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하천부지 농경사 해전리에는 하천부지가 많다. 2014년까지 농사짓던 농경지였다. 당시 ‘4대강사업’과 관련하여 전국적으로 하천부지에서의 농경행위를 일체 금지시키는 바람에 2015년부터는 농사를 못 짓고 재자연화 하게 되었다. 해전마을 하천부지는 제방 안쪽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제방 바깥쪽, 그러니까 제방과 마을 사이에도 하천부지가 존재한다. 삼례 일대에서 하천부지가 가장 넓은 곳이 해전 앞이다. 군산 앞바다 밀물이 밀려들어오는 마지막 구간이 해전이어서 해전 농경지 토양의 심토는 뻘층으로 형성되어 있다. 또 고산천은 상류에서부터 밀고 내려온 모래자갈을 해전까지만 운반해 놓는다. 그래서 해전은 갯벌과 사석이 공존하는 점이지대가 된다. 갯벌과 사석 간에는 시차에 따라 적층시기가 달라진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갯벌이 우세하였다. 비비정까지 조수와 어선이 문제없이 왕래하던 시기까지는 갯벌이 더 밀고 올라다. 제방이 없던 시절이어서 조수가 넓게 퍼진 만큼 갯벌도 넓게 쌓여왔다. 만경강 하구부터 위쪽으로 차츰차츰 갯벌이 퇴적되면서 하상이 높아지고 조수도 약해진다. 조수가 약해질수록 이번에는 고산천 영향이 우세해진다. 갯벌 위에 이번에는 사석이 충적된다. 제방
7. 해전리 원예농업사 1) 원예농업 현황 해전리는 원해전, 중해전, 장연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해전과 중해전은 한 마을이다. 단지 행정상의 편의를 위해서 마을 내 서북방향으로 지나는 중앙도로를 기준으로 분리한 것뿐이다. 장연 마을이 해전리에 편제된 것은 의외다. 원해전과 거리상으로도 2Km쯤 떨어져 있고, 지형적으로도 철길 건너편이어서 공유되는 환경이 많지 않다. 물론 해전 마을 농경지가 철길 건너편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들녘으로는 장연마을과 맞닿아 있는 셈이다. 장연은 익산천 제방 아래 형성된 마을이다. 해전리는 원해전과 중해전을 합쳐서 100여 가호가 산다. 해전뜰이 상당히 넓어서 마을도 크다. 현재 해전리는 비닐하우스 원예농업지대여서 삼례 일대에서는 부촌으로 알려져 있다. 해전리 일대는 농업진흥구역이다. 과거 용어로 하면 절대농지 지역이다. 절대농지 개념은 1972년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처음 등장했다. 절대농지 제도의 첫 번째 목적은 농지 감소를 방지하는 데 있었다. 1994년 「농지의 보전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폐지되고 현행 「농지법」이 1996년 1월 1일 시행되고, 절대농지란 용어는 농업진흥구역이란 용어로 대체되었
4. 뒷냇갈이라고 부른 대간선 분기수로 해전 취락지는 제방과 120미터쯤 떨어져 있다. 이 구간이 지금은 논으로 말끔히 개간되어 있지만 과거에는 대부분 ‘앞냇갈’이라고 부르는 하천부지였고, 밭을 일구거나 과수원을 하던 전작지대였다. 그러면 ‘뒷냇갈’은 어디를 말하는가. 후정리를 지나는 대간선수로에서 분기한 수로를 말한다. 이에 대해서도 이석룡의 진술을 참고하기로 한다. “뒷냇갈은 대간선 물이에요. 비비정에서 철로 지나가는 길 밑으로 ‘땅수문’을 파가지고 한내 물을 대간선에 공급해요. 한내다리에서 보면 수문 여러 개가 보이잖아요? 거기에서 물을 취수해서 대간선으로 보내요. 지금은 그 수문을 닫아버렸어요. 삼례 대명아파트 뒤로 복개도로가 대간선 줄기인데, 후정리 제수문 앞에서 우리 동네로 오는 수로가 나뉘어요. 그 물을 받아서 우리 동네 뒷개울로 들어와요.” 이석룡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렇다. 대간선수로는 고산면 어우리보 취수구에서 시작하여 봉동 구미리를 지나 석전리로 향하고, 신금리와 삼례 마천을 지나 춘포 봉개 쪽으로 나간다. 삼례는 대간선수로에 물을 재공급하는 곳이다. 만경강 물을 대간선수로에 보충하는 것이다. 그곳이 한내다리 아래 설치된 한내보, 제수문,
1. 지리적 특성 해전은 지명에서부터 물과 관련이 깊다. 조수가 들어오던 마을임을 직감할 수 있다. 만경강 상류에서 내려오는 강물과 서해에서 올라오는 조수(潮水)가 드나들며 형성된 충적층이 들판이 되고, 사구가 형성된 지대에 촌락이 들어선다. 해전뜰과 해전마을의 이력이 그러하다. 해전은 하천수보다 조수가 우세해서 얻은 지명이다. 한편 만경강은 해전부터 백사장이 형성된다. 이때는 조수보다 하천이 우세한 현상이다. 만경강이 고산천 상류로부터 거세게 내려오다가 해전 앞에 이르러 강을 이루며 순해진다. 상류로부터 모래를 몰고와 백사장을 이루고, 하류로부터는 조수가 미립자를 밀고와 하천부지를 마련하였다. 해전 앞은 넓은 하천부지와 명사십리를 방불케하는 백사장이 동시에 병존하는 곳이다. 해전 마을 토질은 비비정 동쪽, 즉 하리나 와리, 신탁리 등과 다르다. ‘동부리’는 사질토가 우세한 반면에 ‘서부리’는 점질양토(粘質壤土)가 우세하다.1) 따라서 서부리는 동부리에 비해 표토가 깊으면서도 점토 성분이 많아 유기질이 풍부하다. 점질양토는 배수도 잘 된다. 동부리 땅은 사석토여서 배수가 헤플 정도로 잘 된다. 논물이 머물지 않고 쉽게 빠져나간다. 문제는 논에 물이 머물러있어
따뜻한 봄의 기운이 움트는 3월입니다. 제가 일하는 공간에도 개학을 맞아 찾아오는 청년들로 부쩍 분주해졌는데요. 두번째 인터뷰는 완충지대를 자주 찾는 삼례 청년 정은실 님을 만나 완주 살이에 대해 나눠보았습니다. 완충지대는 삼례를 거점으로 청년 활동과 그들의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공간입니다. ○ 당신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은혜로운 열매라는 의미를 가진 정은실이고요. 고향은 전남 화순인데, 우석대에 입학하면서 삼례에 살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기숙사와 원룸에서 룸메이트랑 지내다가 2018년부터 혼자 독립생활자로 살고 있어요. 아직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완전한 독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요. ○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중학생 때 한국사 수업 시간에 조별로 시험 점수를 가지고 내기를 한 적이 있어요. 친구들을 가르치는 선생님 역할을 하며 열심히 공부를 한 기억이 나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기도 했죠. 자연스럽게 선생님이란 꿈을 갖게 되었어요. 결국 사범대에 진학하여 역사교육과와 유아특수교육과를 복수전공하였는데요. 특수학교로 실습을 다녀온 뒤 현재는 유아특수교사를 목표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어요. ○ 인상 깊었던 활동이나 프로젝트에 대한
#1 최초의 인류인 아담과 이브는 에덴의 원주민이었다. 그곳엔 선악과를 따먹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 외에는 아무런 제약도 없는 완전한 땅, 낙원이었다. 하지만 금기의 유혹은 늘 강력한 법. 그들은 결국 유일한 계율을 어기고 거기서 쫓겨난다. 낙원을 잃게 된 것이다. #2 사랑 없는 결혼생활과 권태로운 생활에 지친 린코와 구키는 비 오는 날 미술관에서 처음 만나 서로에게 젖어 든다. 남자는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아내와 딸을 두었고 잘나가는 출판사의 편집부장까지 오른 50세의 유능한 직장인이다. 여자는 의사 남편을 두었고 문화센터 서예 강사로 나가며 많은 이의 부러움을 사는 38세 주부다. 두 사람은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둘의 관계가 탄로 나고 그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는다. 그들의 사랑은 위독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뒤늦게 찾아온 진짜 사랑이 무엇보다도 소중해서 잃고 싶지 않다. 결국 두 사람은 자신들의 낙원을 찾아 떠나게 된다. 영원히 헤어지지 않아도 되는 낙원을 향해 기꺼이 서로의 여행 동반자가 된다. #3 이제 그 눈을 거두어 마지막 세상을 봐 / 다시 깨어난 시린 아침 / 그래, 함께 가는 거야 / 서로의 가슴 안고 / 끝내 돌아오지 못할 길고 긴
놀이 1. 여러 사람이 모여서 즐겁게 노는 일. 또는 그런 활동 2. 굿, 풍물, 인형극 따위의 우리나라 전통적인 연희를 통틀어 이르는 말 3. 일정한 규칙 또는 방법에 따라 노는 일 운동장에는 햇볕이 푸짐했다. 푸짐한 햇볕 따라 담벼락엔 줄줄이 책가방이 놓였고 시끌벅적한 웃음들이 가득 뛰놀았다.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비석 치기, 나이 먹기, 손 야구, 축구, 자치기, 구슬치기 등등. 왜 그리 놀 것들이 많았던지. 하나 끝나고 또 하나, 또 하나 끝내고 또 하나. 운동장은 심심할 틈이 없었다. 누구와 누가 다투기라도 한다면 우르르 몰려 싸움 구경도 하다가 이내 둘을 갈라놓기도 비일비재했다. 운동장에는 웃음과 땀과 가끔은 욕과 그리고 누군가의 울음과…. 깽깽이걸음으로 하던 오징어 게임(우리 동네에서는 오징어 마이로 불렀지만), 38선 게임은 조금은 사나웠다. 우리 편이 아니면 자빠뜨리거나 못 넘어가게 해야만 했다. 다리도 걸고 우악스럽게 멱살을 잡거나 밀치고 흔드는 일도 흔했다. 누군가가 씩씩거리거나 누군가가 울어야만 끝나는 놀이들. 그뿐만 아녔다. 여자애들이 고무줄놀이할 때쯤엔 고무줄 끊고 도망치기, 갈래머리 잡아당기기. 마치 맹수의 새끼들이 물
“약사님, 제가 요새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어렵고, 맘도 몸도 가라앉으며, 식욕도 없어요. 손마디가 뻣뻣한 게 한동안 계속되고 약간 열감이 있네요. 내가 많이 피곤했나 봐요, 일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고 쉬는 날도 없이 일해 왔는데 오미크론에라도 감염된 걸까 눈치도 많이 보이네요.” 왜 그러시는 걸까? 머리에 떠오르는 병명이 많지만, 진단은 약사 영역이 아니라 어느 분야의 전문의에게 보내드릴지 고민을 해본다. “양손이 다 그러시나요? 한 쪽 손만 그러세요? 손마디 중 손끝으로 아프세요, 중간 마디나 첫 마디가 그러세요? 손으로 하는 일을 많이 하셨어요? 혹시 친가 쪽으로 관절이 안 좋으신 분들이 있으세요?” 꼬치꼬치 물어보다 내린 결론은 “선생님, 류머티스 전문의를 찾아가시면 좋겠네요. 혹시라도 나이가 들면서 관절의 연골이 닳으면서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보다 위험한 류머티스 관절염인지 혈액검사하면 확인할 수 있거든요. 만약 류머티스 관절염이 이미 시작되었는데 치료 골든 타임을 놓치면 관절에 염증이 심해지면서 관절이 굳어지거나 삐틀어질 수 있어요.” 환자를 겁준다고 비난하지 마시라. 이렇게 권해서 100명 중 99명이 단순 관절염이고 한 명만 류머티스더라도
오늘은 그와 이별하기 위해 캠프에 입소하는 날이다. 간단히 준비물을 챙기고 정해진 장소를 향해 출발한다. 자동차 속도가 올라갈수록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고 긴장되는 느낌이다. 군대 가던 날이 생각날 정도로 떨린다. 이번에는 기필코 그를 떨쳐내 버리고 말아야지, 독하게 돌아서야지, 이렇게 마음먹는데도 한편으론 아쉬움이 파고들었다.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것인가. 오랜 세월 함께 해온 그를 쉽게 떨쳐낼 수 있을까? 한두 번 실패한 이별도 아니지 않은가. 아, 질긴 인연이여! 스무 살 적, 예쁘고 도도하기로 소문난 여자가 내 절친에게 고백을 했다. 담배 피우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고, 데이트 한번 하자고. 친구가 그 아름다운 여자와 연애할 때쯤 나도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나에게 담배는 인사이자 위로이자 공감대였다. 용돈이 달린다고 하더라도 멀리하기엔 담배가 너무 매력적이었다. 담배는 헤어나기 힘든 치명적인 매력을 갖고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 따위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입술을 나누면서 온갖 세월을 함께 했다. 깨어 있는 동안 가장 가까운 동반자였고 나를 위로해 준 친구였다. 그렇게 담배를 만난 지 40년이 지났다. 담배는 아픈 사
대아저수지 겨울 풍경을 보고 싶어 대아수목원에 간다. 계절마다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 같은 장소라도 계절 변화에 따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느낌이 들기도 하고, 계절 따라 달라지는 모습도 비교해 보고 싶어서다. 대아저수지도 그중 한 곳이다. 대아저수지를 탐하는 방법은 여럿 있다. 차를 타고 드라이브하는 방법도 있고, 전망대에 올라 감상하기도 한다. 최근에 위쪽에 있는 동상저수지 가는 방향 도로 중간에 또 하나의 전망대가 생겨 이쪽 저쪽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저수지 가까이 다가가서 보고 싶을 때는 대아저수지 안에 있는 전주 최씨 묘역이 좋다. 거침없이 탁 트여 있어 대아저수지 풍경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는 운암산과 대아수목원 뒷산이 제격이다. 두 곳 중에서 개인적으로는 대아수목원 뒷산 전망대를 선호한다. 대아수목원은 분재원과 열대식물원이 있어 겨울철 꽃이 그리워지면 찾는 장소인데 이번에는 대아저수지 겨울 풍경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싶어 대아수목원을 찾았다. 대아수목원 주차장에서 수목원 안으로 들어가는 다리가 두 개 있다. 언제나 습관처럼 덩굴식물 아치가 있는 다리를 이용한다. 물론 지금은 덩굴식물