시 군산항에서 배를 이용해서 일본으로 반출되었다. 일본인 농장은 쌀 수탈의 전초기지였고, 당시 철도는 수탈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삼례역 주변에 옛 창고들이 많이 남아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경강 철교 준공 경편철도는 그 이후 1927년 조선총독부에서 인수해서 국철로 흡수되었고 명칭도 경전북부선으로 바뀌었다. 1929년에는 협괘 레일을 표준괘로
수만리 마애석불 (사진=김왕중 기자) 허름한 모습의 안도암은 암자라기보다는 옛 시골집 풍경에 가깝다. 향수를 느끼게 하는 풍경이다. 암자를 지나면서 산 경사가 심해진다. 다행히 얼마 오르지 않아 마애석불이 나타난다. 엄청나게 큰 바위 위에 새겨 놓은 마애석불을 보면서 미소를 짓는다. 작은 목표 하나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의 웃음이다. 수만리 마애석불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84호다. 절벽에 새기는 마애석불은 백제시대부터 있었는데 수만리 마애석불은 통일신라 때 조성되었다. 마애석불 주변에만 유난히 진달래꽃이 활짝 피었다. 큰 바위가 바람을 막아주고, 햇빛이 잘 드는 곳이라서 그런가 보다. 정상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오르는 길이 없다. 할 수 없이 그냥 돌아서 내려갔다. 내려갈 때 보이는 풍경은 올라올 때와는 또 다르다. 발걸음이 한층 가볍다. 김왕중 기자
대아수목원 가는 길 완주 대아수목원을 찾아가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예쁜 꽃을 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아수목원으로 가기 위해 지나는 길이 너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안남마을 앞을 지날 때 만나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줄지어 있는 풍경도 좋고, 대아저수지를 끼고 달리는 호반길의 고즈넉함도 훌륭하다. 이런 아름다운 길이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대아수목원을 가게 된다. 봄꽃과 눈맟춤하기 대아수목원에 들어서면 언제나 습관처럼 분재원을 먼저 돌아본다. 잘 가꾼 다양한 분재를 볼 수 있는 곳이다. 또 봄이 오기 전에 미리 봄꽃과 눈 맞춤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분재들 사이로 매화가 하얀 꽃잎을 드러낸다. 아직 바깥 날씨는 영하를 오르내리지만 기대했던 대로 매화가 꽃을 피웠다. 매화 향기를 탐하고 위쪽에 있는 열대식물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열대식물원 현관에 들어서자 꽃내음이 확 전해온다. 열대식물인 부겐베리아를 비롯해서 화사한 빛깔이 일품인 철쭉, 시클라멘 등등. 여러 꽃이 함께 피어 있어 현관이 환하다. 열대식물원 안에는 식물을 특성별로 분류해서 전시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사계절 언제 찾아도 꽃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원등사 약사전 멀리 보이는 등불을 보고 지은 절 완주군 소양면에는 송광사, 위봉사와 같은 잘 알려진 절이 있다. 그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가볼 만한 절이 또 있다. 원등사(遠燈寺)이다. 원등사(遠燈寺)는 신라 문성왕 2년(840) 고승 보조선사(普照禪師) 체징(體澄)이 세운 천년 고찰이다. 그 후 임진왜란를 거치면서 폐허가 되었다가 진묵대사(1563~1633)에 의해 중창되었다. 중창 당시 일화가 의미 있게 다가온다. 진묵대사가 변산에 있는 월명암에서 동쪽을 바라보니 멀리서 등불이 보여 백 리 길을 찾아왔다. 불빛은 원등사 터에 남아 있던 석등에서 나오는 불빛이었다. 진묵대사는 이곳이 성지임을 알고 절을 중창하고 이름을 원등사(遠燈寺)라고 했다. 멀리(遠) 비추는 등불(燈)을 보고 절터를 찾아 지은 절(寺)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원등사는 한국전쟁 때 다시 완전히 소실되었다가 1985년부터 수련보살에 의해 재건되었다. 숨어 있는 천년 고찰 원등사는 천년 고찰이면서도 송광사나 위봉사만큼 알려지지 않은 것은 절이 청량산(715m, 원등산이라고도 부름) 정상 바로 아래에 있어 접근하기 어려워 그런가 보다. 원등사(遠燈寺)는 소양면 소재지를 빠져나와 전북체육고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